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다. 비혼은 아니지만 결혼은 아직 두렵고, 연애를 하자니 또 너무 피곤해진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살자니 믿기지 않지만 내 나이가 벌써 마흔이란다.
올해도 6개월밖에 남지 않았으니 곧 한 살을 더 먹을 것이고, 나의 이 삶도 큰 변함이 없을 것이니 덜컥 조바심이 났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감 떨어지지 않게 적당히 유행어를 배우며 젊게 마음먹고 아직 삼십 대인 것처럼 철없이 살고 있지만 물리적인 나이가 나를 서서히 압박해 오고 있다.
사회적으로 결혼시기가 점점 늦어진다고는 해도, 자발적으로 아직은 혼자를 선택했다 해도,
결혼시장에서 이미 도태된 나이.
성격도 크게 문제없고, 결혼할 뻔한 사람이 있었는데 엎어졌던 사연도 크게 없고,
대단하진 않지만 크게 모나지도 않은데
‘저 하자 없어요!’ 설명하고 증명해야 오해를 안 받는 그런 나이.
남들 다 하는 결혼이 나는 왜 결혼이 두려웠을까?
평범한 연애를 해왔는데 왜 연애는 생각만 해도 피곤할까?
내가 찾은 답은 간단하게도 혼자가 좋았다. 혼자인 내가, 남자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도 삶을 잘 꾸려나가는 내가 기특하고 대견했다.
굳이 연애할 상대가 필요하지 않았고, 충분히 내 삶에 만족하며 가끔씩 찾아오는 외로움과 적막함도 좋아했다.
그러니 결혼이라는 것을 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고, 남편과 남편의 가족까지 책임져야 하는 그 결혼생활을 하기에는 내 그릇이 작아 아직은 품을 수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 결혼... 결혼은 이혼하지 않게 정말 잘 해내야만 한다는, 연습할 수도 없는데 실패해서는 안된다는 그런 부담감이 나에게 두려운 존재로 인식된 것 같다.
그러나 비혼은 아니다. 어쩌다 마흔이 되고 나니 나도 이제는 내가 기댈 수 있는 넓은 어깨를 가진 남자를, 이 사람이면 결혼도 두렵지 않겠다 싶은 사람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한 술 더 떠서 결혼이 두렵고 연애는 피곤하다는 사람치고는 나의 님은 언제쯤 만나게 될까 점이라도 치고 싶은 충동이 들 때도 있다.(하하)
비혼은 아니지만 결혼은 두렵고 연애는 피곤한, 근데 또 누군가는 만나고 싶은.
적잖이 앞뒤가 안 맞는 모순 가득한 나의 마흔 살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