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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 토끼 네 마리 Mar 14. 2022

잠시 놓치면 잊게 되는 것

No worries_43

아이가 열이 났다. 목도 부었다. 내 주말은 온갖 신경이 곤두섰다. 평소라면 ‘편도가 또 부었겠구나…’하며 밤잠 좀 설치고 약 먹이고, 시간별로 체온 재고, 물수건 닦아주고만 했을 텐데, 이번엔 여기에 걱정이 더해진다. ‘코로나면 어떡하나?’ 사실 그 걱정이 더 주체 없이 커지고 힘들게 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온갖 약을 다 꺼냈다. 인후 스프레이, 항생제,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그렇게 주말은 아이가 불안해할까 봐 ‘괜찮다’고 웃으며 내 속은 타들어갔다.

학교도 가야 하기 때문에 pcr test를 받았다. 콧물은 나오지만, 그 사이 열도 조금 내리고.

결과를 기다리며 머릿속으로 온갖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며, 담담해지려고 노력했다. 물론 아이에겐 안정을 주며.


Negative!

결과는 음성. 편도염이 맞았나 보다. 그래도 조심조심. 체온 재고 약 먹이고. 그렇게 주말이 지나갔다.


그렇게 지나고 보니, 매일 보며 싹 나오면 즐거워하던 수경재배 씨앗이 말라 있다. 물을 매일 마르지 않게 줘야 하는데… 잊고 있었다. 씨앗은 까맣게…

얼마나 목말랐을까. 하루하루 싹을 틔우며 우리에게 기쁨을 주던 이 아이를 까먹다니…


한 순간 집중하는 일이 생김, 다른 하나는 잊어버리게 되는구나… 다시 물을 흠뻑 주며 씨앗이에게 기운을 불어넣어 본다.


오늘이 1 day 1 plan.

오늘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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