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번째 이야기
오늘은 "나의 봄"이라는 키워드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지난날 나는 어떻게 봄을 맞이했을까? 내가 봄이 되면 가장 많이 한 일이 무엇이지? 생각해보면 항상 봄이 되면 지방의 명소들을 찾아가는 즉흥적인 여행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의 여파로 사람이 붐비는 곳은 되도록 피하다 보니 봄의 계절임에도 종일 답답한 일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꽉 찬 주말인데 따뜻한 기온에 정말 봄이 온 것만 같았고, 때마침 건축사 시험이 무기한 연기되기도 해서 여유를 만끽하려고 아침부터 집에서 가까운 한강변을 천천히 달려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오늘 라이딩 코스는 잠실한강공원~미사리조정경기장~팔당대교(팔당냉면)~덕소삼패공원(커피)~반포한강공원(라면/소세지)~잠실새네~석촌호수~방이동(연탄갈비)로 계획된 코스로 약 70km의 강변길의 수변공간을 돌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한강 공원과 산책길, 자전거 길을 찾아 따스한 햇살을 만끽하며 조금은 여유로운 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강변을 시원하게 달리다가도 커피도 한잔하고 맛난 점심도 먹으며 햇살 좋을 땐 잠시 공원 벤치에 앉아 한 시간 가량 음악도 듣고 경치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네요.
도시와 건축을 함께 설계하는 건축가 입장에서 수변공원을 바라보니 나름대로 보행자들과 라이딩, 트래킹을 할 수 있는 길과 공간이 어우러져 계획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국제적인 도시답게 한강과 호흡하며 시민과 관광객들이 머무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있는 공공건축물과 공원들이 생겨나면 서울이 가지는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에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서울의 한강은 그만큼 세계적인 명소로서 한국을 빛낼 그 잠재되어 있는 가치가 충분하다는 결론입니다. 앞으로 서울시에서 한강의 전체적인 마스터플랜(Waterfront Plan)을 계획하고 있으니 향후 100년의 모습을 잘 만들어 후손들에게 또 다른 문화유산을 물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분들에게 시기적으로 참 어려운 시간이지만, 나의 이 봄의 시작은 제가 거주하는 멀지 않은 자연에서 봄을 느끼며 수변을 거니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고, 싹을 틔우는 자연을 만나고, 이 장소를 바라보며 나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며 맞이했습니다. 오늘이 아니면 다시 만나기 어려운 ‘오늘의 봄’을 만나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Note
"나의 봄을, 2020년 봄의 계절을 보내고 있는 이 시간을 소중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