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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정연 Jan 09. 2019

자기 전 폰은 끄고 10분만 생각하다 잠들어라

1928년에 심리학자 C.G융이 발표한 논문에 이런 내용이 있다.

“모든 로마인은 노예에 둘러싸여 있었다. 노예의 분위기 속에서 살면 무의식적인 영향을 통해 노예 심리에 물들기 때문에, 노예와 노예 심리가 옛 이탈리아에 만연했으며 모든 로마인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내면적으로 노예화되었다. 그러한 영향력으로부터는 아무도 자신을 보호할 수 없었다.”

현대에 문자적인 노예는 존재하지 않지만, 학생들을 보면 ‘스마트폰’에 노예가 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스마트폰이 옆에 없으면 불안해하고 심지어 화장실에 가도 폰을 가져가고, 밥을 먹을 때도 폰을 본다. 상대방과 대화를 나눌 때도 집중하지 못하고 폰에만 집중한다. 시험 철에 부모님이 강제로 폰을 압수할 때 학생들의 얼굴은 곧 내일 죽을 사람처럼 우울한 얼굴을 짓는다. 그리고 시험이 끝날 때 그들은 시험이 끝이라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폰을 받는다는 것 때문에 행복감을 느낀다. 폰 자체가 학생들의 희비를 가르게 되었고, 곧 폰은 자신의 분신이 아닌 마치 자기의 주인처럼 여긴다. 물론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는 놀라운 문명을 누리고 있다. 그 영향을 받을 수는 없지만, 최소 자신의 가치와 정신만은 영향에 억눌려서는 안 된다. 노예인데도 노예인지 모르면 위험하지만, 최소 안다면 피할 수 있다.

우리의 뇌는 잠자기 전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눈으로 처음 보는 것들을 더 강하게 인식을 한다. 요즘에 잠자기 전 눈 건강과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 스마트폰을 멀리 둘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 대부분은 눈이 무거워 잠이 오기 직전인데도 그들은 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단지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고 잠깐의 즐거움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단지 게임과 SNS를 목적으로 폰을 가지고 놀았지만, 요즘은 본인이 직접 게임도 하지 않고 남들이 하는 게임 동영상에 빠지거나 심지어 자동게임을 즐긴다.

한 조사에서는 사람들이 하루에 평균 85분 이상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다섯 시간 이상 인터넷 정보를 검색하거나 앱을 사용한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실제로는 자신이 생각한다는 시간보다 두 배나 만지작거린다. 창가로 거리에 있는 신호등을 보면 잠시 빨강 신호등일 때 학생들은 그사이를 노리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운전 중에 신호 기다릴 때 옆 자동차 운전자를 보면 그사이에 스마트폰으로 뉴스인지 SNS를 확인한다. 정말 심각한 노예 증상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노예가 되면 생각하기 싫어한다. 노예는 말 그대로 남의 소유물이 되어 부림을 당하는 사람으로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그만큼 생각을 하기 싫어한다. 하지만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내 인생의 주인이 나 자신이라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중독이라는 것은 자기를 지배하는 주인이 자신이 아니라는 증거다. 자신에 대한 책임감과 통제권을 많이 행사해야 더 큰 꿈을 선명히 하고 이루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생각에서 출발한다. 자기가 진정 바라는 것과 자신이 행복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무엇인지 잠들기 전에라도 잠시 생각에 잠겨야 한다.

잠들기 전에 10분이라도 먼저 자신의 꿈을 선명히 그려보고, 그 꿈을 뒷받침해줄 과정들이 오늘 있었는지 생각해야 한다. 완벽한 과정은 힘들겠지만, 생각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또 다른 생각을 낳게 된다. 요즘 인문학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인문학과 관련된 도서들은 대부분 고전이기에 학생들이 읽기에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문학은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등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그 과정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생각하는 힘’을 갖게 된다.

아이작 뉴턴은 학창시절에 전교 꼴찌를 반복해서 하다 보니 학습 부진아 반에 들어가는 일이 있었다. 윈스터 처칠은 열세 살에 학교에 전교 꼴찌로 입학했다. 그런데 재학 중에도 계속 전교 꼴찌를 도맡아서 했었다. 토머스 에디슨은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3개월도 되지 않아 퇴학까지 당했다. 그 외에도 이런 전력을 쌓은 많은 위인이 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당당히 위인전에 오를 정도로 세상에 큰 업적을 남겼다. 이들에 공통점은 고전독서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시작했다.

예전에 한 고등학교 여학생을 상담한 적이 있었다.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무엇을 해야 할지 방황을 심하게 하였다. 그 학생에 큰 문제점은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가 없을 정도였다. 마치 인간이 공기 없이는 살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 학생에게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만 폰을 2G폰으로 사용해볼 것을 권했다. 그러면서 꿈을 이룰 계획을 같이 세우면서 동기를 유발하였다. 상담이 끝날 때 학생은 내일 당장 2G폰으로 바꾸겠다고 말하는 것에 내심 놀랬다. 한 달이 지나서 이 학생을 다시 만났는데 이런 말을 하였다.

“2G폰으로 바꾸면 심심하고 불안할 것 같았어요. 그런데 폰을 바꾸니까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고 마음에 여유가 생겼어요. 또 폰을 예전처럼 항상 가지고 다니지 않으니 오히려 공부에 집중할 수가 있었어요. 예전에는 공부하다 불안해서 폰을 확인하고 그랬거든요. 또 SNS를 할 수가 없으니까,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서 좋아요. 그렇게 지내다 보니 친구들과 만남도 횟수가 줄었는데, 대부분이 불필요한 만남이거든요.”

폰의 노예에서 벗어나 보니 집중할 수가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할 수가 있게 되었다. 그리고 더 깊은 숙면을 취할수 있어서 그다음 날 맑은 머리로 학교에 가서 공부에 매진하게 되었다. 성적은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는데 단지 조금 오른 것이 아니다 무려 6등급에서 3등급으로 그리고 그다음 해에는 2등급으로 성적이 오르게 되었다.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공부만 하고 놀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이라는 속담이 있다. 여기서 ‘놀다’라는 점을 우리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공부만 계속하는 것은 우리에게 엄청난 피로감만 줄 것이다. 그 피로감을 씻어내고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한 기분전환으로 놀이라는 것은 필요하다. 그런데 피로감을 씻어내기는커녕 오히려 몸이 더 피곤하고 힘들다면 과연 그것이 올바른 놀이라고 할 수 있을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운동을 하거나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은 모두 좋다. 하지만 노예가 되기 위한 스마트폰 중독을 놀이라고 칭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누구나 경험했듯이 공부 중에 잠시 스마트폰을 보고 다시 공부하는 것은 더 힘들다. 이런 무의식적인 행동은 다른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고의 변화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벤저민 하디 지음. 김미정 옮김]{비즈니스 북스} p123’에서는 불건전한 스마트폰의 결과를 이렇게 알려준다.

“환경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불건전한 스마트폰 사용은 다음과 같은 결과들을 초래한다. 우울, 불안, 주간 기능장애의 증가. 수면의 질 저하. 심리적, 정서적 행복의 감소. 정서 지능의 하락. 부정적 스트레스의 증가. 학생의 경우, 학업 성적의 하락.”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우리는 놀이라고 할 수 없고, 이 영향들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최소 인생의 20%는 파레토의 법칙대로 자신의 꿈을 이룰 방법을 생각하는 데 집중하고, 나머지 80%는 방법을 실행해 나가는 데 몰두해야 한다. 하지만 나머지 80%를 있게 만드는 것은 20%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상담하면서 20%는커녕 2% 정도 생각하는 때도 있는 것 같다. 2%만 잠시 생각하다 보니 자신의 꿈을 실행하는 과정에 몰두하는 것도 80%가 아닌 8%만 집중한다. 결국, 100% 인생이 아닌 10% 인생만 살아가게 된다. 자신의 가치를 위한 생각하는 힘 20%는 매우 중요한 씨앗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처럼 오늘 하루 마무리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면서 잠들었는지는 내일의 하루를 결정한다.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 박물관에 기회의 신 ‘카이로스’ 조각상이 있다. 우람한 근육질과 풍성한 머리숱을 가지고 있지만, 뒤에서 조각상을 바라보면 머리카락이 없는 대머리로 보인다. 왜 뒤에서 보면 대머리일까? 그 이유는 이렇게 적혀 있다.

“내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면 다시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어깨와 발뒤꿈치에 날개가 달려 있는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함이다. 내 이름은 바로 카이로스 바로 ‘기회’다”

잠들기 전 10분의 생각은 또 다른 이점이 있다. 하루 일과를 통해서 또 다른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많은 사람은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며 편안히 이완시킨 상태에서 생각해 낸 사람도 있고, 잠들기 전에 갑자기 생각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기록을 위해 침대 옆에 메모지를 두고 잠을 청하였다. 맞다. 잠들기 전에 생각하는 것은 자신도 설레게 만드는 기회가 갑자기 튀어나온다.

스마트폰을 보다 잠이 들게 되면 우리 뇌는 피곤해하며 꿈속에서도 스마트폰에 영상을 저장하고 처리하느라 바쁘다. 하지만 자신의 꿈과 실행 과정을 잠시 생각하고 잠들면 우리 뇌는 실행 과정을 더 빨리 수월하기 위해 많은 방법을 무의식적으로 찾고 있다. 이로 인해 생각하는 힘은 더 강해질 것이다. 오늘부터 자기 전 스마트폰은 끄고 10분만 차분하게 생각하는 계획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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