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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정연 Jan 09. 2019

루비콘강을 건너다

루비콘강을 앞두고 카이사르 장군은 큰 고민에 빠졌다. 황제가 되기 위한 자신의 목적을 지금 용감하게 실행할지 아니면 포기할지 고민에 빠졌다. 자신의 군단을 이끌고 루비콘강을 건너면 반역자가 되어 쿠데타라는 명목으로 내전이 일어나게 된다. 실패할 경우 자신은 물론이고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과 그의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이사르는 자신의 꿈을 이룰 가능성과 자신이 성공할 때의 이익과 불리한 점이 무엇인지를 심사숙고하였다. 깊은 생각을 하고 나서 카이사르는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는 표현과 함께 루비콘강을 건너 자신이 원하는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루비콘강을 건너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어떤 중요한 결정을 앞에 두고, 심사숙고 끝에 실행하기로 결정할 때 우리는 그 표현을 사용한다.

루비콘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먼저 목표가 뚜렷하고, 그 목표를 이룰 세세한 계획이 필요하다.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을 때 우리는 과감히 시도하여 가로막고 있는 두려움이라는 장애물을 극복하여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두려움은 극복하였는데, 만약 실패하여 겪을 후유증을 생각하며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망설인다고 해서 더 나아지는 것은 없다. 자신이 꿈꿔온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왔는데 결정적인 기회에서 그것도 두려움으로 인해 포기하게 되면 오히려 실패자라는 낙인과 함께 후회만 남긴다.

“내가 그때 도전만 했어도 이렇게 살지 않을 텐데.”

“그때 시도라도 해볼 걸 그랬어.”

이런 말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한 번씩 다 겪어본 표현들이다. 누구나 ‘용감성’을 가지고 있다. 준비되어있는 용감성은 확실한 성공이 보장된 백지수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종종 결정적 기회에서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며 망설이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에서 실패한 경험들이 생각나며 ‘이번에도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에 망설이고 만다. 하지만 결국 후회만 평생 남게 되어 나이가 들어서도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게 된다.

학생들이 생활기록부에 있는 ‘수상경력’란에 상 하나라도 더 기록하기 위해 교내 대회에 도전한다. 그런데 영어 말하기 대회 혹은 백일장 대회처럼 수준이 있는 대회에서는 망설인다. 자신은 그런 재능이 없어 어려울 거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이런 대회들이 학생들에게 수준 이상을 요구할까? 꾸준히 노력을 해왔고 똑같은 선생님께 똑같은 수업을 받은 친구들인데 왜 도전을 하지 않을까? 대회 이후에 어떤 친구가 수상하게 되면 대회에 응하지 않은 친구들이 “네가 상을 받았어? 어휴 아깝다. 나도 나가면 상을 받을 수 있을 텐데”라고 말한다.

“주의력은 분 단위로 측정되고, 절제력은 시간 단위로 측정되며 불굴의 정신은 연 단위로 측정된다고 한다면, 전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순간으로 측정된다.” -에이모 토울수 장편소설. 서창렬 옮김 <모스크바의 신사> 현대문학

노력을 해왔으면 그 노력의 열매를 거두어야 할 때가 온다. 그런데 전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순간으로 측정되는 것처럼 노력을 표출할 기회를 잡는 것도 한순간이다. 전투를 위해 병사들을 훈련시키고, 군량미를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채우며 전쟁을 준비한다. 그런데 결정적인 기회에 장수가 망설인다면 훌륭한 장수가 아니다. 자신의 꿈을 드러낼 기회가 왔을 때는 무조건 두려움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 자신을 드러낼 줄도 알아야 한다. 반고흐는 친구 테오에게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게 아니라,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힘이다.”라고 편지를 썼다.

두려움은 성공과 비례한다. 두려움이 클수록 성공 역시 이룰 가능성이 크다. 어떤 대회가 있는데 그 대회를 재미 삼아 나가는 학생도 있고, 반면에 그 대회를 위해 많이 준비한 학생이 있다. 재미 삼아 나가는 학생은 대회에 임할 때 떨림이라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승할 것이라는 기대조차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이 준비한 학생은 그렇지가 않다. 심히 떨린다. 실수할까 봐! 혹시 예기치 않은 변수가 생겨 평소 자신의 실력이 드러나지 않을지 두려워한다. 평소 자신의 실력대로만 한다면 우승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이 학생이 두려움 때문에 포기한다면 당사자는 너무 허무할 것이다. 대회에 나가떨어진 것보다 대회에 나가지 않는 그 자체가 더 허무하고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우리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주사위를 돌리며 보드게임을 한 경험이 있다. 자신 차례가 되어 1에서 6까지의 숫자 중에 자신이 원하는 숫자가 나오기를 바라면서, 주사위를 보고 기도까지 하곤 했다. 만약 3이라는 숫자가 나와야지 상대방보다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순간에 우리는 주사위 던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떨림과 함께 손에서 살며시 주사위를 굴러 멈출 때까지 주사위를 응시한다. 자기가 원하는 숫자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다음 차례에 주사위 던지는 것을 포기할 것인가? 유치원생이라도 포기하지 않는다. 다시 주사위를 던질 준비를 한다. 여러 번 던져서 자기가 원하는 숫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떨림 가운데 주사위를 던진다. 주사위를 던져 자신이 원하는 숫자가 나올 확률은 6분의 1이다. 한 번에 원하는 숫자가 나오기는 힘들다. 6번 던져도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주사위를 던지는 확률을 수십 번, 수백 번으로 늘릴 때 자신이 원하는 숫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원하는 숫자가 우선일까?’

‘주사위를 던지는 것이 우선일까?’

만약 주사위를 던질 수 없다면 원하는 숫자 자체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주사위를 과감히 던지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다고 자기가 주사위를 던질 차례에 떨린다는 이유로 남에게 던져달라고 맡기는 사람은 없다. 내가 던지든지 아니면 남이 대신 던지든지 원하는 숫자가 나오 지 않으면 ‘차라리 내가 던질걸’이라는 생각과 함께 상심이 온다. 자신이 원하는 숫자가 나올 때까지 과감히 주사위를 던질 때 승패와 관련 없이 우리는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

성공을 이룬다는 것은 자신이 이룩한 결과물이기에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장이 필요하다. 성공은 자신이 목적하는 것을 이루는 한순간을 의미하지만, 성장은 서서히 자라서 거치는 과정을 의미한다. 우리는 항상 성장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자신이 학교에서 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성장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아니다. 성장은 임계점에 다다르게 되면 멈추고 이제 성공이라는 열매를 맺고 싶어 한다. 성장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경쟁을 하였는지 자신을 돌아보면 그래도 나름으로 열심히 했던 노력이 생각이 날 것이다. 그 노력이 두려움으로 인해 루비콘강을 건너지 못한다면 ‘왜 자신이 성장했는지’라는 의문점만 남긴다.

네이션스 페이머스 국제 핫도그 먹기 대회는 100만 명 이상이 시청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규칙은 간단하다. 참가자는 12분 안에 최대한 많이 먹으면 된다. 네이션스 페이머스 7.4 국제대회 전에는 최고기록이 27개 혹은 28개였다. 그런데 ‘코비’라고 불리는 일본 청년 ‘고바야시 다케루’는 50개를 먹어 신기록을 달성하였다. 대부분 먹다가 토하며 포기를 한다. 코비는 더 큰 도전을 위해 경쟁상대를 찾았다. 그런데 어느 날 1대1 대회에서 경쟁상대에 패하고 말았다. 코비는 31개 먹었고 경쟁상대는 무려 50개나 해치웠다. 상대가 누구일까? 바로 0.5ton 나가는 알래스카 불곰이었다. 무모한 도전이긴 하지만 그래도 도전에 응하는 마음은 배울 점도 있다. 가끔은 우리 역시 무모한 도전도 필요하다. 도전으로 인해 더 성장하는 것도 있지만 새로운 변화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살아남기 위해 너무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네. 인생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확실하네. 세상은 모든 것을 처음에는 무상으로 주는 척하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계산서를 보낸다네.” -친구에게 보낸 시인 주스티의 편지

젊었을 때 시간과 기회가 무한대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상사는 자기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기회가 왔을 때 그리고 도전할 수 있을 때 두려움 없이 나갈 기회도 많지가 않다. 지금까지 많은 성장을 하고 노력을 해왔다. 밤잠을 설치면서까지 고생하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그런 성장 과정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두려움이 그 성장을 막아버린다면 우리는 평생 후회만 하게 된다. 과감히 자신의 꿈을 위한 루비콘강을 건너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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