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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by 사막여우

국립현대미술관, MMCA은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의 약어이다.

뉴욕 현대미술관, MOMA는 'The Museum of Modern Art'이고, 방콕 현대미술관, MOCA는 '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다.


Modern Art는 근대 미술로 번역되는데, 근대라는 개념이 모호하여 시기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힘들다. 역사적 의미로 르네상스 이후 미술을 모던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보편적으로는 19세기 인상주의부터 20세기 전반,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1945년까지 나타난 미술 사조를 모던 아트라고 한다.


Contemporary Art는 현대 미술, 현재도 변화하고 있는 동시대 미술이다.


즉, 우리는 이 미술관들을 모두 현대미술관이라고 부르지만 모마는 Modern Art 중심, 모카는 Contemporary Art 중심, 우리나라 국립현대미술관 MMCA는 둘 다 포함하고 있다.

영린송현 녹지광장

안국역을 나와 공예박물관 쪽으로 가면 열린 송현 녹지광장을 만날 수 있다.

열린 송현 녹지 광장

열린 송현을 지나 미술관으로 가는 길이다.

그동안 높은 담장으로 갇혀 있던 공간을 임시 공원으로 조성했다. 공원이 생기면서 탁 트인 시야와 함께 인왕산이 보인다는 점이 너무 좋다. 정선의 인왕제색도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진다. 이건희 기증관 부지라고 하는데, 기증관을 세우더라도 인왕산을 가리지 않고, 녹지도 어느 정도 유지해 주었으면 좋겠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올해의 작가상 2024

올해의 작가상은 국립현대미술관이 2012년부터 SBS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운영해 오는 전시 수상 제도이다. 매년 네 명의 작가를 선정하여 전시를 하고 있다.

올해의 작가상 2024


윤지영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내장을 꺼내 그물을 짓던 때가 있었다

전시장 입구에 거대한 그물이 걸려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내장을 꺼내 그물을 짓던 때가 있었다'라는 난해한 제목이다. 만져도 되는 작품이다. 재료는 백금 경화 실리콘으로 촉감이 묘하다.


간신히 너, 하나, 얼굴


우물같이 생긴 커다란 원통 안을 들여다보면 거울 한가운데 밀랍으로 만든 작가의 자소상이 있다. 윤동주의 자화상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었다.

달을보듯이보기

'달을보듯이보기'라는 제목의 퍼포먼스. 작가는 높은 철봉에 매달려 있고, 머리카락은 천장에 묶여 있다. 손에 힘이 빠지면 머리 가죽이 벗겨질 것만 같은 아찔한 상황이다. 양 옆의 사람이 작가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그 위험은 면하지만 여전히 그냥 내려오기에는 너무 높고 위험하다. 바닥에 거북이 등딱지가 있어 작가가 바닥에 떨어질 때 다치지 않도록 충격을 완화해 준다. 이는 '희생'을 상징한다고 한다.


치밀한 계획 하에 이루어진 퍼포먼스겠지만 보는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 아들의 작품평은 이건 너무 위험하잖아. 이게 무슨 짓이야.


권하윤 '옥산의 수호자들'

VR체험이 가능하다. 예약으로 참여 가능한데, 평일이라 현장 대기로 참여할 수 있었다. 사실, 아이가 무척 하고 싶어 했는데, 11세 미만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하여 내가 체험했다.

눈이 몹시 피로하고 머리도 살짝 아팠다. 하지만 꽤 생생하고 재미있었다.

옥산의 수호자들



옥산의 수호자들

대만 원주민 부눈족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대만을 가본 적이 없고, 부논족도 처음 들었다. 옥산이라는 곳과 일제강점기 시절 대만 원주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양정욱

키네틱 아트 작품이다. 각 작품마다 동화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이 진 카이젠

할망

<이어도(바다 너머 섬)>은 제주도의 문화를 담은 영상 연작이다.


이강소

이강소

한국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작가인 이강소의 다양한 실험미술과 회화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아이는 이강소 전시가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이강소 인터뷰 영상






지워버려, 하지만 눈물은 지우지 마! 지워!

로비에도 여기저기 전시가 있었다.

지워버려, 하지만 눈물은 지우지 마! 지워!

관람객이 지우개로 원하는 장면을 지우는 참여미술이다. <지워버려, 하지만 눈물은 지우지 마! 지워!>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접속하는 몸 :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

19금 전시 코너가 있어서 보호자 동반하에만 입장 가능하다. 제목대로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내 상대로서 마르셀 뒤샹과 함께

나체의 여성이 체스를 두고 있는 사진이다. 마르셀 뒤샹이 누드의 젊은 여성과 체스를 두는 퍼포먼스가 연상되었다. 역시나 제목이 <내 상대로서 마르셀 뒤샹과 함께>


이불


다소 기괴했던 작품. 실제 여섯 구의 시신을 두고 죽음에 대한 강연을 하는 장면이다.


민영순, 앨런 드수자 <평화를 위한 의지****>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오노 요코와 존 레넌의 <베드 인>인 줄 알았다. 이 전시장에 오노 요코의 다른 작품도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다른 작가이다.

민영순, 앨런 드수자 <평화를 위한 의지****>라는 작품이다. <베드 인>의 패러디 작품으로 보인다.


오노 요코와 존 레넌 <베드 인>

베드 인은 1969년 암스테르담 힐튼 호텔에서 오노 요코와 존 레넌 두 사람이 7일 동안 침대에 앉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퍼포먼스였다.


깊은 계단을 내려가면 또 다른 전시가 연결된다. 미술관을 설계할 때 이 공간은 전시관이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종종 전시 공간으로 이용된다. 매번 올 때마다 이 계단이 아찔하다. 영화 <기생충>을 떠올리게 한다.

계단을 내려가면 강렬한 영상과 음악이 있는 공간이다. 자극적인 영상으로 눈이 피곤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4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전시이다. 직접 인터랙티브 게임도 참여할 수 있다. 아이말로 작동이 잘 되지는 않았다고.

우리는 이 작품이 재미있었다. 채팅방에 입장하면 당신의 소망이 무엇인지 반복해서 묻는다. 우리의 소망을 말하면 그에 대한 답변과 함께 영상 속 가상 도시에 변화가 일어난다.


디지털도서관

그동안 현대미술관을 숱하게 왔지만, 디지털 도서관은 처음 방문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디지털도서관
국립현대미술관 디지털도서관

미술 관련 서적과 잡지가 있다. 가방과 음료는 반입 금지이다. 입구의 사물함에 가방을 넣고 입장 가능하다.

국립현대미술관 디지털도서관

보유하고 있는 미술책이 어마어마했다. 큰 도서관의 예술 코너와 비교해도 여기 책이 가장 많았다. 비록 대여와 복사는 불가하지만, 방문할 만하다. 책 읽는 공간도 넓고 쾌적했다. 인사동에서 혼자 시간 보내기 좋은 장소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디지털도서관

월간미술에 <올해의 작가상 2024>이 실려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 디지털도서관

도서관 2층은 아카이브 공간이다. 아카이브는 개인 및 단체가 활동하며, 남기는 수많은 기록물 중 가치가 있는 것을 선별하여 보관하는 장소, 또는 그 기록물 자체를 이르는 용어이다. 그동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한 포스터와 자료들이 있다. 과천관이 가장 오래되어서 그런지, 아카이브 자료는 과천관이 가장 많다고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디지털도서관
정영선 :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도서관 2층 창 밖으로 정영선의 조경 작품이 보인다. 작년에 했던 '정영선 :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때 조성한 공간이다. 2년 동안 유지하기로 되어 있다고 한다.


미술가게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이다.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굿즈샵이 있다.

이름이 재미있다. 미술가게.

현대미술관 머그컵은 수작업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유약 시유 기포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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