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윈 초점을 껴안다
네가 뜬 검은 연못
바닥에 발이 닿았어
아직도 여기 있니?
푹 잠긴 시선에
부풀어 터진 수면.
동그랗게 다정했지만
나만 겨우 헤엄쳐
새하얀 눈밭 위로 기어 나왔어
여긴 겨울이었네
눈이 아직 차갑지 않아
따뜻해도 녹지 않는 눈의 편지.
윤경에게
내 이름이 적힌 첫 줄
모락모락 김이 나는
실핏줄 하나 툭, 터트려
충혈된 지문을 너의 흰 땅에 찍었어
곧 얼어 버릴 테니
사는 내내 그랬지
수건마다 쉰내가 났어
닦아도 닦아도 마르지 않는
축축한 안경
그토록 힘들다는
변명의 도수를 맞추고
밑으로 밑으로 끝까지
마음 다 쓸어내렸는데도
감기지가 않네
뭘 더 보려는 거야
보고 또 봐도 좋다고
고백해도 소용없는
널 닮은 새까만 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