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을 뿌리고
눈을 감은 화강암
곱게 갈아 놓은 피부, 스치는 입술
무덤이라면
그 많던 입자의 설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은 밀가루처럼 살아날 것 같다가도
빨갛게 배인 국물에 통곡하다가도
역시 네가 아니었구나!라고
파 세 뿌리, 무 한 개, 표고버섯과 통통한 이름들
마음이 묻은 건 더러우니
머리와 발을 잘라 버리게.
칼날을 붙잡던 대화도 총총 잘려 나간다
주로, ‘나는' 이란 말과 마침표들
물이 섞여 길을 만든다.
따라와, 다른 걸 들을 수 있어
볼록한 얼룩이
하얗게 부르는 옛날 노래
따라 부르려면
당장 지워지지 않지만
곧 청소될 테니
아줌마의 눈을 잠시 멀게 하자
발부터 뜨끈하게 지지는 저녁
끓고 있는 혀를 꺼내봐
얇게 채친 멜로디를 흩트려
두서없이 노래할까?
이제 냄비를 태워도 좋아
이미 익어 봤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