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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점투성 열혈맘 Aug 19. 2022

행복의 조건

'어부바'

색칠하다 마음대로 안된다며 칭얼대기 시작한 아이.

'어부바, 어부바'

댓살 배기를 들춰업고 달래 본다.

징징대던 울음이 잦아들고 무거워진 머리가 등에 닿는다.

어여 등에 올라 타라는 신호, 우는 아이를 멈추는 사탕 같다.

"쉿~막내 잔다"

둘째에게  TV를 끄게 하고 등에 있던 아이를 침대에 뉘었다.

반쯤 감긴 눈을 한 막내가 묻는다.

"잠 자?" 

"응. 자는 거야."

토닥토닥 한 번에 스르르 눈이 감긴다.

콧물 가득 드르렁대다 이내 새근새근.

마루서 새어 나온 불빛에 비친 아이 얼굴엔

언니와 오빠 얼굴 모두 묻어있다.

형님이 물려준 포대기로 업고 키운 세 아이.

막내에게도 포대기가 작아져 필요 없을 정도가 됐지만

아직 '어부바'는 필요한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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