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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부상 클로이 Dec 16. 2021

006 당신은 취향을 가졌나요?

마케터는 취향을 만드는 사람

 

술자리에선 이야기의 스팩트럼이 넓어지곤 하죠. 한 없이 가벼운 이야기부터 깊은 이야기까지, 업무와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부터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평소에 얻지 못한 인사이트를 얻기도 하고 기존에 하던 생각들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기도 합니다. 마케터들은 술자리에서 무슨 이야기를 주로 할까요? 그리고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까요?


오늘의 이야기는 'At the corner' 팀원들이 가볍게 술을 한 잔 하면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좋아하세요?


 요즘 어떤 드라마를 보는지, 핫한 예능은 뭐가 있는지, 인생 영화가 뭔지 이런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는 술자리 단골 주제죠. 마케터들은 유난히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콘텐츠 소비가 취미와 업무 양쪽 다 발을 걸치고 있기 때문이지 않나 싶어요. 


이번에도 당연히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로 술자리를 시작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가 론칭하면서 자연스레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죠.


클로이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요. 어쩔 수 없이 보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애니메이션을 찾아보진 않죠. 휴랑 도밍고는 애니메이션을 즐겨 봅니다. 영화관에 개봉하는 애니메이션을 찾아가서 볼 정도로요. 근데 그 둘도 취향이 똑같진 않았어요. 


휴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요. 특유의 색감과 그림체를 좋아해서 지브리 애니메이션은 오래전 작품부터 다 찾아보고 모티브가 된 장소를 여행하기도 했어요. 반면 도밍고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요. 디즈니 애니메이션만의 스토리 구성과 따뜻함을 좋아하고 최근에 디즈니 플러스가 론칭하면서 접근성이 더 높아졌다고 만족하고 있어요.


단 세 명이 모였는데 애니메이션에 대한 호불호가 나뉘고, 거기서 또 선호하는 스타일까지 나눠지니 결국 세 가지의 취향이 나왔습니다. 그것도 아주 확고하게 말이죠. 




마케터는 취향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마케터는 고객들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좋아하게끔 만드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좋아할 고객을 찾아야 하는 사람이기도 하죠. 어떤 방향이 되었던 고객의 취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의 취향에 관심을 가지려면 나의 취향을 가져 보는 건 꼭 필요한 일이 아닐까요? 내가 무언가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고 나를 표현하는 것들 중 하나로 만드는 과정에서 고객의 취향을 알고 만들어가는 방법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취향을 만드는 일은 쉽진 않습니다.


무언가를 내 취향이라고 확실히 말하는데 까지 꽤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을 내 취향이라고 말하려면 우선 2시간 내외의 작품 하나를 봐야 하고 - 신작이 나오면 영화관에  굳이 찾아가서 제일 먼저 봐야 하고 - 여행을 계획할 때 연관이 있는 장소를 꼭 포함시키고 굿즈까지 구매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한 대상을 '좋다'라는 방향으로 꾸준히 노력해야 비로소 만들어지는 게 취향이라고 생각해요. 마케터는 본인도 아닌 다른 사람의 취향을 만들어주는 사람입니다. 심지어 아무 대상이나 취향으로 만드는 게 아닌 우리 제품, 서비스를 취향으로 만들도록 도와야 하죠.  적어도 내 취향 하나쯤은 만들어 봐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취향을 만드는 방법


 우선 시작을 합시다. 경험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으니까요. 취향도 만들어 가다 보면 노하우가 생기고 취향을 만드는 나만의 시스템이 구축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표 제품, 베스트셀러 등을 쓰거나 경험해보고 - 세계관이나 철학을 찾아보고 - 사람들과 이야기해보고 -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과정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경험하는 사람마다 다른 형태의 시스템을 만들어 갈 거라 생각합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다음번에 새로운 취향을 만들 때는 구축된 시스템이 더 좋은 취향을 만들어 줄 거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혹시 눈치채셨나요? 취향을 구축하는 과정은 마케터가 페르소나를 파악하거나 고객 여정 지도를 그리는 과정과 비슷한 모습이죠. 결국 맨날 고민하는 마케팅 퍼널, 브랜딩, 바이럴 루프 등과 그렇게 멀어 보이지 않습니다.


내 취향을 만드는 과정을 겪은 마케터는 고객의 취향을 만드는 일이 자연스러울 거예요.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를 표현한다는 게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고, 제대로 이해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한 사람의 취향으로 만들어 갈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하나의 질문에 답해봤으면 합니다.


"나는 취향을 가지고 있나요?"




휴 Hugh
마케팅 잘하는 방법보단 끊임없이 '왜'를 묻는 마케터.


오늘도 코너에 몰리는 마케터들의 구석진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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