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언어 공부의 불공평

 영어가 편해지는 날이 올까? 영어는 한국말과 비슷한 구석이 전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쉽게 늘지 않는다. 단어와 어휘를 외워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문장 구조 자체가 다르다.

한국말은 (주어) (정보들) (동사) 순서이지만, 영어는 (주어) (동사) (정보들) 순서이다. 그래서 영어로 말할 때면 늘 뇌가 바쁘다. 단어도 생각해야 하고 순서도 재배치해야 하니...


 아일랜드에는 튀르키예(터키) 사람들이 정말 많다. 터키는 언어가 따로 있지만 영어와 비슷하게 알파벳을 사용한다. -물론 터키어에만 사용하는 알파벳이 추가로 있다.- 익숙한 알파벳을 사용하니 영어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다. 터키의 어순은 한국말과 같다. (주어) (정보들) (동사) 순서로 말한다. 이들에게 어려운 점은 발음이다. 이들은 w를 [v]로 발음한다. 또 j를 [y]로 발음한다.

 여담으로 학원에 있는 터키 친구가 한국과 터키는 한 뿌리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서로 닮은 구석이 전혀 없다. 그런데 언어,,,,가 비슷한 것 같다. 그 친구의 말에 동의하지 못하다가 무릎을 치며 놀랐던 점이 있다. 모든 영어권 국가가 oh, my jesus! [오, 마이 지저스!]라고 말하는데, 터키 친구들은 [오, 마이 예수스!]라고 말한다. 선생님이 대체 예수스는 누구냐! 예수스가 아니라 지저스다!라고 말씀하시는데, 나는 이 타이밍에 깨달음을 얻었다. 한국인들도 예수라고 말하는데, 정말 어쩌면 터키와 한국은 한 뿌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내가 다니는 어학원은 동양인의 수가 적지만 그래도 종종 대만, 중국 출신들이 있다. 이들도 단어와 어휘는 외워야 한다. 하지만 (주어) 다음에 (동사)가 나오는 문장 구조는 비슷하다. 그래서 단어를 알고 어휘가 늘면 비교적 빠르게 문장을 구사할 줄 안다.

 

 어학원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스페인어 사용자들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별로 없다. 대부분 남미 친구들이다. 칠레, 멕시코, 볼리비아,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등. 스페인어는 영어와 문장구조가 같다. 그래서 정말 빠르게 입이 트인다. 심지어 비슷한 단어를 공유하고 있다. 철자가 다르더라도 발음이 비슷해서 단어 유추가 가능하다. 우리는 그냥 모르는 단어는 말 그대로 모르는 단어이다. 유추가 불가능하다. 또, 스페인어에는 영어와 비슷하게 현재 완료형, 과거 완료형과 같은 시제가 있다. 그래서 시제와 관련된 문법도 곧잘 이해한다. 매우 부럽다.

 

 학원에는 포르투갈어가 모국어인 브라질 친구들이 있다. 포르투갈어 역시 스페인어와 비슷하다. 아주 흥미로운 점은 포르투기쉬와 스페니쉬가 서로 대화하면 각자의 언어로 말해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말을 할 줄은 몰라도 상대방이 천천히 말하면 알아듣는다는 것이다. 정말 신기하다. 그런데, 나의 느낌일 뿐이지만 포르투갈어가 영어와 조금 더 가까운가 보다.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친구들이 영어를 정말 빠르게 습득하고 문장을 길게 잘 이야기한다. 또, 스페인어를 쓰는 친구들을 그들만의 독특한 발음이 있는데, 포르투갈어를 쓰는 친구들은 영어 발음도 좋다. 부럽다.


 다른 언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점인 것 같다. 서로 다른 출신이고 모국어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함께 대화하고 있다. 또, 언어가 서로 비슷한 것 또는 전혀 다른 점도 흥미롭니다. 스페니쉬와 포르투기쉬들이 언어가 영어와 비슷해서 빠르게 배우는 모습을 보고 나도 일본어에 욕심이 생겼다. 한국어가 일본어와 비슷하다고들 말하는데, 정말 그럴까? 하면서 말이다. 물론 그전에 영어부터 많이 늘고 싶다. 영어로 좀 더 내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다.


 아일랜드는 영어를 사용하긴 하지만 게일어가 모국어이다. 아니, 조금 복잡하다. 영국으로부터 너무 오랜 기간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모국어인 게일어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우리나라말 사용을 막고 일본어 사용을 강요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영국도 아일랜드에게 영어 사용을 강요했다. 그래서 게일어 사용하는 사람들보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많아졌다. 그래서 현재 아이리쉬들도 영어를 사용한다. 희한하게도 게일어는 학교에서 가르친다.

 이 게일어는 문장 구조가 (동사) (주어) (정보들)이라고 한다. 동사부터 말하는 언어라니 신기해:D

이전 18화 더블린 맛집 소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