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흰 토끼 네 마리 Jan 07. 2022

아부다비 2022

아부다비 그림이야기_30

깊이 있는 내가 되기 위해.

나이 마흔 넘어 남편과 아이와 시작된 해외살이는 5개월이 넘었다. 행정적인 일들이 꼬여 기다릴 일들이 아직도 많았다. “Should I have to WAIT?”라고 물으면, “Maybe you just wait.”라는 말만 돌아온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으니 기다려라…

‘기다림’은 그 끝에 설렘 가득한 기대를 가져오지만, 그 기다림의 시간은 참 길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시험 결과 기다리고, 로또 당첨 결과 기다리고, 사랑하는 사람 연락 기다리고, 요즘엔 pcr test 결과 기다리고…

수많은 기다림을 경험하고 지금이 되었을 텐데, 그 기다림의 무게가 가볍던 무겁던 기다리는 시간은 힘든 시간 같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괜찮아, 잘될 거야’ 위안 삼으며 스스로에게 믿음을 끊임없이 보낸다. 요즘 내가 그렇다.

이런 시간들은 견디지 못했다면, 지금 정도의 어른도 되지 못했을 텐데, 그래도 이만큼 여러 분야에서 버티고 기다려서 지금이 되었을 텐데. 그런 나만의 위안으로 다시 기다린다.

두바이 관광객이 된 아부다비 거주자.

어른이 되면 다 초연해지고 어른 같은 말만 하게 될 줄 알았는데 그것 또한 아니네. 오히려 더 불안하고 어떤 일들이 생길지 경험치가 많아서 그런지 더 무모해지기도 쉽지 않고. 왜 어른들이 걱정이 많으신지도 조금은 알 것 같다. 돌아보고, 그 기다림 끝을 상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본다. 걱정이 지금을 망치지 않게.


해외 살이 5개월, 여러 일을 겪으며, 나중에 에피소드 정도이겠지만, 지금의 기다림을 어른이 되는 시간으로 되새겨 보련다.

작가의 이전글 아부다비 202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