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사건의 전말

by 윤문

어느 날, 도겸은 급보 하나를 받고 어쩔 줄 몰랐다. 바로 조조의 아버지 조숭이 연주로 가는 길에 서주성을 지나간다는 것이다. 당시 조조의 아버지 조숭의 권세는 하늘을 찔렀으며 벼슬 또한 태위, 대사농에 이르렀다. 이를 잘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어느 날, 조조는 “낙양 북부위”의 벼슬을 받아 낙양 성문을 지키던 중이었다. 당시에는 통행금지가 있어서 정해진 시간이 지나고 성문을 지나면 불법이었다. 그런데 통행 금지가 적용되는 시간인 야심한 밤, 한 사람이 당당하게 성문을 열라 한다. 조조가 거절하자 그 사람이 외친다. “하하하! 내 조카가 건석이거늘!” 당시 건석은 황제를 잡고 국정을 농단하던 환관 중 한 명이었다. 이렇게 권세가 대단한 건석의 숙부를 그날 조조는 통행 금지를 어긴 죄로 때려 죽였다. 일반인이 그랬다면 아마 쥐도 새도 모르게 목이 날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일로 조조가 처벌을 받았다는 기록은 전무하다.


바로 조조의 아버지 조숭의 권력이 건석을 능가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권세를 가진 조숭이 온다는데, 어찌 도겸이 떨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물론 도겸의 권세도 그에 맞먹을 정도였으나, 이왕이면 적은 만들지 않는 게 나았다. 또한 도겸은 내심 조조와 좋은 관계를 맺어두고 싶은 마음이 있어 조숭이 오자 도겸은 지극정성을 다했다. 매일 연회를 베풀고, 심지어 올 때에는 성밖까지 나가 맞이하고 갈 때에는 성밖까지 나가 전송했으며 또한 장개라는 장수와 병사를 딸려보내 호위하게 했다. 그러나 이 장개와 병사들이 장차 서주에 큰 화를 불러들이게 된다.


갑자기 큰비가 내려 장개는 병사들과 함께 조숭을 호위하고 동굴 속으로 피신했다. 얼른 물을 말리는데 장개의 눈에 도겸이 조숭을 전송할 때 여비로 딸려보낸 금은보화가 띄었다. 장개는 병사들과 눈빛을 주고받았다. 눈짓으로 금은보화를 가리킨 후 눈빛을 보냈다. 병사들은 일제히 칼을 뽑아 조숭을 난도질해 죽인 후 금은보화를 들고 도망쳤다. 그 이후로 장개와 병사들을 본 사람은 없다고 전해진다.


도겸은 이 소식을 몰랐다. 그저 상대에게 들려보낸 서찰(편지)의 답장을 장애가 들고 돌아오길 기다릴 뿐. 그러던 어느 날, 조조의 사자가 서찰을 들고 왔다. 조조의 사자가 들고 온 서찰은 조숭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조조의 복수심을 담고 있었다. 이 소식을 처음 전해들은 도겸은 그만 쓰러졌다. 사자는 돌아가서 조조에게 이 일을 그대로 전했지만 조조가 하는 말이, “도겸 그놈이 연기를 한 게 분명하다. 자네는 속아 넘어간 게 분명해! 다시 돌아가 도겸에게 전해라. 서주로 가서 우리 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고.” 사자가 그대로 실행하고 돌아왔다.


망연자실한 도겸은 다음과 같은 서찰을 써서 사자에게 들려보냈다.


“조조 장군, 저는 극진히 조숭 대인을 모셨을 뿐, 이런 변고가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조숭 대인을 죽인 것은 저의 부하 장개와 그 병사들이 재물을 탐해 저지른 짓이며 저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현재 그 부하들은 조숭 대인을 살해한 후 도망첬으며 현재 현상금을 걸고 수배 중입니다. 장군께서는 부디 깊이 살피소서”


조조는 이 서찰은 펴들고 다 읽자마자 서찰은 찢고 노기를 띤 목소리로 말한다. “여봐라! 군중을 어지럽히는 저 사자를 끌어내 목을 베어라!” 사자가 끌려나가고 얼마 후, 병사 하나가 사자의 머리를 쟁반에 받쳐 들고 돌아왔다. 조조가 그 병사에게 명한다.


“사자의 머리를 도겸에게 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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