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자그마치 75년 정도를 거슬러 올라간다. 소양강 근처에서 태어난 한 소녀가 있었다. 이름은 '마사코'. 아직 일제강점기 시대이다. 소학교를 다녀야 하는데, 일본학교에 보내졌다. 입학시험은 성냥개비의 개수를 세는 것이다. 이때의 이야기는 많이 없다. 해방을 맞이했고 평소와도 다름이 없었는데, 어느 날 아버지께서 짐을 싸라고 하셨다. 곧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하셨다. 당시 아버지께서 관공서에서 일하셨기에 정보를 빨리 얻을 수 있었다. 금방 집으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계절이 바뀌었다. 겨울 추위에 종아리 살갗이 터져 옷감이 필요했다. 하지만 마땅한 옷이 없어 종아리에 천을 얹고 지푸라기를 얹고 또 천을 덫데어 끈으로 질끈 감았다. 그렇게 추위를 버텼다.
한편, 경상북도 시골마을 그곳에도 한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가 10살 때쯤 전쟁이 터졌다. 미쳐 한글을 다 배우지 못했는데, 학교를 갈 수 없게 되었다. 사실은 전쟁이 일어난 줄도 몰랐다. 평소와도 같은 날이었는데 인민군이 집 안에 들어왔다. 다짜고짜 밥을 내놓으라고 소리쳤다. 당장 가족 먹을 식량도 많이 없는데 먹을 것을 안 주면 죽일 듯하니 어쩔 수 없이 소를 잡았다. 그 큰 소를 잡았는데도 가족이 먹을 몫은 없었다. 나중에는 오랜 전쟁으로 먹을 것이 너무 없어 나무뿌리를 캐서 물에 넣어 끓여 먹었다. 전쟁은 끝났지만 잃은 것이 너무 많고 가난하여 배움의 길은 끝이 났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나의 친할머니, 외할머니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어린 시절은 너무 가혹했다. 그들의 이러한 어린 시절로 인하여 친할머니는 일본어를 읽으실 줄 아시고 외할머니는 한글을 읽는 것이 느리다. 뉴스 헤드라인을 다 읽지 못했는데 화면이 바뀐다.(ㅜㅜ)
내가 어릴 때 종종 할머니께서 당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하셨다. 어렸을 적엔 마치 역사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마냥 흥미롭기만 했었는데, 요즘 다시 생각해 보면 어떻게 버티셨을까? 생각하곤 한다. 그 어린 나이에 일제강점기 시대를 겪고 전쟁을 겪었다니. 또, 북한의 도발과 같은 뉴스가 나오면 할머니께서는 내 볼을 만지시며 "전쟁이 나도 이 늙은이는 상관없는데, 이 아가는 어째,,,"라고 말씀하신다. 당신의 전쟁이 지금의 나보다 어린 시절이셨으면서. 그저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