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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프 YUNP Aug 11. 2021

<블랙위도우>갑작스러운 박스오피스 하락

윤프의 팝콘레터(7월 4주)

<블랙위도우>, <스페이스잼> 

갑자기 박스오피스 하락? (feat. VOD 동시개봉)


디즈니의 <블랙위도우>와 워너브라더스의 <스페이스잼: 새로운시대>가 미국 개봉 후, 첫 주말 나쁘지 않은 박스오피스 성적을 이어가다가 둘째 주 주말부터 갑작스럽게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두 영화는 모두 개봉 첫째 주 주말에 비해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수익이 70% 이상 급감하였다고 하는데요. 영화에 대한 평이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블랙위도우>와 <스페이스 잼>은 영화관과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동시에 개봉했습니다. <블랙위도우>는 디즈니 플러스에서, <스페이스 잼>은 HBO Max에서 개봉했는데요. 동시 개봉 전략이 박스오피스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집니다.


영화관에서 개봉하는 최신 영화를 만약 개봉일부터 휴대용 디바이스로 관람 가능하다면, 팝콘레터님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전문가들은 관객들이 영화관으로 돌아오고 있긴하지만, 변화가 생각보다 천천히 이루어질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이 집에서 영화를 보는 것에 익숙해진 추세가 두 영화의 박스오피스 하락에도 나타난 것으로 보여요. 최근 National Research Group (NRG :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 연구회사)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6%가 영화관에 가는 것이 불편하다고 답했어요. 그 전주에 비해 5% 상승한 수치죠. 불편하다고 답한 응답자의 50%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불편함의 주원인이라고 꼽았습니다.


지난 1년 미국 주말 박스오피스 그래프. 고점에서 저점으로의 가파른 하락은 개봉하는 영화들의 첫주 성적이 둘째주에 급락했음을 알 수 있음


하지만, 바이러스의 전염성에 대한 우려 외에도 박스오피스가 침체된 데에는 다른 이유가 또 있는 듯합니다. 접근성이 용이해진 대신 저작권 문제가 대두된 것입니다. VOD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양날의 검처럼 불법 파일 유통도 증가했는데요. 스트리밍 플랫폼에 가입하지 않고, 영화관도 가지 않으면서 불법으로 영화를 보는 경향이 박스오피스가 급하락한 또 다른 원인으로 보입니다. 


일부 관계자들은 코어 관객이라면 개봉 첫 주에 영화관에 올 가능성이 높지만, 바로 이어서 VOD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코어 층 이외의 관객은 영화관에 가지 않을 확률이 높아 동시개봉이 영화관의 관객확보에 걸림돌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관에서만 상영하는 영화의 상황이 크게 나은 것 또한 아닙니다. 최근 영화관 개봉만 진행한 <패스트앤 퓨리어스9>과 <콰이어트플레이스2>의 경우 마찬가지로 개봉 둘째 주 박스오피스가 각각 67%, 59.5% 하락했습니다. 물론 두 영화 모두 VOD개봉을 미뤄 결과적으로는 좋은 박스오피스 성적으로 마무리했지만, 코로나 상황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현시점에서 배급사들이 마냥 영화관 수익만 기다리고 있기에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배급사들이 동시개봉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사면초가의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본다면 코로나 시대, 그리고 이후에도 영화관 상영만을 고집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어 보여요. 영화관의 생존을 위해서는 '관객에게 선사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이라는 점에 더 집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영화관이라는 공간에 기술을 접목해 더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할 타이밍이 아닐까요?




[배급으로 영역을 넓히는 세일즈사들]


미국의 XYZ Films와 Highland Film Group 같은 유명 영화 해외세일즈사들이 미국내 배급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홀드백(Holdback)이 점점 짧아지면서 해외 세일즈 수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홀드백 : 콘텐츠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넘어가기 까지의 시간. 대표적으로 영화관 개봉 후, 영화관이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VOD 개봉에 시간 간격을 두는 것. 단어의 뜻 그대로 다른 매체에서의 개봉을 ‘지연시키는(Hold back)’ 것. 


해외세일즈사의 수익구조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영화를 해외 배급사나 플랫폼 등에 판매하고 얻는 계약금(판권료)이 세일즈사의 매출입니다. (그리고 계약에 따라 일정 부분을 세일즈사가 가져갑니다) 이때 작품의 홀드백은 판권료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요. 예를 들어 <팝콘레터>라는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한 지 1주일만에 VOD 서비스를 시작하면 곧 누군가는 불법 영상을 유포할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해외 관객들은 불법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할 것이고, 결국 영화를 돈 주고 산 해외 배급사들은 짧은 홀드백으로 인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죠. 그렇기 때문에 해외 배급사들은 최대한 '동시개봉이 가능하고, 홀드백이 긴 작품'을 사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홀드백은 점점 짧아지는 추세이며 영화관+OTT 동시 개봉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해외 배급사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곧 불법으로 풀릴 영화를 비싼 돈 주고 살 이유가 줄어드는 것이죠. 게다가 매주 바뀌는 개봉 일정으로 인해 미리 영화관에 예약을 걸고 동시개봉을 준비하기도 쉽지 않는 상황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영화 해외세일즈 시장은 (높은 콘텐츠 수요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거래량과 수익이 줄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대표적인 해외세일즈사 XYZ Films


이러한 상황에서 인하우스 세일즈팀(투자, 배급, 제작 등의 다른 사업이 있는 회사의 세일즈팀)은 홀드백과 개봉에 대한 협의를 할 수 있기에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해외세일즈 대행을 메인으로 하는 회사는 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해외세일즈를 전문으로 하던 XYZ Film, Highland Film Group, Yellow Veil Pictures 등이 홀드백 관리와 해외세일즈 이외의 수익창출을 위해서 미국 내 배급까지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영화계에 참 좋은 소식이 들리지가 않는 상황입니다. 과연 이들 해외세일즈사들이 배급과 해외세일즈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네요. 해외시장도 새로운 BM이 개발되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넷플릭스, 뒷담화한 임원 해고]


독자님도 메신저로 뒷담화를 하나요? 그렇다면 조심! (하지 말라고는 안할게요) 최근 넷플릭스는 경영진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3명의 직원을 해고했어요.


해고된 직원들은 슬랙에서 프라이빗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고 착각했다고 한다


넷플릭스의 마케팅 고위 임원 3명(마케팅 임원의 절반)은 슬랙에서 경영진을 비난한 후 해고되었다고 합니다. 비난당한 경영진 중 한명이자, 직속 상사인 Jonathan Helfgot는 그들을 해고하길 꺼려했지만 고위층에 압력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고 전해졌어요.


이번 해고는 '동료 직원에 대해 면전에서도 할 수 있을 말만 하는 것' (aka 앞담화) 즉, 완전한 솔직함(Radical Candor)이라는 넷플릭스의 문화를 어겼기 때문이라는데요. 넷플릭스 임원들은 '비난을 해서 해고된 것이 아니라 뒤에서 비난을 했기 때문에 해고한 것'이라면서 차라리 공개적으로 말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네요.


여기까지 들으면 넷플릭스는 혁신적이고 진보적인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같지만, 모두가 '완벽한 솔직함'에 동의하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넷플릭스의 공동 CEO Ted Sarandos가 해고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글을 링크드인에 올리자 '솔직함을 강조하지만 이번 일은 모든 직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불과하다''비난과 불평을 말하다보면 회사를 바꾸려는 흐름이 내부적으로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과도하게 권위적으로 반응했다'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누가 맞는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한가지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뒷담화는 안하는 것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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