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 SAN art & 건축이야기

#. 29번째 이야기

by Red Marine

한 한 달쯤 지났을까요? 현업에서 건축가로서의 길을 함께 걷고 있다 보니 새로운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경쟁 공모안을 제출하는 업무 일정과 겹쳐 글 쓰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마감 후 틈틈이 답사 후 메모만 해두었던 글을 이제야 정리를 해보게 되었네요.


오랜만에 휴일을 맞아 건축과 문화, 예술을 좋아하는 몇몇 분들과 강원도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에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유명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를 맡아서 알려진 미술관인데요. 한솔이라는 종이를 제작해온 기업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미술관이라고 하네요. 알고 계셨나요? 건축을 전공한 저에게 뮤지엄 산의 첫인상은 노출 콘크리트와 돌로 쌓은 듯한 돌담의 이미지가 대조적이면서도 참 잘 어울리는 풍경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수공간을 통해 진입하는 작가만의 시그니쳐 콘셉트가 더해져 자연과 호흡하는 건축물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건축물을 하나씩 가만히 보다 보면 의외로 자주 보이는 사선의 이미지와 빨간색의 미술장식품들, 다양한 자연의 재료, 수많은 제각기 다른 경사로(slope)까지 많은 요소들로 구성되어 다채로운 공간들이 많았습니다. 내부를 한 바퀴 천천히 돌아보며 재료의 활용, 높낮이에 따른 공간감,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모습에 대해서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빛의 교회"

여러분은 혹시 건축가 "안도 타다오"를 아시나요? 안도 타다오처럼 독특한 건축가도 없을 것 같습니다. 대학도 가지 않고 권투 선수를 하다가 건축가가 되기 위해 혈혈단신 유럽을 돌며 유명 건축물들을 답사한 인물. 우리나라 못잖게 인맥 지연 학연으로 모든 게 이뤄지는 일본에서, 그것도 가장 연줄이 설계를 따내는데 많이 작용하는 건축에서 오로지 자기 능력과 근성 하나로 성공한 인물. 고졸인데도 일본 최고 명문인 도쿄대 교수가 된 인물. 그가 바로 건축가 안도 다다오입니다. 안도 타다오는 내부에 들어가는 공간이 얼마나 다양하고 감동적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건축가랍니다. 흔히 그의 건축은 기하학적이라고 설명하지만, 그의 건물을 제대로 보려면 건축형태나 외관이 아닌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공간에서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자연을 활용하는, 빛과 건축물에 대해서 관찰해야 합니다.

"물의 교회"

건축물을 구경할 때는 그 건물을 탄생시킨 작가의 의도를 알고 다시 한번 그 공간을 바라본다면 또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그의 작품 중 이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아마도 대표작 오사카의 "빛의 교회"와 홋카이도의 "물의 교회"가 있습니다. 저 또한 대학원 시절 이 두 사진을 보자마자 매료되었던 기억이 있으며, 내용에 대해서 공부를 한 후 실제로 일본까지 가서 어렵사리 예약을 해 이 작품을 보고 느끼고 오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좋은 건축을 볼 때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훌륭한 건축가들의 멋진 건축물이 많이 조명받기를 바랍니다.


건축기행은 여행을 하면서도 이렇게 건축물도 보러 다닐 수 있어서 즐겁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맞듯이 지어진 건축물이 어떠한 의도로 어떻게 설계되었고, 그 히스토리를 알고 보다 보면 자신이 느끼는 공간에 대해서 어느덧 자기만의 철학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건축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항상 건축을 꼭 어렵게 학문처럼 풀어서 이해할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대중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건축에 대해서, 공간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보다 쉽게 생각들 수 있도록 하는 글이나 표현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더 많은 건축가들의 활동이나 전시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좋은 건축물이 많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 작가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건축물에 대해서 리서치를 하고 곳곳이 숨어있는 건축물에 가보신다면 아마 더 많은 부분이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한참을 둘러보며 건축에 관심이 있으신 지인분들과 대화하고 건축물과 타다오에 대해 간략히 설명도 해드렸습니다. 저도 또한 건축가는 많은 답사와 학습을 통해 좋은 것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항상 믿고 노력하고 있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건축이 정말 다양한 분야들과 협업하며 복잡한 구조의 어려운 과정을 거치지만 내부 마감까지 마무리되어 사용자를 만날 때 정말 간결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건축물을 디자인해보고 싶다고 강하게 느낀 하루였습니다.




다음 투어는 원주에 이어 파주로. 포르투갈의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로 시자의 미메스시 아트 뮤지엄의 매스의 아름다운 선율을 보러 가 볼까 합니다. 다음 건축물도 기대해 주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