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로 넘어오자마자 한 일은 1일 1젤라또를 실천하러 젤라또 가게에 가는 것이다. 오후쯤 로마에 도착했기 때문에 젤라또만 먹고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로마 DAY1을 시작하기로 했다.
젤라또
본격적인 로마의 첫날 바티칸에 가는 날이다. 바티칸에 가는 길에도 유명한 젤라또 가게가 있어서 젤라또를 먹으면서 바티칸 성당으로 향했다. 유럽 여행을 하면서 전부 유명한 곳을 돌아다녔지만 로마는 그중에서도 더더욱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아마도 성당으로 들어가는 줄이 매우 길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2월 말쯤인 비성수기여서 그럴까 생각보다 줄이 길지 않았고 곧장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최고.
(좌) 바티칸 가는 길 (우)젤라또
성당 안에 들어가면 바로 그 유명한 "피에타 상" 죽은 예수님을 안고 있는 마리아 상이 보일 줄 알았다. 그런데 처음에는 끝없는 조각상들이 있었다. 물론 그 작품들도 멋있었지만 지금까지 영국과 프랑스 박물관들을 거치면서 너무 많은 조각상을 봤다. 그래서 살짝 지겨웠었다. 아마도 내가 그런 작품들에 해박한 지식이 있었다면 혹은 흥미가 있었다면 재미있게 봤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저 이 조각상들이 끝나기만을 바랐다.
그렇게 수많은 조각상들을 보고 다른 공간으로 이동했다. 그곳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천지창조 그림과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천국 열쇠를 주는 장면이 담긴 그림 등이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웅장했다. 너무나도 엄청나서 그림도 대단하지만 그림을 그린 화가 미켈란젤로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몇 분을 넋 놓고 그림을 쳐다봤던 거 같다. 그리고 이 공간을 지나 성 베드로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그곳에 피에타 상이 있었다. 이 조각상 역시 돌을 조각한 것인데 사람 피부, 근육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로울 뿐이었다.
(좌) 피에타 (중, 우) 성 베드로 성당 내부
이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이색적인 경험이라고 한다면 기도실에 들어가서 기도를 한 것이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어서 성호를 긋는 방법도 모르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신기하게 보였지만 나도 그곳에 앉아서 잠깐 기도를 했다. 인간이 언제 어디서 기도를 하든 신은 그 기도를 듣는다고 하지만 마치 그 공간에서 기도를 하면 더 잘 들어주실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 기도실은 작지만 층고가 높아서 아늑하면서도 웅장했고,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모두들 숨을 죽이고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용했다. 그런데 웬걸 그곳에서 친구가 페트병 물통을 의자에서 떨어뜨렸다. 물통 떨어지는 소리가 거의 폭탄 떨어지는 소리처럼 들렸다. 너무 죄송해서 우리는 닌자처럼 매우 조용하지만 매우 빠르게 그곳에서 나왔다.
성당 외부로 나와서 우리는 기념사진을 찍었다. 성 베드로 성당은 외부 전경도 예쁘다. 그리고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성당의 돔 위로 올라간다. 위에 올라가서 바티칸을 내려다보면 그 모양이 열쇠 구멍 모양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여행 내내 너무 많이 걸은 탓으로 이것만큼은 패스하고 쉬기로 했다.
성 베드로 성당
다음 행선지는 원래는 계획에 없었던 장소이다. 이곳은 로마 호텔 체크인을 할 때 직원분이 추천해 주신 장소이다. 그곳에서의 일몰이 가장 예쁘다고 말씀하셔서 일몰 시간에 맞춰서 그 장소로 갔다. 사실 일정에 없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직원분 말처럼 석양이 정말 예뻤다. 하늘이 홍시 색깔 같았다. 또 멍하게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여유를 즐겼다. 일몰멍.
추천 장소에서 일몰
저녁은 호텔로 돌아와서 호텔에 있는 식당에 갔다. 그곳에 자리가 없었는데 외국인 가족들이 자리가 없는 우리를 보고 합석해도 된다고 우리를 불렀다. 그래서 감사하게 앉아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햄버거와 윙을 주문했는데 안타깝게도 햄버거는 맛이 없었다. 햄버거가 맛이 없기 쉽지 않은데 말이다. 그래도 저녁식사는 즐거웠다. 식사 자리에서 만난 외국분들과 영어가 되지 않아서 소통이 힘듦에도 불구하고 함께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함께 사진도 찍었다. 나름 첫 해외 자유여행에서 이러한 즉석 만남을 기대했었는데, 여행 거의 마지막쯤 경험할 수 있어서 좋고 감사했다.
저녁식사
이탈리아 로마 여행 DAY2
이 날은 또 유명한 콜로세움을 보는 날이다. 정말 기대된다. 호텔 조식을 든든히 먹고 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콜로세움으로 가기 전 트레비 분수를 먼저 보러 갔다.트레비 분수는 도시 가운데 트레비 분수가 떡하니 있었다. 분수가 이렇게 예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정교하고 예뻤다. 물색도 왜 이쁜 건지.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 동전을 꺼내서 분수를 등지고 어깨너머로 동전을 던졌다. 글을 쓰는 현재, 그 소원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그냥 던진 것 같다. 트레비 분수 앞에서 조금 더 물멍을 하고 콜로세움을 보러 발걸음을 돌렸다.
(좌)트레비 분수, (우)트레비 분수 물 멍
지하철 역에서 올라왔더니 콜로세움이 생각보다 더 가까이 있었다. 콜로세움의 첫인상은 이걸 그 옛날에 어떻게 지었을까..? 였다. 되게 정교하고 되게 거대했다. 이곳이 옛날 경기장이었다니. 콜로세움 내부로 들어가서 쭉 한 바퀴를 도니 그 크기가 엄청나다는 게 느껴졌다. 또 콜로세움을 한눈에 보기 위해서는, 한 사진에 담기 위해서는 다른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그곳이 '포로 로마노'라는 곳이다.
우리의 콜로세움 입장 티켓이 이 포로 로마노까지 포함된 입장권이었다. 이곳에서 콜로세움과 사진을 찍고, 포로 로마노도 관광했다. 이곳은 고대 로마의 흔적이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 남아 있는 고대 건축물, 수로, 터 등을 볼 수 있었다. 시대가 몇 백 년이 지났음에도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신기하고 그때에도 비슷하게 사람들이 살았다는 것도 신기했다. 이곳을 돌아다니면서 마치 그 옛날 사람들은 이 장소에서 무엇을 했겠다 상상하면서 길을 걸으니 재미있었다.
(좌)콜로세움 (중)콜로세움 내부 (우)포로 로마노
이탈리아 로마의 유명한 바티칸과 콜로세움까지 다 봤으니 이제는 유명한 디저트 차례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빵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를 꼽으라고 한다면 티라미수이다. 커피 향에 고소한 크림치즈와 달달한 코코아 파우더가 너무너무 맛있다. 그 티라미수의 원조의 나라에 왔으니 제일 유명한 티라미수 가게를 찾아갔다. 기본 티라미수, 딸기 티라미수, 피스타치오 티라미수 3개를 주문해서 먹었다. 티라미수는 그 이름의 뜻이 '기분을 끌어올린다'이다. 이 뜻에 맞게 맛있는 티라미수를 먹으니까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티라미수
이탈리아 로마 여행 정리
로마의 역사를 현재 로마에서 모두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매력적인 도시이다. 세련됨과 오래됨의 공존이 로마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