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이의 선,우리가 모르는것들

by 윤다온


‘너 오늘 얼굴 왜 이렇게 부었어?’
주말에 만난 친구가 내게 건넨 첫마디였다. 거울보고 나올때도 나는 눈치 못 채고 있었다.
그 말 한마디에 갑자기 머릿속에 자동으로 생각이 이어졌다.
어디가 안 좋은가? 피곤해 보였나? 그러다 금세 알아차렸다.
'아, 어제 잠을 잘 못 자서 그런가 보다'
생각은 정리됐는데 곧이어 과거의 내 행동이 떠올랐다.
나 역시 예전에 아무렇지 않게 상대에게 물어봤던 말들.
'어디 아파? 얼굴 안 좋아 보이는데?'
이런 말을 했었던 기억이 났다. 그때의 나는 상대를 생각해주는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상대가 아프지 않길 바라는 마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었으니까.
하지만 오늘 친구의 말을 듣는 순간, 그 말이 사람마다 다르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에게는 진짜 걱정으로 들리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평가, 단정, 외모 지적으로 들릴수 있다.
나는 그들의 감정까지는 미처 짐작하지 못했다.어쩌면 걱정이라는 이름으로 내 불안까지 덜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이런 감정의 선, 언어의 경계, 상대를 건드리지 않는 말하기의 기술을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다.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몰라서 그랬던 것이다.
잘못이 아니라,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호의를 건넸다가 상처를 준다.
순수한 마음을 오해한다. 서로를 의도치 않게 긁고 긁히며 살아간다. 오늘 아침 친구의 그 한마디 덕분에
나는 조금 더 섬세한 사람이 되어간다. 내가 했던 친절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상처였을 수도 있다는 걸
이제 알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알게 된 이상, 앞으로는 조금 더 조심스럽게,부드럽게, 조금 더 깊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테니까.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 알게 된 뒤에 더 좋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 그게 우리에게 필요한 전부다. 우리는 평생, 서로를 배우며 성장해가는 존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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