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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서 기초 화장품 구매하기

예민한 피부 소유자

  어렸을 때는 내 피부가 타고난 줄 알았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17살이 되니 입시로 인해 복합적인 스트레스를 받았다. 사실 나는 스트레스라고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피부는 정직했다. 한 번 망가진 피부는 좀처럼 복구하기가 쉽지 않다. 정말 심한 여드름과 지루성 피부염으로 대학생 때까지 고생했다. 지금도 완벽한 피부는 아니지만 -흉터들이 많이 남아있다.- 나름 여기서 만족하며 살고 있다. 다만 예민해진 피부 탓에 기초 화장품을 많이 가리게 되었다. 고로 피부를 지키기 위해 화장품 성분을 몇 가지 외우게 되었다. 아일랜드에 와서 그 덕을 보고 있다.



 수화물 무게에 대한 걱정 때문에 무게를 정말 최소화해서 왔다. 내 기초 화장품들도 3개월치만 가지고 왔다. 그래서 3월이 지나고 현지에서 화장품을 사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일랜드는 한국의 올리브영과 비슷한 boots, superdrug이라는 매장이 있다. 하지만 이곳에도 한국만큼 기초화장품 브랜드가 많지 않다. 가뭄 속에서 성분이 좋고 적당히 저렴한 화장품을 찾아야 했다.


 먼저 샴푸이다. 샴푸에서 피해야 할 성분은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Sodium Laureth Sulfate)이다. 이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면 지루성 두피염이 심해진다. 아마도 계면활성제의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 대부분의 샴푸에는 이 성분이 들어가 있다. 한국에서는 이 성분이 들어가 있지 않은 샴푸로 정착했었는데, 여기서는 다시 그런 제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여러 제품의 성분표를 봤고 딱 한 제품을 찾았다. 심지어 가격도 6유로로 합리적이다. 바로 구매했다.


 아찔하게도 이 성분은 인체에 좋지 않아서 한국의 클렌징에서는 이 성분을 찾을 수 없다. 그런데, 아일랜드는 -정확히 말하면 이 화장품의 제조사- 클렌징에서도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클렌징을 구매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거의 모든 클렌징 제품에 이 성분이 들어가 있었다. 정말 많은 클렌징 제품을 살펴보고 구매했다.


 또, 모든 유럽 국가가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곳은 클렌징 워터와 토너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것 같다. 사실 혼용해서 사용하는 것인지, 클렌징 워터를 토너라고 함께 부르는 것인지 토너는 사용을 안 하는 것인지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다만, 제품에 클렌징 워터와 토너가 함께 적혀 있었다. 클렌징 워터에는 어떤 종류의 계면활성제가 들어가 있을 텐데, 이를 토너 대신에 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제품에 "토너"만 적혀있고 사용 방법에 "씻은 후에"라는 문구가 있는 elf 제품으로 구매했다. avene 아벤느 제품도 있었지만 꽤 비쌌기 때문에 저렴한 제품으로 구매했다. 제품의 기능은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지만 향이 너무 별로다. 달달한 향이 나는데 나는 화장품에서 어떠한 향이 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향료가 있다는 것을 성분표에서 봤지만 이 정도일 줄을 몰랐다. 다음에 또 토너를 구매해야 한다면 아벤느 제품으로 살 것 같다.


 제일 중요한 것은 수분크림 단계이다. 수분크림은 클렌징 제품과 같은 브랜드 cerave로 구매했다. 가격도 나름 합리적이었고 세라마이드(ceramides)와 같이 피부장벽을 높여주는 성분도 들어가 있어서 이걸로 결정했다. 다만 제품 앞에 for very dry skin이라고 적혀 있어서 걱정했다. 너무 오일리해서 여드름을 유발하진 않을까... 그런데 막상 사용하니 오히려 나에게 건조했다. 그래서 두 번씩 바르고 있다...


 사실 또 사고 싶은 제품이 있었다. 같은 cerave 제품의 레티놀 에센스이다. 아일랜드에 오기 전에 이니스프리 레티놀 에센스를 사용한 적이 있는데, 정말 피부결과 모공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런데 가격대비 용량이 적어서 지갑 상황이 넉넉할 때만 구매했었다. 그런데, 이곳 cerave에도 레티놀 에센스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의 지갑상황은 좋지 않아서 "그래.. 필요한 것만 사자..." 하며 포기했다. 한국에 돌아가기 직전에 여유 돈이 있다면 아마도 이곳에서 구매한 샴푸와 이 레티놀을 사고 싶다.


 기초 화장품을 구매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샴푸의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는 피한다.

매일 사용하는 클렌징, 토너에는 '-애씨드'를 피한다. 이는 약한 각질제거와 피부 밝기를 밝혀주지만 매일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장벽을 상하게 한다.

에센스에는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 레티놀(retinol)이 있는 것을 사용한다.

크림에는 세라마이드(ceramides), 알라토닌과 같이 피부장벽 개선에 도움을 주는 성분을 확인한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피이지-'와 향료, 알코올 성분이 성분표 앞쪽에 있으면 피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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