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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미야 Oct 07. 2018

나대지 말라고요?

나를 표현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나대지 말라고요?
대전교육청 페이스북

수업 시간에 손을 번쩍 들고 있는 여학생의 사진이다. 사진만 보면 대체로 손을 번쩍 들고 발표를 잘 하지 못하는 한국 학생들이 많으니, '발표를 적극적으로 합시다'라고 장려하는 캠페인의 사진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진 위, 아래에 설명되어 있는 문구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학교 폭력 예방법'과 '지나치게 자기 뜻대로만 하지 말고 잘난 척하지 않기'라는 설명을 보고 나니 포스터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 메시지는 한마디로 "맞고 싶지 않으면 나대지 말라"이다. 수업시간에 손을 들어 자기 의견을 발표하는 것은 잘난 척하고 지나치게 자기 뜻대로 하는 학생이니, 친구들에게 맞지 않으려면 발표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충격이다. 씁쓸하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아직도 이런 교육을 받고 있었다니..


나를 표현하기 위해 온 세상

나는 세상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다 문득 내가 서 있는 무대에 시선이 머무른다. 나를 표현할 무대, 내가 오늘 바로 지금 서 있는 이곳.  


무대에 오르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준비된 대사와 연기를 수없이 외우고 리허설을 통해서 준비를 하고 무대에 오르는 배우도 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데, 준비된 대사도 없이 라이브 무대에 올라야 하는 우리의 삶은 더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할지 모른다.


그렇다. 우리에게는 무대에서 주연이 아닌 조연이나 별 볼일 없는 배역을 선택할 자유도 있다. 하지만 인생의 두 번째 무대는 준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의 무대에 주연으로 서기 위해서 용기를 내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나댄다는 소리 좀 듣는다고 그게 또 대수롭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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