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한 모닝을 위해
살면서 가장 어려운 두 가지가 있다. '매일 영양제 챙겨 먹기'와 '알람에 제때 일어나기'. 영양제는 꾸준히 먹어야지 싶으면 이미 일주일이 지나있다. 나는 아침형 인간이 되고 싶은 인간이다. 잠을 가장 미워하고, 잠을 가장 사랑하는 인간이기도 하다. 내 인생이 좀 고달프구나 싶을 때는 포근한 이부자리에 이불을 고쳐 덮고 바르게 누워 잠을 기다리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반대로 가장 불행할 때는, 그 행복한 순간이 1초 만에 지나가고 알람이 울리는 순간이다.
우리 집안 내력은 잠이다. 가족들 모두가 잠이 많다. 아침형 인간은 4인 중 누구도 없다. 기상시간이 모두 늦은 편인 데다가, 친척 모두가 모여 가족여행이라도 가는 날에는 모두 우리 가족의 숙면에 감탄한다. 부끄럽지만 늘 꼴찌다. 어쨌든, 학창 시절을 어떻게 일어나서 늦지 않고 학교에 갔는지 지금도 감탄스럽다. 대학생 때는 오로지 잠을 위해 시간표를 바득바득 뒤로 미룰 정도였으니 말이다.
졸업을 한 지금은 내 마음대로 일어나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다만, 젊음을 길게 쓰고 싶어 잠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나는 벌써 나의 20대가 아깝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젊음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진다. 시간을 아끼고 싶어졌다. 다 같은 젊음을 지나가지만, 젊음을 활용하는 시간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1시간만 덜 자도, 1년이면 365시간을 버는 것이다. 365시간이면... 뭐든 못할 게 없는 시간이다. 나중에는 이 시간들을 제발 내놓으라 해도 이미 늦었을 것이다.
알람이 없으면 평균 9시간을 잔다. 이제는 6시간이다. 아침형 인간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책 <미라클 모닝>을 집어 들었다. 정말 의지력 하나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이야기 하나로 이렇게 많은 말을 써낼 수가 있다고?라는 의구심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책장을 하나씩 넘기며 빨려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했다.
미라클 모닝이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새벽 기상은 시간을 찾는 것이다.
2. 알람을 끄고 다시 잠에 드는 것은 '오늘 나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고 싶지 않아'라는 의미이다.
3.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건 지금이다.
시간을 확보하는 통제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아침에 일어나는 일은 더 이상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고, 주어진 하루를 얼마나 특별하게 보낼 수 있을지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다. 속는 셈 치고, 책에서 추천하는 기상 후 루틴들을 똑같이 따라 해 보았다. 사실 원래 하던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다른 점은 시간이었다. 캄캄한 창문 밖이 어색한 게 가장 큰 차이였다.
이부자리를 정리한다. 가벼운 명상을 한다. 감사 일기를 쓴다. 책을 읽는다. 운동(러닝)을 한다. 참으로 미라클 한 루틴이다. 사실 막상 해보면 별건 아니다. 오후에도 가능한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도 깨어있지 않은 듯한 고요한 시각,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을 마련해준다는 사실이다. 나만의 하루를 애정 있고 정성스럽게 다뤄주는 방법으로 균형 잡힌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책 <미라클 모닝>에서는 매일 아침이 크리스마스 당일날 일어나는 기분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을 당연한 것이 아닌 '특별함'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나처럼 일어나는 게 힘든 분들이라면, 당연하지 않은 하루를 정성스럽게 보내보는 방법을 고민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