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t the corner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부상 클로이 Feb 17. 2022

011 각본 없는 드라마엔 PPL이지

베이징 올림픽 특집은 아니에요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4년(혹은 2년)마다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하게 되는 시기가 있죠. 바로 올림픽, 패럴림픽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은 며칠 후 폐막을 앞두고 있는데요. 사실 우리가 보는 스포츠 경기에도 수많은 광고들과 스폰서 마케팅이 녹아들어 있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At the corner 멤버들과 함께 신경 쓰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기 쉬운 스포츠 스폰서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스포츠 스폰서 마케팅은 정말 리그, 팀, 선수 후원이 전부일까?




스포츠 스폰서십

단순한 후원 느낌의 스폰서가 아닌 상호 협조하는 파트너


도밍고  |  스포츠 선수, 팀, 시설물, 이벤트와 스포츠 조직 등 스포츠 자산의 주체가 재원을 확보하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기업에게 스포츠 자산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이에 상응하는 현금, 물품 또는 서비스 등을 제공받는 행위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는데요. 요즘은 1 더하기 1이 단순히 2가 아니고, 2 이상으로 뭔가 더 시너지를 내는 게 진짜 스포츠 스폰서십이 아닌가 싶어요.



기억에 남는 스포츠 스폰서십

김연아 하면 KB, KB 하면 김연아처럼.


  |  최근에 기사로도 많이 접하셨겠지만, 라파엘 나달이라는 테니스 선수가 기억에 남아요. 유명해지기 전, 유망주 시절부터 스폰서를 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선례적인 케이스가 기아자동차와 라파엘 나달 선수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인지도가 낮은 스포츠 종목이지만, 기아자동차가 20년이나 나달 선수를 후원했거든요. 이 기회를 통해서 테니스라는 종목에서만큼은 기아자동차가 메인 스폰서 같은 인지도가 생기지 않았을까요?


도밍고  |  휴 이야기를 듣고 찾아보니 메르세데스 컵에서 우승을 하고 자동차를 부상으로 받은 적이 있는데, 나달이 이런 말을 했다네요. 내 스폰서인 기아자동차보다는 별로지만 좋은 차라고.


클로이  |  사실 기업 입장에서 20년을 바라보고 누군가를 서포트하는 건 되게 어려운 결정이긴 하죠. 저는 이게 스폰서십인지는 모르겠는데, 항상 올림픽 경기를 보면 시계와 함께 오메가 로고가 붙잖아요. 처음에는 그게 너무 궁금한 거예요. 경기와 아무 상관이 없는데 오메가 로고가 뜨고 시선을 끄니까요. 게다가 선수들이 올림픽처럼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경기에서 오메가 시계를 쓴다고 했을 때 정말 강력한 마케팅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서 스폰서십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오메가가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  클로이가 말해준 부분은 다른 걸 다 뛰어넘어서 프로덕트랑 엄청 맞닿아있는 형태의 스폰서십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올림픽이 정말 1천 분의 1초, 1만 분의 1초를 따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오메가 시계의 정확도와 관련된 이미지를 심어주는 게 아닐까요.



e스포츠 스폰서 마케팅

정신적인 활동으로 공정하게 경쟁하는 e스포츠


도밍고  |  라파엘 나달을 후원했던 기아자동차가 2019년부터 e스포츠 리그인 LoL(리그 오브 레전드) 유럽 리그를 후원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리그도 아닌 외국 리그를 후원한다는 것 자체가 브랜드를 외국에 알리기 위해서인 건데, 최근에는 LoL 세계 1위 팀인 담원 게이밍의 네이밍 스폰서십을 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팀명이 '담원 기아'가 된다고. 또, 재미있는 포인트는 루이비통 역시 2019년에 LoL 제작사인 라이엇 게임즈와 파트너십을 맺고 챔피언 팀에게 주는 트로피 케이스를 디자인했다고 해요. 이렇게 기업들이 e스포츠 스폰서를 하는 이유는 결국 MZ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겠죠.


ⓒ 루이비통, '롤드컵' 우승 트로피 케이스 만든다, 한경 스포츠


클로이  |  e스포츠는 형태가 없다고 말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마케팅이나 스폰서를 할 때 범위에 제한이 없다는 점이 기업에게 매력적으로 비추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루이비통처럼 트로피 케이스를 만드는 게 새로운 스폰서 방법 중 하나잖아요.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



기업들은 왜 스폰서 마케팅을 할까

스폰서 마케팅은 정말 이미지 세탁 전문일까?


  |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진짜 유명한 팀 또는 선수의 이미지를 빌려오는 게 크겠죠. 어떠한 스폰서 사례를 가져와도 제가 보기엔 스포츠 선수나 팀과의 결합을 통해서 마케팅 효과를 가장 크게 본 사례는 나이키와 조던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이미지를 빌린다는 것 자체가 실제로 퍼포먼스가 많이 나는 행위라고 봐요.


도밍고  |  기아자동차와 라파엘 나달을 생각해 보면 어찌 되었든 나달이 엄청 어리고 힘들었던 시기부터 후원을 한 거잖아요. 사실 노력은 선수 혼자 했을지 몰라도 나달이 한 엄청난 노력만큼 기아자동차도 함께 했을 거라는 긍정적인 느낌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것 같아요.


클로이  |  스포츠 팬이 아니더라도 스포츠는 항상 공정하고, 선수들이 땀을 흘려가며 노력하는 진정성을 충분히 기업이 가져갈 수 있어서 아닐까요? 진부한 표현이지만,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잖아요. 그런 것까지 멀리 내다봤을 때 기업들이 가져갈 수 있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너무나도 많기에 스폰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는 게 아닐까요?


도밍고  |  살짝 재미있는 포인트가.. 우리나라 기업이 우리나라 스포츠 팀을 후원할 때 직원들에게 경기 단체 관람을 시키면서 내부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강화시킬 수 있대요.


  |  ??? 가기 싫어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은데.. ??? 아무튼 기업이 스폰서 마케팅을 하면서 체육 발전, 특히 비인기 종목이나 생활 체육 이런 것에 발전을 기여할 수 있어요. 사실 이런 생활 체육이 향상되는 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거냐고 물었을 때 의견이 반으로 나뉘겠지만, 엘리트 체육을 하는 선수들을 후원해서 훌륭한 선수를 키워내는 건 또 그 나름대로 일부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스폰서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누구나 '그' 답은 말할 수 있다


도밍고  |  아디다스 브랜드 CEO가 이런 말을 했어요. 기업과 마켓의 정체성이 일치해야 한다. 단순히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스폰서십을 펼치는지, 아니면 이 브랜드가 정말 선수와 경기를 위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 소비자들은 진정성을 더 빨리 알아채기 때문이라고요.


클로이  |  너무 정답이긴 한데 '그럼 도드람 한돈은 한국 배구에 진정성을 보여줬나?'라는 의문이 들어요. (스터디 중간마다 우리나라 배구 리그 스폰서인 도드람 한돈 이야기를 계속 나누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폴러리나 팟캐스트에서 오디오를 들어보세요.) 도드람 한돈은 돼지고기의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매출이 거의 두 배, 세 배 뛰었다는 기사가 있거든요. 진정성이 답이겠지만, 반드시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돼지고기도 브랜드 전성시대, 소비자 눈길 사로잡는 스포츠 마케팅, 돼지와사람


  |  제일 중요한 건 목적성이 분명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실 돼지고기를 먹을 때 돼지고기의 브랜드보다는 고깃집을 따지잖아요. 고기가 맛있으면 금돼지식당 맛있다고 하지, 도드람 한돈이 맛있다는 말은 보통 안 하니까요. 그러면 이제 어떻게 알리냐가 중요한데, 브랜드 인지도를 빵 터트릴 수 있는 적합한 매체를 스포츠 쪽으로 찾은 거죠. 축구나 야구는 가격대가 비싸니 배구를 선택했을 지도 모르고요.


도밍고  |  이게 정확한 답변은 아닐 수 있지만, 스폰서 마케팅을 하는 브랜드의 팬들이 열광하기 시작하면 반은 성공한 게 아닐까요? 아디다스 같은 경우에는 아디다스를 좋아하는 팬들이 아디다스가 후원하고 있는 스포츠 선수나 리그를 사랑하게 된다면 브랜드 입장에서 꽤 성공한 마케팅이지 않을까 싶네요.



스폰서 마케팅의 성과는 어떻게 측정할까

스폰서 마케팅의 가성비가 궁금해지는 순간


도밍고  |  페이스북 광고는 너무나도 명확하게 수치가 나오잖아요. 그렇다면 스폰서 마케팅의 성과는 어떻게 측정할지 궁금해요.


  |  브랜드 인지도를 어떻게 측정할 건지는 희대의 난제라고 봐요.


도밍고  |  한국 리서치 같은 곳에서 엄청 날아오잖아요. 이 광고를 본 적 있나요? 봤다고 하면 브랜드 인지도가 좋아졌나요? 이런 조사들 엄청 오거든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성과 측정 방법이죠.


클로이  |  이 질문을 들었을 때, 옥외 광고 진행했던 게 생각났어요. 옥외 광고가 진짜 성과 측정이 어렵잖아요. 아예 안 된다고 봐야죠. 제가 있었던 회사는 너무 작은 회사여서 옥외 광고를 하고 검색 양 같은 걸로 나름 측정을 하긴 했는데, 대기업에서는 어떻게 측정하는지 궁금하긴 해요. 돈을 썼다면 분명 성과를 측정할 거니까요.



스폰서 마케팅이 더 새로워질 수 있을까

앞으로의 스포츠 스폰서 마케팅


도밍고  |  저는 스포츠의 범위를 e스포츠로 늘리면서 스폰서 마케팅이 더 확장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클로이  |  아까 이야기 나눈 루이비통 사례가 계속 기억에 남아요. 선수들 옷이나 경기장 광고로 끝이 아니라 트로피 케이스를 디자인해서 제공하는 것처럼 기업이나 브랜드가 본인의 색을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수단으로 발전할 것 같아요. 자유도가 많이 올라가면서 다양한 형태의 스폰서 마케팅들이 나오지 않을까요?


도밍고  |  저도 공감해요. 잘 보면 뭔가 명품 브랜드가 색다른 걸 했을 때 확장되는 느낌이 강해요. 구찌가 제페토와 콜라보 한 것처럼 '명품 브랜드가 이런 걸 한다고?' 같은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는 듯해요.


  |  근데 워낙 스포츠 스폰서 마케팅은 소규모로 진행할 수 있는 건이 아니잖아요.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일단 규모가 있는 회사들이니까요. 그래서 린(Lean)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창의적으로 하기에는 규모가 큰 플레이어들이지 않나 싶어요.




도밍고 Domingo
지식과 능력,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케터


At the corner 에서는 아주 작은 인사이트도

함께 나누고 고민할 수 있는 새 멤버를 기다리고 있어요.

66minjing@gmail.com 로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오늘도 코너에 몰리는 마케터들의 구석진 공간,

At the corner

매거진의 이전글 010 친구를 사귀는 데 어플이 필요하다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