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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정연 Jan 11. 2019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어요!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하는지도 몰라 헤매고 있어요. 이 세상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은 몇 안 된다고 들었어요. 나중에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길지 의심만 들어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상담해보면 대부분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 방황을 한다. 방황하는 것은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니까 당연한 것처럼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어른들도 방황하기 때문이다. 사회가 급속도로 빨라지는 시간을 설정해 놓아 유망직업은 수시로 바뀌며, 성공의 척도를 돈과 사회적 지위로 생각하는 학생들은 혼란스러워한다. 어떤 학생은 상담 중에 이런 질문을 하였다.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직업에 목표가 확실치 않아 갈팡질팡하며 방황만 해요. 어떻게 하면 직업의 목표가 확실해지는지 알고 싶어요.”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단지 ‘열심히 공부하면 기회가 생긴다.’라는 따분한 말로는 만족스러운 대답이 되지 않아 ‘성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대답하기를 ‘남들에게 인정받고 남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을 성공이라고 말하였다. 잘하는 것도 없고, 좋아하는 것도 없는 학생들 대부분은 자신이 아닌, 남이 좋아하고 인정해주는 것을 찾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면 마치 자신도 그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착각한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남이 좋아한다고 해서 자신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험을 어른들도 겪지만, 호기심 많은 학생은 방황과 함께 더 많이 겪는다. 그래서 남들의 눈치와 비위를 맞추려고 하다 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는 근시안적이다. 어떤 남학생도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고 좋아하는 것도 몰라요. 그래서 수업시간에 자는데 이제 자는 것도 지겨워요.”라고 상담 중에 고민을 말하였다. 이 학생은 초·중학교 매우 우수한 성적을 가진 학생이었는데 고등학교 진학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고,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만 찾다 보니 정작 자기 자신은 없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Quiet’의 저자인 수전 케인은 세 가지 중요한 단계를 언급하였다.

첫째, 어린아이일 때 자신이 무엇을 좋아했는지 회상해보라.

둘째, 자신이 끌리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자.

셋째, 자신이 부러워하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자.

세 가지 단계에 공통적인 단어는 바로 ‘자신’이라는 단어다. 더 큰 공통점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점이다. 학생들에게 ‘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대해 설문 조사를 했는데 대부분 현재가 아닌 과거 어린 시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응답했다. 왜 어린 시절일까? 대부분 성장하면서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접하게 된다. 그전에는 자신에 대한 자긍심과 긍정적이고, 항상 자신감이 넘쳐 무슨 일이든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자신 스스로 만족하며 칭찬하였다. 하지만 그 이후에 자기 자신 존재는 작아지고 오히려 남의 이목에 신경을 쓰다 보니 부정적인 감정만 자라게 된다. 우리는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을 1.4배 더 강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을 3배 이상 오래 기억한다. 어린 시절에 가졌던 긍정적인 감정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가려지게 된 것이다.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일, 자신도 모르게 끌리는 주의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찾아냈다면 자신이 이 세상에 주인처럼 알고 실행으로 옭기면 된다.

경찰대학교 교양과정 교수이며, 더 공감 마음 학교 박상미 대표는 중3 때 40등까지 했고 더구나 고등학교를 재수하였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경찰대학교 교수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스펙을 쌓았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아니다. 박상미 대표는 이런 말을 하였다.

“그래서 학교에서 맨날 엎드려서 자고 어떻게 하면 죽을 수 있을까, 세상은 불행한 거야. 그렇게 힘든 청소년기를 계속 보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정신 차리고 보니까 고등학교 원서를 써야 한다는 거예요. 근데 저희 담임선생님께서 늘 엎드려서 자고 성적이 급추락하는 저를 굉장히 이해 못 하셨어요. 앞으로 나오라 해서 선생님이 저를 때리면서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이 나요. 너는 정말 미친년이야.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근데 그때 갑자기 잊고 있던 제 꿈이 떠올랐어요”

그 꿈은 교수가 되고, 작가가 되는 어린 시절에 꿈이었다. 그 꿈을 위해 인문계 고등학교를 지망했지만 결국은 떨어져 1년 동안 고등학교 재수를 하였다. 대학교도 아니고 고등학교 재수했다면 남들이 웃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을 오히려 인생의 황금기라고 생각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향해 나아간 것이다. 남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른 채 학교에 다녔을지 모르지만, 박상미 대표는 남들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향하다 보니 경찰대학교 교수가 되었다.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면 자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 ‘내가 그것을 어떻게 할지’ 의심만 품고 시도도 하지 않는다. 학창시절 미술 시간에 자기 앞에 하얀 도화지를 펼치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해 보자. 누구나 그 도화지에 무엇을 그릴지 생각에만 잠긴 채 붓만 들고 있는 모습이 생각이 날 것이다. 미술 선생님은 빨리 그리라고 다그칠 때마다 어떻게 그려야 할지 망설였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물감을 듬뿍 묻혀서 도화지에 붓질했을 때 다시 한번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게 아닌데, 잘못 그린 것 같은데! 다시 그려야 할까?’ 두 번째 붓질을 시작하고 세 번째 네 번째 반복할 때마다 나름 명작은 아니어도 어느새 하얀 도화지에 자신만의 그림이 완성된다. 그림이 마음에 들어 집에 가지고 가 부모님께 자랑하며 칭찬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얀 도화지라는 적을 이긴 비결은 하얀 공백 상태로 둘 수 없어서 붓질을 시작했고 처음 붓질에 만족은 못 했어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번 반복해서 붓질을 실행하여 완성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그대로 두는 것은 하얀 도화지와 같다. 자신을 믿고 과감하게 붓질을 반복할 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더 선명해져 어느새 꿈이라는 그림을 완성하게 된다. 처음 붓질을 할 때 누구라도 무엇을 그릴지 목표도 없이 그리지 않는다. 머릿속에 선명히 있는 그림을 생각하며 그린다. 남의 그림 대신 자신의 완성된 그림을 생각하는 것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남의 이목과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쓰지 말고 자신이 바라는 상에 초점을 맞추고 단지 붓질만 하면 된다.

“배를 탔을 때, 사람들이 멀미하는 이유는 너무 가까이 보기 때문이다. 수 킬로미터 밖의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광경을 보고 있으면 멀미를 할 이유가 없다.”

세계적인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일본 최고 자산가, 소프트 뱅크 손정의 CEO의 말이다.

누구든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한 가지 이상이 있다. 그것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남이 아닌 오직 나 자신뿐이다. 자신의 심장을 뛰게 만들고, 자신의 미소를 짓게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어 생각해보면 반드시 그것을 이루는 방법은 있다. 남이 정해주는 것을 이루는 과정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과정이다. 하지만 자신이 찾아낸 과정은 재미있고 행복한 과정이다. 어린 시절 좋아하는 일을 바라보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면 멋진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행복한 여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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