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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d Marine Mar 30. 2020

정해지지 않는 여행이 준 커다란 선물

#. 14번째 이야기

B O R A C A Y

오늘은 ‘일상 탈출’에 대한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문뜩 하던 일을 손에서 내려놓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셨나요? 아마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이 쉼표를 얻기 위해서 가장 많이 갖는 생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 제 동료들만 보아도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분들이 주변을 둘러봐도 참 많다는 걸 느끼는 요즘입니다!!^^ 저희 같은 건축가들에게는 낯선 도시를 마주하는 것만큼 설레는 시간은 없는데 말이죠!!


여행을 생각하는 의미는 사람마다 모두 다를 거예요. 그중에서 오늘 떠오르는 것은 “여행은 한 치 앞도 모를 사람의 인생과 같은 설레임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대다수 사람들은 자기가 정해논 또는 사회가 정해논 길을 앞만 보고 달리잖아요. 그러다가 간혹 길을 잃어버리는 경우들이 많이 발생하여 당황하거나 주저 않은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불확실한 세상을 살면서 생기는 당연한 이치라고도 볼 수 있고, 모든 게 마음먹은데로, 원하는 데로만 되었다면 인생의 소중함을 몰랐을 것입니다. 그렇듯 가끔씩 자기의 길을 걸어가다가 고개를 들어 내가 걷고 있는 길을 쳐다봤을 때 이 길이 아니라고 생각되더라도 전혀 낙담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또 다른 나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잖아요! 그것만큼 설레는 순간이 또 있을까요?


제가 지난번 일본에 여행을 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유명 건축가의 건축물을 보기 위해 열심히 지도를 보며 한참을 걸어가던 중 나도 모르게 길을 잃은 적이 있었습니다. 순간 여기가 어디지? 이쪽으로 가야 하나? 여긴가? 조급해하고 있던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그순간 또 다른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요. 길을 좀 헤매고 잃으면 어떤가 내가 보는 건물이 다 내가 처음 보는 건축형태인데!! 보고 싶은 건축물만 찾아가는 게 전부가 아닌데 그 길에서 우연히 만난 건축물을 잊고 있었구나 하고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어느덧 고층 빌딩 숲을 벗어나 허름한 일본 가옥들로 가득한 골목을 걸으며 "그래 이게 일본 특유의 건축물이지" 하고 소리쳤던 기억이 났습니다.

S A P P O R O
건축명 : kakko House , 건축가 : Yoshihiro Yamamoto
진정한 여행은 길을 잃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 뒤로 저는 일정, 장소 등 완벽한 계획을 정하지 않고 단순한 키워드에 주제를 맞춰서 나만의 여행을 실행해보고 있습니다.


노을이 가장 멋있는 장소는 어디지?

단풍이 가장 아름답게 물든 장소가 어디지?

한국에서 제일 높은 산은 어디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시장은 어디지?

미술관 옆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서울의 가장 아름다은 캠퍼스를 가볼까?

매화꽃이 가장 예쁘게 피는 마을은?


여러분들도 계획만 갖고 여행을 가는 것 보다도 우연히 떠오르는 주제를 따라가며 만나는 그 풍경에 의미를 찾아보시길 추천합니다.

길을 잘못들어 처음 가봤던 순천만 생태습지국립공원




요즘 계절이 봄이니까 전국 각지에서 여전히 지역에 맞는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짧은 주말을 더욱 멋지게 보낼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는 여행을 떠나보는 것. 혹시 다른 이유 때문에 (돈, 시간, 귀찮음!?) 여행을 꺼리신다면, 맘 잡고 딱 한 번만 가보세요.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모든 장소는 그에 맞는 계절과 시간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장소라도 계절별로 전혀 다른 기억을 선물해준다


혼자라도 괜찮고 추억을 나눌 그 누군가와 사진과 영상을 남길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곧 다가올 4월에도 좋은 사람과 Red Marine 의 낯선 도시(동네) 여행은 계속됩니다 :D




Note
가볍게 운동화를 신고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교외로 나가서 주변 도시를 혹은 자연을 트레킹 하며 걸어보시길 추천합니다. 4월에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모습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사회적으로 거리두기 캠페인을 위해서 개인 마스크나 손씼기와 같은 위생은 철저히 챙겨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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