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꿈_10
3월의 시작과 함께 안개가 몰려왔다. 이 도시에서 안개는 더위가 시작된다는 신호이다. 사막의 한가운데 세워진 이
나라는 3월부터 여름이다. 그늘에 가면 ‘아직 더위가 오지 않았군’ 하다가 저 안개를 보는 순간. 여기가 ‘아부다비구나’ 느껴졌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창문 밖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안개. 그리고 공기도 더워졌다. 이 안개로 앞이 안 보일 거 같지만, 땅 가까이는 그렇게 안개가 끼지 않았다. 높이 올려다보면 건물의 끝은 안개로 보이지 않지만, 조금만 내려오면 그렇게 뿌옇지 않다.
그리고 몇 시간 지나고 햇볕이 드리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안개가 걷힌다. 이렇게 며칠이 지나면 안개는 걷히고 30도 넘는 여름이 온다. 어느 새 와 있다. 3월 중순의 한 여름이.
지금은 앞이 안 보여 답답하다. 그래도 안개가 걷히면 맑은 하늘이 다시 보이 듯, 조금만 기다려 본다.
그리고 이런 안개 낀 것 같은 마음이 들 때 나는 ‘나는 소중하다. 이렇게 대우받을 사람이 아니다. 나는 나로서 충분히 아름답다.’를 끊임없이 마음속으로 되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