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생각만 했을 뿐이다
단지 몇 초 앞을 끌어왔을 뿐이다
그 "뿐"이기만 한 죗값이
가슴에 부대끼더니
헝클어지고 뭉쳐진다
끊어내어 지지도
잘라내어 지지도
버려지지도
녹여지지도
않는
돌 같은 딱딱
희미한 다섯 손가락으로 빼어낼 수 있을까
흐어헛 기염으로 끄집어낼 수 있을까
뜨건 물 부어 흐느적 사라지게 할 수는 없는 건가
정녕!
습관화된 어지러움과
관습화된 토악질과
반복적인 굳혀짐
내가 너였다면
해 줄 수 있을 텐데
내가 나여서
못 해 주는 심정 또한 감옥에 갇히고 만다
베란다 창틀이
감옥 창살이 되어
가슴에 와 박힌다
그렇게라도
깨어지든
부서지든
한다면
막힌숨이 큰숨으로 전환되지 않을까
한숨 들어마시듯
또 한숨 내쉬며
생각을 흐뜨려버린다
정제되지 않은 그 무엇은 가라
곤란한 덩어리도 가버려라
생각의 감옥에 갇힌
생각을
풀어주어라
도망갈까 두려워
새장에 잠근 파랑새도
열어주어라
파르르르
휘두르르
날아오른 파랑새 허리춤에
생각을 날려 보내라
넌 할 수 있다
내일이 오늘이고
어제가 오늘이다
단 하루 오늘만 잘 살면
평생 잘 사는 거임을
날갯짓처럼 끄덕여라
몰라도 알아라
오늘 밤
편히
숨 쉬며
고이
잠들길
나라는 그대여
환한
내일
아침에
마주하며
힘차게
강건하게
날아오르길
그곳이 어디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