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2시 예배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담임목사님이 축도를 하셨다. 예순즈음 되셨으려나. 앞자리 여성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목사님을 향해 걸어갔다. 다급한 걸음이었다. 그 여성 옆자리에 앉아있던 전도사님이 서둘러 앞을 가로
막았다. 그 순간 여인의 목소리가 성전 천장을 울렸다. 또 한 명의 전도사님이 다급히 다가왔다. 짧은 몇 초였지만 팽팽한 기운이 느껴졌다. 여성은 전도사님을 노려보았다. 당황한 전도사님은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분명했던 건, 두 사람 모두 마음이 불안해 보였다는 점이다. 마치 서로가 서로를 위협이라 생각하는 듯한, 그런 눈빛. 예배는 무사히 끝났고, 계단을 내려가는 그 여인을 전도사님이 조심스럽게 부축했다. 아무래도 연세가 있는분이고 계단 난관이 위험하다고 생각한 전도사님의 배려였을것이다. 여성은 '이거 놔요!'라며 손을 뿌리쳤다. 그 모습에 나는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이 들었다.방금까지 서로를 경계하고 두려워하던 두 사람.그럼에도 서로 가까이 있어야 하는 아이러니 같은 장면.
성전 밖으로 걸어나오며 생각했다. 사람은 누구나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고 있다는 걸. 우리가 보는 건 단 몇 초의 행동, 몇 마디 말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살아온 세월이 담겨져있다. 알수 없는 사연, 상처받았던 고통, 자기 자신도 감당하기 어려운 불안이 자리하고 있을지 모른다. 행동이 거세고 분노가 심할수록, 그 이면에는 큰 고통과 흔들리는 마음이 있다.
어제 마음에 남았던 장면은 날선 눈빛의 여인도, 전도사님의 긴장한 표정도 아니었다. 서로 오해하고 고통받는 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잡아주려는 손과 뿌리치는 손이 동시에 존재했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한다. 다가가고 싶은 마음과, 밀어내고 싶은 마음. 불안해서 소리치는 마음과, 불안해서 다가가는 마음. 우리는 그 틈에 서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배운다.
타인의 날카로움은 나를 향한 공격이 아닐수 있다. 그 사람이 감당하지 못한 고통의 언어일때가 많다. 그 사실을 기억한다면, 상대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조금 더 부드럽게 대할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