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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정연 Jan 09. 2019

성공이라는 체질은 10 때 출발했다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처음은 어렵다. 수십 번 하면 익숙해진다. 수천 번 하면 체질이 된다.”

TV 모 회사 CF 광고 자막이다. 우리는 습관의 중요성을 누차 들어왔다. 더구나 ‘습관’을 위한 세미나와 다양한 책들이 우리에게 올바른 습관을 길러 나가도록 자극을 준다. 많은 연구보고서에서도 올바른 습관은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이정표라고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하나의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갖는다는 것은 66일 동안 반복과 규칙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누구나 성공을 바라는 체질 즉 습관은 10대 때부터 만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성인이 되어서도 습관을 만들어갈 수 있지만 10대 만의 장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왕성한 호기심과 더불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스펀지와 같기 때문이다. 자신의 꿈을 위한 설렘과 함께 그 꿈을 위한 매일의 습관을 받아들이고 틀 잡아가는 것은 성인들보다 쉽게 할 수 있다. 물론 학생들 나름대로 좋은 습관을 갖추기 위해 자기 절제와 함께 일시적인 즐거움을 참아야 하는 고통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10대의 마음은 스펀지와 같아 당장 무엇을 하는지가 성공의 체질을 길러 나갈 수 있는 빠른 길이다.

학생들에게 공부 습관, 스마트폰 사용하는 습관, 여가를 보내는 습관들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면 고쳐야 할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런데 고쳐야 할 부분이 산더미처럼 나오면 학생들은 아연실색하며 포기하려는 마음이 앞선다. 모든 습관을 한 번에 고칠 수가 없다. 모든 습관을 한 번에 고칠 것을 아이들에게 요구하면 아마 가출하거나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순리가 있다. 습관 역시 고치고 받아들여야 할 우선순위가 있다. 우선순위에 해당하는 첫 번째 습관부터 고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습관이 하루아침에 고쳐지는 것은 아니다. 1% 변화와 함께 달라지는 습관에 적응하면서 나가는 것이다.

‘습관은 먹물과 같다.’ 화선지에 먹물 한 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작은 먹물 한 방울이 화선지를 넓게 퍼지며 서서히 번진다. 그러다 한 방울 더 떨어지면 더 넓게 화선지를 잠식해 나간다. 습관도 마찬가지다. 단 한 방울의 습관을 자신의 하루 일정표에 떨어뜨리면 처음에는 마음과 정신의 변화를 느끼며 그다음으로 행동에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차츰차츰 한 방울 한 방울이라는 습관의 먹물을 떨어뜨리면 자신도 모르게 습관으로 번져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학생들에게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를 하다 보면 아이들 표정들은 ‘지루하다’, ‘습관은 귀찮다.’, ‘습관 하나 바꾸었다고 인생이 달라질까?’라는 의심들로 가득 차 있다. 하긴 나도 학창시절에는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신 부모님의 말씀에 의심을 품었다.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고, 난생처음으로 핸들을 잡게 될 때 긴장감과 함께 실수로 인한 사고가 있을까 봐 바짝 정신 차린다. 양쪽 측면 거울과 전방 후방 정신없이 눈동자를 돌리며 주시하고, 심지어 긴장한 나머지 다리가 쥐 나는 운전자도 있다. 어느덧 한 달이란 시간이 흐르게 되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한 달 후에는 처음 운전대를 잡은 초보 운전자처럼 하지 않는다. 그때는 부드럽게 핸들을 잡고, 전방 후방을 여유 있게 주시하며 액셀을 밟아 속도감도 느껴본다.

일과를 마치고 퇴근할 때 운전자는 우선 ‘집’이라는 목적지만 생각한다. 그리고 운전을 하는 자신이 언제 집에 왔는지도 모르게 도착한다. 운전할 때 어떻게 운전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핸들을 어떻게 잡았는지, 전방 후방은 잘 주시했는지, 안전띠와 속도는 잘 지켰는지를 기억할 수가 없다. 하지만 기억도 하지 못한 채 어느덧 집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습관도 운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습관에 익숙해지기 위해 어색함, 긴장감 그리고 불편함이 밀려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습관이 한 달이 넘게 되면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그 습관에 익숙해진다. 어느덧 익숙해진 그 습관은 자신도 잊어버리며 무의식중에도 작동된다. 운전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어느새 집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했던 것처럼, 습관은 꿈의 핸들을 잡은 우리 손과 같은 역할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꿈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또 십 대만의 장점이 있다. 장점일지 단점일지 모르겠지만 사춘기를 겪으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하는 점이다. 마음의 동요와 함께 이성에 관한 관심과 더불어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해 보는 첫 출발점에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춘기 때 야단을 맞아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저런 갈등과 행동으로 부모님께 야단도 맞아 보고 학교에서 꾸지람도 받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꾸지람들은 성공이라는 체질 자체를 갖출 자격이 주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토벤은 바이올린 선생님께 ‘작곡가 자질이 없다’라는 비판을 받고, 엔리코 카루소는 선생님으로부터 ‘음악에 소질이 없으니 다른 일을 찾으라’라는 평가를 받았다. 심지어 월트디즈니도 ‘아이디어가 부족하다’라는 평가를 받고 신문사에서 쫓겨났다. 하지만 이들은 성공의 체질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다. 세계가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고마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비난과 평가는 아마 십 대 때 많이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단지 자신을 괴롭히는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이정표와 같은 역할이다.

한 번도 가보지도 않은 길을 운전하면서 길을 헤매고 있다고 가정하자. 너무 시골이라 차들도 잘 안 다닌 길에서 헤매고 있는데 더구나 인터넷도 잘 연결되지 않는다. 밤은 어두워지고 점점 더 눈보라가 강하게 불며 마음은 조마조마 타기 시작한다. 멀리서 하나의 이정표가 보인다. 그런데 이정표가 심하게 찌그러져 있다. 심하게 찌그러져서 그 이정표의 방향까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조금 더 가보니 온전한 이정표가 있었고, 방향까지 선명하였다. 처음에 만난 이정표가 반갑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운전해서 가다 보니 선명한 이정표를 발견해 오히려 다행이라고 한숨을 짓고, 목적지에 다다르게 된다. 그렇다고 처음에 만난 찌그러진 이정표를 보고 속상한 사람은 없다.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 것으로 충분히 만족한다. 비난과 평가는 찌그러진 이정표와 같은 것이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사춘기를 넘어가는 시점에 좋은 이정표도 있고, 찌그러진 이정표도 당연히 앞에 나타난다. 찌그러진 이정표를 보았기에 좋은 이정표를 만나는 것처럼 자신을 향한 비난과 평가는 좋은 이정표를 알려주는 계기가 된다.

‘매도 기왕이면 일찍 맞는 게 낫다’

기왕이면 꿈을 정하고 빨리 시작해 앞으로 나아가는 오히려 이득이다. 작년에 학교 내신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닌 여학생을 만난 적이 있었다. 고등학교 올라가서도 다른 학생들처럼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생활기록부를 위한 활동도 열심히 하지 않아서 혹시 ‘정시’를 목표로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수능 모의 평가 등급도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이 학생은 일찌감치 자신의 꿈을 결정하고 나아가고 있었다. 바로 고3 졸업과 동시에 경쟁률이 치열한 ‘공무원 시험에 합격’이라는 포부가 있었다. 이 학생의 모든 생활 방식과 습관은 오직 공무원 시험 합격에만 맞추어져 있었다. 고3이 되어 공무원 9급 시험에 응시하였는데 보기 좋게 한 번에 합격하였다. 다른 친구들은 대입을 위한 자소서와 면접 준비로 한창 바쁘게 보낼 때 이미 이 학생은 자신의 미래를 개척했다. 이 학생도 자신의 진로와 미래에 대해서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하였다. 자신이 가야 할 길이 무슨 길일지 그리고 그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심하였다. 그런 고민 끝에, 고1 때 공무원 시험을 목적지로 정하면서 모든 습관을 서서히 바꾸었다. 다른 친구들은 20살이 되어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대학교 생활을 보냈지만, 이 학생은 20살에 면허증을 취득하고 아버지가 사준 작은 소형차로 시청을 출근하였다. 대학교 입학하지 않았다고 이 학생을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자신의 길을 빨리 정하고 노력한 점을 높이 샀다.

사람이 평생 일하는 시간이 23년, 잠자는 시간은 26년, 화장실 가는 시간은 3년, 목욕하는 시간은 6년 그리고 밥 먹는 시간은 5년이라는 시간을 소비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기쁨과 행복한 시간은 1년도 되지 않는 26일에서 89이란 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자신의 꿈을 최대한 빨리 달성하게 된다면 행복한 시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 성공하는지도 중요하다. 나이가 들어 건강이 따라주지 않은 상태에서 성공하면 무슨 이익이 있을까? 기왕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기 위해서는 빨리 출발하는 것이 낫다. 국가대표가 금메달을 목표로 하기 위해서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최대한 빨리 튼튼한 육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나이가 들어 금메달을 따기는 더구나 불가능하다. 성공이라는 체질 역시 십 대 때 만들어가야 한다. 성인이 되어 습관이 굳어져 다시 시작하는 것은 너무나 힘이 든다. 그리고 자신이 바라는 행복의 시간도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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