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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치 행복

by 시니

어리석은 자는 멀리서 행복을 찾고, 현명한 자는 자신의 발치에서 행복을 키워간다 라는 말을 제임스 오펜하임이 했다.

행복을 말하는 자들이 많다.

과거부터 행복론자들도 많다.

행복하세요.라는 말도 자주 쓰고 듣는 말이다.

손쉽게 되는 일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다.

오늘도 숨 쉬세요.라는 말은 안 하듯이 말이다.

그러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많이 말하는 행복은 왜 쉬운 일이 아닌가? 왜 매일 그냥 되는 일은 아닌 것인가?

쇼펜하우어가 인간을 정의한 말에 수긍이 된다. 인간은 원래 고통과 권태를 반복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렇게 살면 되는데 인간은 또 그렇게 살고 싶어 하지 않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즐거움, 기쁨, 희열, 행복이라는 틀 속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욕망이 강하다.

그래서 노력이라는 게 필요하다.

부족함, 결핍을 채우려고 한다.

그래서 완전한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어 한다.

나도 그런 인간 중 하나이다.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멀리 있는 행복을 좇는 게 아니다. 그게 행복의 구조이다.

자신의 발치에서 행복을 찾으면 한걸음조차 행복이 된다.

나는 이 행복을 발치행복으로 부르고자 한다.

오늘 신은 흰 운동화는 때가 타서 좀 까매졌다. 그게 내가 살아온 흔적 같아서 반갑고 좋다.

그 안에 신은 보라색 실크 양말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내 생애 제일 비싼 양말이다. 그냥 한번 사보고 싶어졌다. 발에게도 명품을 안겨주고 싶었다.

나는 오늘 약간은 때 탄 흰색 운동화를 신고 그 속에 바이올렛 빛깔의 양말을 신고서 걷는다. 발치행복과 함께...

사랑해,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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