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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부상 클로이 Jan 02. 2022

008 라이프스타일의 진짜 의미

점들이 모여 만든 방향을 가진 선이 아닐까?


돈이 아닌 디자인(기획) 역량을 가진 '사람'이 곧 자본이 되는 세상. 우리 모두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 마스다 무네아키


 얼마 전, 인스타그램 DM으로 추천받은 책을 읽게 되었어요.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이라는 책인데요.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스토리를 공유하다 보니 제가 흥미롭게 읽는 책들을 쭉 보시고는 "<지적자본론> 읽어보시면 재밌어하실 것 같아요."라며 추천해주셨거든요. 감사한 마음에 바로 구매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마스다 무네아키가 이끄는 CCC는 일본 인구의 절반이 사용하는 통합 포인트 카드 'T 카드'를 운영하고, 이렇게 쌓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서점, 책 등 다양한 플랫폼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마스다 무네아키는 CCC를 플래닝 컴퍼니, 즉 기획 회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CCC의 특이한 점은 돈이나 기계가 만들 수 없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든다는 것이죠.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마케팅,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라이프스타일

유행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개인이 지향하는 일정한 삶의 방식


도밍고  |  책에서는 라이프스타일을 한 사람의 인생을 관통하는 인생의 목표와 가치관이 만들어내는 일관적인 삶의 패턴이라고 말하는데요. 확실한 건 예전에는 사람들이 유행에 힘을 조금 많이 실었다면, 지금은 반대로 자기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에 고집하는 느낌이에요. 좋은 느낌의 고집.


클로이  |  결국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점 같은 하루들이 모여서 선이 되어 어떤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라이프스타일이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점이라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최근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해서 리추얼이나 미라클 모닝 등 마케팅 포인트와 관련해서 이야이가 많이 나왔는데, 사실 그 자체가 어떠한 라이프 스타일이다, 말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과정일 뿐이지, 어떤 하나를 단편적으로 조각을 내서 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예전에 많이 사용했던 힐링, 웰빙이라는 단어를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힐링과 웰빙을 이야기하던 책들이 다 비슷해지고, 사람들은 그 책들에서 해답을 많이 못 찾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더 나은 성장을 위해 뚜렷하게 해야 하는 리추얼, 미라클 모닝이 주목받지 않았나 싶어요.


클로이  |  너무 바쁘게 살았던 예전에는 힐링을 하거나 좋은 것을 먹는 웰빙 같은 것들이 특별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조금 당연한 것들이 됐잖아요. 이제는 당연한 것들이 좀 더 날카로워진 것 같아요. 힐링을 해도 어떤 힐링이 되는지, 웰빙을 해도 어떤 부분에서 더 웰빙을 할 건지 말이죠.



라이프스타일 마케팅

브랜드와 상품을 소비자들의 삶에 연결시키면서 니즈를 자극하고 실질적으로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드는 마케팅


도밍고  |  라이프스타일 마케팅은 마케터라면 다 꿈꾸는 거잖아요.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삶에 녹이는 것. 제가 장롱 면허인 데다가 운전을 아예 못 해서 차에 대한 욕심이 없는데, 어쩌다가 캐스퍼라는 차 광고를 인스타그램에서 보게 된 거예요. 용도에 따라서 의자를 접었다 펴면서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안전을 위해서 에어백을 기본 적용했다 등 엄청 자랑스럽게 말하더라고요. 이거 자체만 봐도 요새 라이프스타일과 맞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29cm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과 협업해서 굿즈를 판매한 것도 좋았고요. 최근에 조금 관심 있게 봤던 라이프스타일 마케팅의 예시였던 것 같아요.



클로이  |  저는 라이프스타일 마케팅이 결국 우리가 하는 모든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봐요. 공유 오피스나 보험이나, 구독 상품이나 다 내 삶의 일부니까요.


  |  라이프스타일 제품, 서비스라고 이야기하려면 일상에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쉽게 말하자면 그 사람의 일상이 100이라고 가정한다면 제품(서비스)이 빠졌을 때 일상의 몇 퍼센트가 비어야 라이프스타일에 관여했다고 생각하거든요.


클로이  |  저는 좀 다르게 내 삶에 발을 하나라도 걸치고 있으면 라이프스타일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품(서비스)이 왜, 언제, 어떻게 내 삶에 적용될지도 모르고, 단독으로 적용되지 않고 여러 가지와 결합되어 영향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

진정한 상품은 상품 내면에 표현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것


도밍고  |  책 <지적자본론> 안에 이런 이야기가 나와요. 서점에는 잡지, 단행본, 문고본 등 이런 분류들로 책을 분류하잖아요. 근데 이 분류가 고객의 욕구를 돌아보지 않고 유통업자들이 판매 장소로서의 기능만 생각하고 이런 분류를 만들었다는 거예요. 전 처음에 책을 읽었을 때 바로 이해는 안 됐는데, 독학 중인 스페인어 책을 보러 서점에 갔다가 이걸 느꼈어요. 스페인어 책을 사기 위해서 외국어 코너로 들어가서, 제2외국어를 찾았죠. 영어나 일본어와 다르게 스페인어는 제2외국어 코너에서도 아무 비중이 작아요. 책을 고르려고 하는데 내가 스페인어를 배우려고 서점에 온 건 맞지만 어쩌면 사고 싶은 책이 오로지 언어에 대한 책만이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스페인의 문화나 음식 같은 책이 옆에 조금 더 준비되어있다면 오히려 흥미가 가고 구매로 연결되지 않았을까, 한 거죠. 이런 점에서 마스다 무네아키가 말한 것처럼 서점에서 고객의 가치는 책이나 물건이 아니라 제안에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클로이  |  근데 저는 가끔 서점이나 이런 곳에서 나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식의 상품이나 큐레이션이 가끔 불편하거나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아요. 독립 서점만 봐도 경험을 기반으로 제안을 되게 많이 나는데, 마음에 드는 것들을 많이 찾지 못했던 것 같아요.


  |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저희는 마케터잖아요. 그래서 취향이 좀 확고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저번에 저희가 회식을 하면서 느꼈는데, 남의 취향을 찾아주려면 본인의 취향이 좀 확고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러한 큐레이션들이 저희 같은 사람이 타겟은 아니라고 봐요. 자신의 취향이 조금 덜 확고한, 뒤를 따라오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닐까요?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남는 방법

고객의 시간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


도밍고  |  아무래도 하는 일 때문에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최근에 더현대 서울이나 롯데백화점 동탄점, 아모레성수 등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꽤 많이 들리는데요. 제 생각에도 이제 오프라인 매장들은 경험과 체험을 중심으로 고객의 시간을 차지하는 전략을 취하게 될 것 같아요. 아마 더 치열하게. 예전에는 '공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은 온라인과 유기적인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구성을 새로 생각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해요.


클로이  |  최근에 논픽션 쇼룸을 다녀왔는데 팝업 스토어에서는 모든 제품을 다 체험할 수 있게 해놨더라고요. 재밌었던 건 3층에 내가 선물을 사고 직접 편지를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었어요. 고객의 시간을 묶어두기 위함이지만 편지를 쓰다 보면 다른 사람 선물도 사볼까, 조금 부족한가 같은 생각이 들 것 같았거든요.


도밍고  |  저희 스터디 초창기 때 논픽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잖아요.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유명해진 브랜드다, 이런 이야기들.


  |  저는 약간 그런 생각을 해요. 논픽션이 브랜드를 만들 때 과연 선물 브랜드로 브랜딩을 하려고 했을지, 아니면 판매하다 보니 선물하기 채널에서 더 잘 팔리니 선물 쪽으로 브랜딩을 하고 있는 건지. 근데 저는 순서의 차이일 뿐, 뭐든 괜찮다고 생각해요.


클로이  |  고객이 만들어주면 너무 고맙죠. 우리 브랜드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해준다면요.


도밍고  |  다시 돌아와서,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있는데요. 더현대 서울이나 최근 오픈한 백화점에 입점한 F&B 브랜드들을 보면 음식에 되게 진심이잖아요. 실제로 많은 소비자가 입점한 맛집에 줄을 길게 서기도 하고요. 점점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사람들이 먹는 것에 대한 반응이 커져가고 있음을 느껴요.



클로이  |  제가 갔을 때도 블루보틀 웨이팅만 100명이 넘는 거예요. 지하에 있는 카페에 가도 최소 10분, 20분은 기다리라고 하고요. 그런데 너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근처 옷 가게에 가서 구경하고 웨이팅 시간에 맞춰서 먹고, 또다시 쇼핑을 하더라고요.


  |  결국 더현대 서울을 플랫폼이잖아요. 무신사나 지그재그도 마찬가지고 이러한 플랫폼들은 누구를 입점시키느냐, 입점시키려는 브랜드의 팬을 데리고 올 수 있느냐가 엄청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현대 자체의 팬이 어디 있겠어요. 그 공간에 대해 팬이 되기 이전에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무언가가 입점해있는지가 중요하죠.





도밍고 Domingo
지식과 능력,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케터


오늘도 코너에 몰리는 마케터들의 구석진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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