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옷이 없네. '
많은 여성이 공감하려나.
옷장엔 옷이 가득하지만 계절이 바뀌면 입을옷이 없다는말.
마음은 계절을 먼저 느끼나보다.
쌀쌀해진 날씨. 잘 신고 다녔던 하얀색 운동화가 갑자기 추워보인다.
신발은 험하게 신는지 한철을 넘기지 못한다. 다행히 사야할 이유가 마땅하다.
‘따뜻한 신발 하나 있어야지’
단골 신발가게를 향했다.
입구에는 예쁜 하이힐이 반겼지만, 운동화가 진열된 곳을 향했다.
그레이색 퀼트 소재의 운동화. 따뜻하고 세련된 색감, 적당히 포근한 질감.
신발끈을 따로 묶을필요 없는 편리성. 여러가지를 다 갖춘 신발이 눈에 들어왔다.
‘다온씨, 그거 고를 줄 알았어.’
내 스타일을 아는 사장님이 한마디 거든다.
디자인도 예쁘고 착화감도 좋았다.
운동화는 땀차잖아, 통풍시켜놓고 교대로 신어야지.
옆에 진열된 블랙 운동화가 눈에 띄었다.
어그 부츠처럼 털이 들어간 디자인.
마지막 물량이라 할인까지 해준다는 사장님의 말
머릿속 계산기는 빠르게 돌아간다.
‘이건 득템이지’
과거에는 하이힐도 예쁘면 사곤했다.
정작 발이 불편해서 안신고 장식만 해뒀다.
지금 생각하면 물건이 아니라 기분을 샀던 순간이었다.
글을 쓰면, 나를 더 잘 알게된다.
내가 그 물건을 잘 쓸 사람인지, 당장의 좋은 기분이 필요한건지 질문한다.
그래서 이번 두 켤레의 운동화는, 어쩌면 꽤 필요한 소비였는지도 모른다.
이유 없이 예쁘다는 감정과 소유욕에 충동적으로 살때도 있었다.
이제는 왜 사고 싶은지, 물건을 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진짜 필요한 건, 물건일까?아니면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걸까?’
그리고 잠시 멈춰서 가방에 있는 손난로를 꺼낸다.
그 짧은 멈춤이 나를 다시 중심으로 데려다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