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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여우 Jun 09. 2024

아파트가 어때서

문명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다 (양동신)

아파트가 어때서

인류 문명은 나아지고 있는가 후퇴하고 있는가.

과학의 발전은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줄까 불행을 가져다줄까.

건설회사에서 많은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한 저자의 경험은 우리가 늘 가지는 '인공'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아파트가 어때서'라는 제목은 '아파트 공화국'을 떠올리게 했는데, 실제 저자도 그에 대한 답변을 던진다. 우리는 아파트를 성냥갑이라고 표현하고 전원주택을 이상적으로 생각하지만 아파트같이 낮은 건폐율과 높은 용적률의 구조물은 한국의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진보적인 방식일 수 있다고. 


전국의 소방차들이 한밤중에 집결할 수 있었던 이유

2019년 강원도 산불 진압을 위해 전국의 수많은 소방차들이 한밤중에 집결했다. 서울춘천고속도로, 서울양양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미시령터널, 배후령터널, 인제터널이 없었다면 강원도 험한 산길을 소방차들이 달려올 수 있었을까. 만약 전국에서 소방차들이 집결하지 못했다면 강원도 산불이 그처럼 빠르게 진압될 수 있었을까. 토목 엔지니어인 저자는 2019년 강원도 산불은 인프라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상기된 사건이라고 말한다.


보도블록을 위한 변명

연말만 되면 보도블록을 교체하여 예산이 낭비된다고 말한다. 나 역시 매번 멀쩡한 보도블록을 왜 교체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해방 이후 형성된 지반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토지 자체가 안정적이지 않다. 새로운 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침하가 진행된다. 또한 가로수 뿌리가 점점 커져서 어떤 부분은 볼록 솟아오른다. 계속해서 단차가 생기고 보도블록이 깨지기 마련이다. 

유럽의 도시는 사람이 산 지 천 년이 넘은 곳들이 대부분이다. 나무도 자랄 만큼 자랐고, 땅도 충분히 다져져 어 이상 보도블록 교체 같은 것이 필요 없을 수 있다. 


코르뷔지에가 주창했던 빛나는 도시를 위하여

코르뷔지에는 1920년에 파리의 인구밀도 문제를 해결할 파리 도시계획안을 내어놓았다. 높은 용적률과 낮은 건폐율의 고층 아파트를 짓고, 남은 면적은 숲과 공원으로 조성하여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이 계획은 실현되지 않았다. 코르뷔지에가 세운 현대건축의 5원칙인 필로티, 옥상 정원, 자유로운 파사드, 자유로운 평면, 가로로 긴 창은 아이러니하게도 파리가 아닌 대한민국 신도시에서 그대로 실현되었다.

르 코르뷔지에 '빌라 사보아'


인류는 수렵 채집과 농경의 시작부터 자연을 파괴해 왔고, 산업화 초기에는 극심한 해를 끼쳤다. 하지만 친환경적인 시스템으로 계속 진보해 나가고 있다. 공장의 폐수가 정화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바다로 방출되었던 내 어린 시절 고향 바다는 현재 해수욕이 가능할 만큼 깨끗해졌다. 저자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은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지만 나 역시 우리 미래는 지금보다 더 살 만한 공간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그 프랑스 지리학자에게 되묻는다. 우리나라 아파트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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