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by 시니

친정단톡방에 날아들어온 사진 8장

삼척 바닷가에서 찍은 남동생 큰언니 엄마

오늘따라 유난히 늙어 보이시는 엄마

얼굴을 뒤덮은 주름

눈물이 왈칵 난다

멀리서 찍은 사진은 젊어 보이시는데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은 지난번에 뵈었을 때와는 현격히 차이가 날 정도로

늙어 보이신다

화장을 제대로 안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사실 87세시니까 나이 드신 게 맞는데

난 엄마가 아직도 젊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성당 봉사활동, 노인 일자리 봉사, 수영 강습, 걷기 운동, 경로당 활동 등 활발하게 움직이는 엄마라 젊다고 생각했나 보다

아직도 우리들에게 김치, 고추장, 된장, 무말랭이, 고추장아찌 등 반찬을 만들어서 택배로 보내주신다

맛있게는 먹는데, 내가 엄마를 위해 만들어서 보내드려야 하는데 거꾸로 된 것 같아 늘 죄송하다

하지만 엄마는 그게 기쁨이자 행복이라고 말하신다

최근에 올케가 성당 세례를 받았다

세례명은 마르첼라이다

모니카인 엄마는 최고로 기뻐하셨다

열심히 성당을 다니는 올케를 우리 가족 중에서 제일 좋아하시게 되었다

제천 배론성지에 자리를 마련해 둔 엄마는 더없이 마음 편안해하신다


나의 어렸을 적엔

아빠의 능력으로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았다

엄마는 늘 전축에서 나오는 옛이야기를 들으시며 술빵을 만드시고 뜨개질을 하셨다

나의 청소년기에

아빠가 아프시게 되었고

엄마는 산업전선에 뛰어드셨다

곱게만 계시다가 거친 세상을 헤쳐나가려니 무척 힘드셨을 텐데 그래도 엄마니까 해내신 것 같다

아빠의 병시중에, 사 남매 키우기에, 일하시느라 잠 한번 편히 못 주무셨을 엄마

우리 사 남매는 그런 엄마를 둔 덕에 바르게 잘 자랐다

맞벌이부부가 많아서 둘째 언니네집, 우리 집, 남동생네 집에서 손주들을 키워주시고 살림도 도맡아서 해 주셨다

6년 전부터는 고향집에 내려가서 혼자 지내신다

가까이에 사는 큰언니와 자주 왕래 하시고 동네분들과 잘 어울리신다

예전에는 얌전했는데 살아오시면서 친화력 있는 성격으로 변하셨다

가끔씩 집에 내려가면 하루 종일 얘기를 하신다

내가 잘 모르는 사람들, 잘 모르는 내용도 거침없이 하신다

듣다 말다 딴생각하다 집중하다 그러게 된다

엄마는 지금도 건강하셔서 어디든 잘 다니신다

하지만 사진 속 늙어감이 보이니 이제는 걱정도 든다

엄마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왜냐하면 큰외삼촌이 올해 95세시니까 장수가족인 것 같다


엄마

사랑해요

매일 행복하세요

작년에 온 가족 제주여행 간 것처럼

올해도 다 함께 여행 가기로 해요


세상의 모든 어르신분들이 건강하게 나이들어가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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