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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경 Nov 15. 2022

전골

끙끙 앓고 있는 숨


욱신대는 두통의 열기로 익힌


뿌리채소 같은. 


그래, 난 그 단내를 알아 


가늘게 흙을 뱉고 일어서서 


소리 지르는 세상


내 살을 먹고


다시 내 살로 태어나는


똑같은 반복의


네가 사라질 수 있을까 


내가 잘라낼 수 있을까


축축한 땀에 젖은 


무덤 같은 꿈의 자리


그 물렁한 틈을 뚫고


무심하게 자라는 버섯들이 말하지


이제 감정의 전골을 끓이세


현실로 파고드는 아픈 손톱은 일자로 깎고


모일만큼 모인 말의 뼈


진한 골수를 우려내 


그렇게 깊고 깊다 유세하던 


사랑


한번 먹어보자고



도망친 척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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