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어학연수 필요성에 대한 고찰
호주는 영어가 좀 되는 여행자들에게는 워킹 홀리데이를 통해 서빙, 영어교사 보조, 사무직 등에서 몇 개월 일하고 다음 몇 개월은 여행 다닐 수 있고 영어가 좀 안 되는 여행자들은 농장으로 가서 고된 노동을 하고 또 여행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각 대학과 학원에서 다양한 레벨의 어학코스가 있어서 오전에 영어수업을 듣고 오후나 주말에 여행을 다닐 수도 있다.
아무튼 호주는 이래저래 젊은 이들을 오게 만들고 벌어서 돈을 쓰게 하거나 그냥 돈을 쓰게 만든다.
내가 한 달 동안 받은 코스는 UNSW(University of New South Wales)에서 주관하는 영어교사 연수(English Teacher training Courses)였다. 한 달 동안의 영어교사 코스는 재미있고 유익했다. 더군다나 같이 갔던 동료 교사분들한테서 영어 가르치는 노하우와 영어 사용능력을 더 많이 배운 것 같다. 그리고 우리를 주로 가르치셨던 다니엘라 교수님은 수업 준비와 학생들에게서 주제를 끄집어내는 것은 저렇게 하는 구나를 느끼게 해 준 영감을 준 분이시다.
연수 받으러 온 교사들끼리도 여러 연수를 받아 봤지만저렇게 준비 철저히 하고 수업 잘하는 사람 못 본 것 같다며 이야기를 했다. 지금도 다니엘라 선생님 수업을 생각하며 수업 준비를 하고 다른 교과를 가르칠 때도 자주 이용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학교사정상 영어전담을 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다는 사실. 일주일에 두 시간 있는 우리반 영어시간에만 이용할 뿐.
연수 마지막 주의 수업시연과 발표수업은 나도 준비하면서 많이 배웠지만 동료 교사들의 수업시연에서 배우는 것더 많았다. 같이 연수를 들었던 17명의 초 중등 교사들도 만족도 조사에서도 수업은 좋았다는 평을 많이 해주셨다. 홈스테이만 아니면 공부도 하고 방과 후에는 밖으로 나가 시드니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멋진 곳이긴 하다.
그래서인지 수업 빠지고 다른 길로 새지 말라고 코스 수료 원칙이 100% 출석에 아파서 못 나올 시 호주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가져와야 했고 여권이나 기타 개인물품 분실로 인한 처리로 결석하는 것도 결석처리를 했다. 다행히 4주 과정 동안 크게 아픈 사람(감기, 두통 정도는 그냥 약 먹고 대부분 출석)도 없었고 여권이나 신용카드처럼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도 놀러 간다고 빠진 사람도 없이 모두 무사히 연수를 마쳤다.
영어교사 연수 일정 중에 수업을 참관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호주의 1월은 방학기간이라서 초등, 중등학교의 참관이 어려운 관계로 대학의 어학코스 과정을 레벨별로 참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었다. 사실 초등, 중등학교의 수업은 한국에서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수업하고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대학의 어학코스는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우는 과정이라서 아마도 우리와 상황이 비슷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에 자녀나 또는 내가 어학연수차 한 달 또는 두 달 대학의 어학연수를 보낸다면 과연 어떻게 배우는 지도 궁금했던 차였다.
대학의 어학코스는 international학생들을 위한 건물에서 따로 진행된다.
좋게 말하면 어학코스의 학생들을 배려한 것이지만 기존의 대학 캠퍼스 밖이나 끝에 자리 잡고 있어서 실제로 어학코스의 학생이 진짜 UNSW대학생이 아님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어학코스 학생들이 발급받은 학생증으로는 대학의 도서관에서 대출도 되지 않는다. 단지 어학코스 건물(UNSW의 L5 건물)에 있는 작은 도서관에서 여러 어학코스 도서나 비디오 등을 빌릴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어학연수 첫날 만들어 주는 학생증으로 극장이나 오페라 하우스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받아서 가지고 다는 것이 좋다.
17명의 교사들은 각 6단계의 레벨별로 참관을 했고 중등교사이면서 월등히 영어 실력이 높으셨던 한 분만 비즈니스 영어과정을 참관하셨고 나머지는 모두 General English Courses 참관했다. 내가 참관한 레벨은 3단계 과정이었다. 학생들은 대부분 20대 대학생들이고 단기 어학연수를 온 학생부터 UNSW에서 엔지니어 과정을 들어가기 위한 준비단계로 듣는 학생도 있었다. 나라는 한국, 중국, 그리고 이름 모를 중동 지방, 칠레에서 온 학생 등 국적은 다양했다.
참관 소감을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건 아닌 것 같았다. 내 자식이 호주로 어학연수를 간다고 하면 그냥 영어 배우는 것보다는 놀러 다니고 오겠거니 생각하는 것이 가장 마음 편한 생각일 것이다. 물론 내가 본 수업과 내 생각은 온전히 주관적이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모두 싸잡아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님을 밝힌다.
내가 봤던 수업은 영어학원에서 코스북으로 레벨별로 원어민 강사에게서 영어를 배우는 것과 같았다. 그러니 굳이 호주까지 와서 한국 영어회화학원에서도 배울 수 있는 과정을 배울 필요가 있느냐는 거다. 그리고 한 달 동안 영어실력을 늘리는 것은 순전히 본인 몫이다. 우리가 다니엘라 교수님한테서 배웠던 학생에게서 이끌어내고 의미 있는 과제 수행을 통해 영어 가르치는 방법과 영어 사용능력을 키우는 것과는 참관했던 강사의 수업은 너무나 달랐다.
교사로서 수업을 참관했을 때 강사의 발언은 그리 흥미 있지 않았고 9시에 시작인 수업에서 학생들은 5분, 10분 늦어서 수업 중간에 들어오는 것이 다반사였다. 아침 일찍 나서도 학교까지 1시간이나 걸리는 홈스테이가 많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어학코스를 온 학생들의 지각을 해도 아무렇지 않은 모습에서 배움에 대한 열정이 그리 있어 보이지 않았다. 최소한 수업 전에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학생의 자세가 아닌가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자진해서 어떤 주제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 시간도 없고 먼저 나서서 말하는 이도 없다. 그냥 코스북대로 읽고 문제를 해결하고 짝끼리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전부인 너무나 전형적인 수업이었다. 다니엘라 교수님이 이 다음에는 원어민들을 대상으로 영어교사 교육을 한다고 하던데 그렇게 배운 교사들도 결국 코스북에 매여서 더 발전할 수 없는 것인가?
참관을 마치고 돌아와서 서로 참관했던 수업에 대해 어떻게 보았는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연수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레벨이 좀 더 높은 코스의 과정(비즈니스 또는 레벨 6)을 참관하고 오신 분들은 수업이 재미있었다고 한다.
아무튼 여기서 소신 발언으로 마무리한다면 본인 영어 레벨이 아주 높지 않다면 호주에서 어학코스를 가서 영어 실력이 늘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차라리 호주에서 혼자 여행하면서 외국인을 실제로 만나고 말하고 생각을 공유해 보던지 한국에서 열심히 영어학원이든 인터넷 강의든 스터디그룹이든 하며 영어 실력을 늘리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전화영어가 더 괜찮은 듯하다. 문화체험을 위한 호주 여행 그 이상은 아니라는 것이 지극하고 편향된 나의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