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by 도윤경

블라인드 칸칸이 발린 잼


끈적한 거미들의 땀


뒤엉킨 먼지 기름 고소할까


소스가 필요해


새끼손가락으로 콕 찍어 핥아


분명 같이 있었던


충분히 힘든 맛.



턱에 자란 루콜라를 뽑으면


잘게 채 친 양파가 눈물을 내지


소금 덩어리 햄은


기억끼리 모아


아주 얇게 잘라야 해


와르르 녹아내린


노란 표정


놀란 치즈


이렇게 망가져도


이전엔 누구보다 빛났던


각을 세운 추억


타지 않게 불은 껐어


굳기 전에 할 말은?



고백 흥건한


나무도마의 진술이나 듣죠


"썰어진 새빨간 거짓말들입니다!"


재잘재잘 토마토의 핏물이


못 견디게 달콤해,


움켜쥐고 마시면


부쩍 더 배고픈


세상이 런치타임.



12시야.


달그락달그락


제발 천천히 해


서두르는 접시들을 달래느라


허기진 숨 삼켰다,


기어이 에취!


매운 울음이 튄다



혼자서도 잘 차린 식탁이군


둥근 침대에 네가 눕는다


뜨거운 식빵은 이불처럼


모아둔 상처들을 덮는다


끈끈하게 붙인다


사각사각


다 먹어 치워


그래야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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