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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윤식 Nov 15. 2019

조지 오웰의 평론집

모든 예술은 프로파간다다, 2013

조지 오웰 지음, 조지 패커 엮음, 하윤숙 옮김 / 이론과실천 - 1만6000원


평론집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평론이란 작가나 작품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독자가 대상을 모른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읽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더군다나 외국 작가나 소설에 대한 이야기라면 어떨까? 공감이 될까?


『모든 예술은 프로파간다다』에는 조지 오웰의 쓴 평론과 문학, 예술에 관한 에세이가 담겼다. 주간지 ≪뉴요커≫ 전속 기자인 조지 패커가 15편을 묶었다. 영국 작가의 글을 미국 기자가 책으로 만들었다. 그만큼 영미권 사람이 아닌 나에게는 책이 지루했다.


전반부에는 찰스 디킨스에 관한 이야기가 상당히 길게 담겨있다. 그의 작품을 본 적이 없지만 워낙 유명한 영국의 소설가이기에 이름은 익숙했다. 기네스 펠트로와 에단 호크가 출연한 영화 「위대한 유산」의 원작이 디킨스의 작품이다.


영국인 조지 오웰은 자신부터 91년 앞서 태어난 자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에게 관심이 많았다. 오웰은 디킨스의 삶과 작품을 분석하면서 사회 비판의 강하다고 알려진 평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 이외의 내용은 따분했다.


나머지도 다르지 않았다. 평론의 대상을 적어본다. 영국의 소년 주간지, 영화 <위대한 독재자>, 알렉스 컴퍼트의 <그런 자유는 없다>, 키플링, T.S. 엘리엇, 살바도르 달리 등이다. 다른 에세이집에서 보았던 5편의 글은 읽지 않았다.



하나를 추천하자면 <살바도르 달리에 관한 몇 가지 단상>이다. 뾰족하게 올라선 콧수염이 그의 상징이다. 초현실주의 화가로 알려진 달리는 유년 시절부터 남달랐다. 아니 이상했다. 세 살 여동생의 머리를 발로 차고, 어떤 소년을 현수교로 아래로 던졌다.


사춘기 시절에는 사랑하는 소녀를 흥분시키기 위해 키스와 애무를 퍼부었다. 하지만 관계를 맺지 않았다. 그런 상태를 유지하면서 그녀에게 굴욕을 주고 자신의 힘을 느끼는 것을 즐겼다. 달리는 이를 ‘5개년 계획’이라고 했다.


성인이 돼서도 여전했다. 성 도착과 시체 애호가 그의 특징이다. 달리의 초현실주의적 그림과 사진에서 뚜렷하게 확인된다. 혐오, 모멸, 외설로 요약되는 살바도르 달리의 예술은 비판이 대상일까 아닐까. 오웰은 그 지점에서 예술가의 도덕을 논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다. 당신이 문학가이거나 평론가이거나, 비슷한 영역에서 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권해본다. 허나 일반인에게는 별다른 재미가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모르는 것에 대한 평은 무의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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