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윤식 Aug 07. 2019

경제 공부 이걸로 시작하세요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2014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1만6800원


쉽다. 어렵지 않다. 경제는 누군가가 어렵게 설명해서 어려운 것이다. 대학에서 교양으로 들었던 경제학 개론이라는 수업도 그랬다. 국어사전만한 두께의 교재로 숫자와 그래프를 들먹이며 설명하는 경제학은 하품만 나오는 과목이었다. 하지만 장하준 교수가 쓴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그렇지 않았다. 그의 책은 수업보다 더 훨씬 나은 경제학 입문서다.


장하준은 기존의 경제학자와 달랐다. 이야기로 설명했다.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사례를 들어 스토리텔링으로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경제학파를 설명하기 전에 왜 경제학 역사를 알아야 하는지 설명한다. 그렇지 않고 곧장 오스트리아학파, 슘페터학파, 케인스주의 같은 것들의 정의와 장단점을 말했다면 나는 바로 책을 덮어버렸을 것이다.


경제가 어려운 이유와 경제 뉴스가 어려운 이유는 비슷하다. 문제는 용어다. 많이 들어봤던 JP모건과 유럽 축구팀 유니폼에 적혀있는 바클레이스 같은 은행이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대부분 모른다. 파생상품이며 뮤추얼펀드, 스와프, 옵션 등은 설명을 들어도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그러한 용어들을 이 책은 잘 설명해준다.


참고로 은행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바클레이스 은행은 상업은행이지만 바클레이스 캐피털은 투자은행이다. JP모건은 JP모건체이스의 투자은행 브랜드다. 그들의 상업은행은 체이스 맨해튼이다.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는 상업은행이 없는 투자 은행이다.


투자 은행은 주식과 채권을 만들고 거래하는 것은 돕는다. 기업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성하는 것을 돕고, 고객 기업이 주식과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을 돕는다. 기업을 대신해 판매하기도 한다. 그들은 소액 개인 투자자와 거래를 하지 않는다. 돈이 많은 개인 투자자나, 개인 투자자의 돈을 모아 만들어진 펀드와 같은 기관 투자자를 상대한다. 설명이 쉽지 않은가? 본문의 일부를 옮겨봤다.


용어를 알면 판이 보인다. 미국이 기준 금리를 바꾸면 언론사들은 속보로 그 소식을 전한다. 최근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정하자 우리 증시는 폭락했다. 코스닥 시장에는 사이드카가 걸렸다. 미국 혼자의 선택이 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그것이 나에게 미칠 파장은 무엇일까?


경제에는 국경이 없다.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면 중국의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 기업이 타격받는다. 기업이 어려워지면 그곳에서 일하는 근로자, 그들의 가정에 어려움이 닥친다. 급여가 줄거나 동결될 수도 있고, 공장이 문을 닫거나 직원을 정리 해고할 수도 있다. 그렇게 실업자가 발생하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소비도 위축된다. 한 나라의 경제 침체로 이어지는 셈이다.


선택은 연결되어 결과를 낳는다. 장하준 교수는 그 연결을 세세하게 설명하면서 경제를 이해시킨다. 그리고 그 선택에 시민들이 개입하기를 원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정책에 반영되기를 바란다. 이유는 단 하나다. 경제는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전문가나 권력자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그러한 목적으로 쓰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책하는 당신에게 추천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