내 마음의 온도는 몇도쯤일까?
여름옷은 다 정리해서 넣어둔 뒤 외투를 세탁소에 맡겼었다.
아침 공기가 차가워져서 옷장에서 두꺼운 재킷을 꺼내입었다.
포근한 촉감을 찾는 이 계절이 되면 몸은 따뜻한 음식을 찾는다.
길을 걷다 보니 통유리 창 1층.
오마카세집 같은 다찌석이 있는 태국요리집이 보인다.
그곳에서는 머리를 숙인채 후루룩하며 쌀국수를 먹고 있는 연인이 보인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내 몸도 그 온기를 기억해냈다.
'그래, 나도 지금 그게 필요했지.'
속이 허한 날엔 이상하게 뜨끈한 게 생각난다.
그건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마음이 추워서일꺼다.
왜 우리는 추운 날 따뜻한 걸 찾을까.
몸이 먼저 알고 있는 회복의 방식 아닐까.
말하지 않아도 몸은 말한다.
뜨거운 무언가 필요하다고.
그 온기가 내 안의 긴장을 풀어준다.
생각해보면, 글쓰기 역시 그렇다.
마음이 식어갈 때 글을 쓴다.
누군가에게 말할 수 없는 마음을 조용히 종이 위에 흘려보낸다.
그렇게 문장을 따라간다.
그러다보면 얼어붙었던 마음은 천천히 녹기 시작한다.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을 떠올리며 현재에 다시 가져올 수 있다.
글을 쓴다는 건 마음을 다시 끓이는 일이다.
냄비에 물을 올려 국물을 내듯,
단어를 모으고, 문장을 불려서 감정의 불씨를 살린다.
불 조절을 잘 못할땐 막 끓어 넘치기도 했다.
다시 데울때까지 한참이 걸리는날도 있었다.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진다.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정성을 기울이다보면 잘 우러나온 따뜻한 국물이 된다.
식어 있던 감정. 굳었던 마음은 다시 흘러간다.
예전엔 잘 쓰는 게 중요했다.
이제는 쓰는 과정중에 더 따뜻해지기를 바란다.
사람의 마음은 논리로 움직이지 않고, 온도로 움직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문장 하나를 불 위에 올린다.
끓기 시작한 생각을 조심스럽게 저으며
이 온도가 나를 살린다는 걸 배운다.
밖의 공기는 여전히 차갑지만,
글을 쓰는 동안만큼은 내 안에서 김이 차오른다.
그 김은 기억을 데우고, 상처를 덮는다.
하루의 피로가 조금씩 녹아내리고,
내 안의 겨울이 천천히 물러난다.
혹시 마음이 식어가고 있나요?
그렇다면 오늘 밤, 글 한 줄을 끓여보세요.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손끝에서 피어오르는 불꽃이 하루를 다시 데워줄 거예요.
글을 쓴다는 건,
내 안의 온기를 다시 불러오는 일이다.
그리고 그 온기가,
누군가의 마음을 녹이는 한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