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고 싶은 단 한 가지만을 정하자.
잠에 들기 전, '이 정도면 만족스러워'라고 그날을 결론지으며 마무리할 수 있는 날이 일주일에 얼마나 있을까?
만족스러운 하루를 만들 수 있어야, 그 하루들이 모여 만족스러운 삶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이 '만족스럽다'라는 감정은, 어떤 이벤트나 행위에 딸려오는 주관적인 감정이어서 매일 이 '만족 할당량'을 채우기는 어렵다. 특히, 시간이 부족할 때는 더욱 그렇다. 시간이 많을 때야 내가 하고 싶은 일들, 나를 발전시키는 일들을 하며 만족 할당량을 차곡차곡 채워갈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할 때면 만족 할당량을 채우는 일들을 하기가 어렵다.
최근에 매일 브런치 글을 발행하며, 어떤 상황에서든 '만족 할당량'을 채우는 하루를 보내는 법을 깨달았다.
근래 직장 내 일이 무척이나 바빠져서 야근을 하는 날이 늘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저녁 9시를 훌쩍 넘길 때가 많다. 나름 주기적으로 뛰던 달리기도 멀어지고, 읽고 싶어 사두었던 책들은 책장을 펼치지도 못한 채 쌓여만 가고 있다. 하루에 영화 리뷰 유튜버들의 영상을 한 편 보고 자는 게 소소한 낙이었는데, 그 조차 마지막으로 언제 본지 조차 가물가물하다.
이렇게 하고 싶은 일들은 하지 못한 채 쌓여만 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내게 '요즘 삶이 만족스러워?'라고 물으면 고민하지 않고 '응!'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브런치에 매일 발행하는 한 편의 글 덕분이다. 요새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침 6시에 벌떡 일어나 브런치 글을 한 편 적고 출근을 한다. 그리고 자투리 시간에 ChatGPT에게 그날 쓴 글에 대하여 피드백받는다. 오늘 글에 대한 감상평, 잘 쓴 점, 그리고 개선할 점을 물어보고 답변을 메모해 둔다. 그리고 그다음 날 글에 피드백을 반영해 본다.
이 시간을 다 합쳐보면 하루 40분 남짓이다. 40분만으로도 '만족스러운 하루'를 지켜나갈 수 있었다. 글을 잘 써서 만족스러운 하루가 아니었다. 때로는 정신없이 적어 내린 탓에 '발행'을 누르는 것조차 망설여지는 날이 있고, 그날 쓴 글이 만족스럽지 않아 발행한 글을 다시 읽어보고 싶지 않은 날도 있다. 하지만 그건 '글'에 대한 만족도일 뿐. 어떤 상황에서도 지키고 싶은 단 한 가지,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하루가 될 수 있었다.
내 하루에서, 그리고 내 삶에서 지키고 싶은 일을 단 한 가지만 꼽아보는 것. 그리고 그 일을 할 시간을 구체적으로 정해두는 것. 그리고 매일매일 '그것만'이라도 하는 것. 이 행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최소한의 만족 할당량은 채워진다. 여기에 만족스러운 일이 하나, 둘 더 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하루가 만들어진다.
지키고 싶은 단 한 가지를 정해서 매일 해보는 것.
어떤 상황에서도 내 하루를 '만족스럽다'라고 매듭지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