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차 워킹맘의 첫 1년 육아휴직 이야기
날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꼭 물어보는 한 가지.
"어떻게 아이 셋을 키우세요? 대단하세요. 저는 한 명도 힘들어요."
질문이 올때마다 별거 아니라면서도 한 켠으론 으쓱하기도 한다.
뭐 특별히 잘 하는 일은 없지만 일 하며 아이 셋을 키우며 대학원까지 다니고 있는
나 자신이 대견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해왔다.
그러다 어느 날.
아이 돌보는 일을 사실상 도맡아 왔던 우리 엄마에게 아픔의 신호가 찾아왔다.
병원 가느라 힘들어서 친정엄마의 지원이 어려워졌고 급한대로 시댁에 며칠 부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저녁은 배민에 미리 배달을 시켜놓고
바쁘게 일을 끝내 돌아오면 저녁 밥 한 술도 뜨지 않고 투정하듯 잠들어 버린 7살 막내.
다시 깨워 밥 한 술 먹이고 다시 내일을 준비하던 어느 날.
이러다 나나 우리 가족이나 엄마나 다 힘들어지겠다 싶었다.
돌아보니, 내가 이렇게까지 사회 생활을 하고 아이를 키워온 데는 8할이 친정엄마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직장생활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일년 장기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그 정도 커리어에 어떻게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느냐라는 주변의 질문에다
같이 일하고 있는 동료에 대한 미안함, 다시 복직해 이전처럼 일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모아 둔 돈 없이 대출만 있는데 아이들 학원비며 생활비까지
어떡하나 하는 걱정까지 몰려왔지만
일단은 쉬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