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worries_92
우리에겐 낯선 사막이 1년이 지나니 익숙해졌다. 1시간 정도 좀 남짓만 차를 달려가면 주변엔 사막만 있다. 풀 한 포기, 우거진 나무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간혹 보이는 낙타 농장, 키 작고 마른나무들이 다이다.
사막은 그런 곳이다. 끝이 안 보이고, 아무것도 자라지도 보이지도 않게 한다.
모래폭풍은 있던 길을 다른 곳으로 길을 나게 하고, 산보다 높은 모래언덕, dune이 있다. 그리고 우리처럼 일반 차를 하염없이 모래길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작년에 처음 접한 사막은 광활한 크기에 우리를 작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느새 사막에 갈 수 있는 시원한 계절을 기다리게 하고 다시 사막을 그립게 했다.
사막의 모래는 한없이 곱고, 바람이라도 불면 모든 것을 삼켜버린다.
집에 돌아오면 그 모래들은 어디서라도 한 움큼씩 나온다. 주머니에서 가방에서 신발에서 우리 아쉽지 말라고 따라온다.
사막에서 별이 잘 보인다. 무수히 많은 별들이 떨어지는 산만한 모래사막.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조용한 순간도 있고, 사막에도 추운 바람도 분다.
익숙하면서도 친숙해진 사막. 여기를 떠나면 제일 그립지 않을까. 사막 위에 지은 도시에 내가 살고 있으니.
바람은 불면 날아가고, 바람이 내 뺨을 스치면 시원하다. 그냥 그렇게 바람은 한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나에게도 싫은 기억, 짜증 나는 기억이나 걱정은 바람처럼 그냥 스쳐가길… 그냥 스쳐가라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