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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을 즐기는 당신이라면 호주에서 섬투어를

호주, 프레져아일랜드(Fraser Island) 1박2일 투어

by 베짱이 지샘

Let's go to the Fraser island.
호주, 시드니로 한 달 어학연수를 왔고 첫 주말을 어디에서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다가 섬투어가 좋다는 말을 듣고 급하게 브리지번의 현지 현대여행사에 연락해서 그곳 현지 프레져아일랜드 전문 여행사에서 주관하는 섬투어에 참가하게 되었다.

선로버여행사(www.sunrover.com.au)는 주로 캠핑을 전문으로 하는 25년된 여행사로 브리지번 현지인과 세계각국의 젊은 이들이 섬의 진정한 모습을 사륜구동 차를 타고 투어를 하고 캠핑을 체험하기 위해 찾는 여행사이다. 우리는 낯선 곳에서의 캠핑이 조금 망설여져서 리조트(Eurong beach resort)에서 보내는 것으로 4인 1실 380불, 국립공원 입장료 60불(별도의 요금)을 지급하였다. 캠핑을 한다면 280불에 입장료 60불 별도로 다른 여행사의 대형버스를 이용하는 것 보다 조금 저렴하다. 현지 여행사로는 선셋 사파리(Sunset safari), tag along tour 등 여러 여행사가 있었고 대형버스를 가지고 운영되는 여행사가 있어서 큰 대형버스를 이용하고 프레져 아일랜드에 있는 리조트에서 묵는 조금 편한 방법이 있다. 단, 우리가 간 일정과 조금 다르다는 점을 알기 바란다. 아무튼 우리는 리얼 야생과도 같은 선로버 여행사를 본의 아니게 선택하게 되었다.
시드니에서 브리즈번으로 가는 비행기는 sky scanner로 가장 저가의 표를 구하고 토요일 아침 비행기 젯스타 왕복 20만원에 티켓팅을 했다. 아침 6시 출발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새벽 버스와 트레인을 이용해서 도메스틱 터널로 가면 된다. (시드니 버스, 트레인 스케줄 http://m.transportnsw.info에서 확인) 시간이 애매하고 4명이서 같이 간다면 콜택시, 우버택시를 불러서 가도 좋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호주 국내선 비행기 표는 역시 컴펌메일이 오면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에서 전자 발권을 하면 된다. 사실 예약하고 가서 아무 신분증이 없어도 되고 그냥 가방안에 내용물 확인을 하고 바로 보딩하는 곳으로 가면 되기 때문에 미리 발권까지 했다면 30분전까지 공항에 도착해서 호주국내선을 탈 수 있다.
6시 출발비행기는 시드니보다 한시간 느린 브리즈번에 6:35분에 도착을 했고 선로버팀은 벌써 출발했으므로 우리를 공항에서 픽업하러 현대여행사분이 오셨는데 중간지점까지 드랍오프를 해주었다. 비용은 100$ 좀 비싼편이다. 따라서 여유있게 투어에 참여하려면 금요일 저녁에 브리즈번으로 가서 그곳의 저녁을 즐긴 다음 참여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우리의 진짜 여행 멤버를 만나고 여행을 시작하는데 우리가 만난 차는 정말 낡은 사륜구동 차에 앞에 두 명이 좁은 시트에 같이 앉고 뒤에 마주보는 의자에 8명이 앉아서 에어콘도 없는 차를 타고 가야했다. 처음에는 무지 당황했고 사전 정보도 없이 와서 과연 저 차로 어디까지 가는지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여행의 즐거움은 기대하지 않는 것에서 더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전혀 예상과는 다른 일이 펼쳐지며 나에게 새로운 경험과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준 여행이 되었다.

같이 가는 멤버는 가이드 한 명, 영국 커플 2명, 캐나다 커플 2명, 체코에서 놀러온 동생과 놀러온 브리즈번 현지인 여자 2명, 역시 브리즈번에 살고 있고 친구들과 같이 예약했으나 잘못 해서 혼자 떨어져 나온 국적은 한국이나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대학생 여자 1명, 그리고 우리 멤버 여자 2명 , 남자 1명 이렇게 11명이서 낡고 좁고 불편한 사륜구동차에 몸을 싣고 앞자리를 번갈아 타면서 프레져 아일랜드로 출발했다. 처음 타보는 차는 멀미를 일으키고 에어콘 없는 차에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어찌나 센지 머리카락이 다 날란다. 그리고 영어공부 광고처럼 계속해서 영어로 말이 오고 가는 차 안에서 귀에서 물이 나올 것 같은 상황이었으나 이 또한 어느새 이야기에 동참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의 영어수준은 정확히 인터미디어 수준, 기본 회화와 여행회화 정도를 할 정도이나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표현이나 라임이 들어간 말들을 바로 알아듣는 것이 힘든 수준이었으나 영어가 안되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안되면 다시 물어보면 되고 표정으로 여행의 어려움과 즐거움을 서로 공유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들을 나열해서도 얼마든지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은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지 표현들을 배운다는 점에서 정말 영어공부도 함께 하는 일석 이조의 여행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렇게 브리즈번에서 선착장까지 3시간 가량을 두 번 정도 쉬면서 달렸다. 레인보우 비치에서 한번 쉬었다가 선착장에 도착하면 차를 바로 실는 배가 와서 우리를 프레져 아일랜드로 가게 해 준다.

레인보우 비치

대부분의 차들이 사륜구동이고 프레져 아일랜드에 도착해서는 광활한 비치, 76킬로 미터를 그냥 달린다. 모래 사장을 차로 달리는 느낌이란!! 지나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듬성듬성 차를 세우고 가족들과 캠핑을 하기위해 텐트를 치고 낚시를 하며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는 길에 아일랜드의 야생 개인 딩고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좀 큰 똥개나 진돗개 같은 모습인데 야생이라서 그리 온순하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난파선이 있는 곳으로 난파선과 모래사장, 바다가 어우러져 사진찍기 좋은 광경을 연출한다(Maheno shipwreck) . 우리나라 같으면 얼른 난파선을 치울 텐데 여긴 그냥 그대로 두어서 관광 장소를 만든다.

메히노 난파선 부근 해변

거기서 포인트가 되는 곳에 사진을 찍고 다시 차를 타고 왔던 길을 다시 돌아서 일라익 크릭(Eli creek)으로 갔다. 그곳에서 간단히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강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숲으로 걸어 갈 수 있다. 무릎까지 오는 맑은 계곡의 유수풀에 바닥은 모래로 되어서 아이들이 놀기에 딱인 곳이었다. 아 빨리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놀고 싶은 마음이 간절. 그래서 이 장소에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캠핑을 즐기고 있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와비호수(Lake Wabby)라고 했다. 우리는 수영복 차림으로 일라익 크릭처럼 바로 호수에 가서 놀 수 있을 거란 마음으로 다시 숲속으로 들어갔으나 하이킹 수준으로 끝나지 않은 길을 거의 40분 가량 걸어 간다. 나중에는 정말 정말 가면 호수가 나오냐고 이게 뭐냐고 우리 속은 것 같다면서 궁시렁 거리면서 끝이 없는 길을 가는데 호수를 갔다가 돌아오는 외국인들이 정말 좋았다면서 말하는 소리를 듣고 잉? 정말 가면 있기는 있는 것인가.

산의 정상까지 간 것 같은데 그 곳에는 넓은 모래 벌판이 펼쳐져 있고 그 아래로 정말 그림 같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광경의 호수가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왠지 지구상의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여 여유를 즐기는 낙원이라고 해야 하나 . 올라오는 길의 힘듦이나 불편한 차 안에서 몇시간을 왔던 것은 금새 잊게 만들고 물속으로 풍덩. 작은 물고기들이 보이고 그냥 물에 몸을 담그기도 하고 수영도 하고 모래사장에 앉아 있기도 하고 사람들도 구경하고 처음 이곳을 발견하고 사람들에 소개해 주고 싶었던 탐험가의 마음을 느끼게 해주는 멋진 곳이었다. 정말 기대와는 다른 광경을 체험하며 여행은 이런게 아니겠냐며 우리끼리 깔깔 거렸다.

와비호수

마음껏 놀고 다시 차로 돌아오는 길은 그리 힘들지 않았고 이제 리조트로! 선로버여행사 소속으로는 우리 셋만 리조트에 묶게 되었다. 리조트는 우리가 생각하는 동남아 리조트를 생각하고 가서 사실 크게 실망하였으나 나름 수영장도 있고 저녁 뷔페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편안한 잠자리가 있다는 것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저녁을 먹고 리조트 밖으로 나가면 깜깜한 밤하늘에 별이 쏟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그 광경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으나 보여줄 수 없음이 안타깝다.은하수 마져 보이는 광경과 파도소리는 정말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 셋은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보며 서로의 마음속에 무언가를 빌었다. 나는 가족의 건강과 여행의 즐거움과 안전을 기도 했다.

2일차 아침은 6시에 일어나서 간단한 아침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을 하고 7시 30분에 우리 차를 기다렸다. 그리고 만난 우리는 서로의 밤이 어땠는지 물었다. 캠핑팀은 모닥불을 피우고 바베큐를 실컷 먹었고 역시나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감상했으며 텐트에서 둘 또는 셋이 나누어서 잤고 혼자 온 한국국적의 초는 따로 혼자 잤는데 침낭에서 냄새가 나서 안 들어가서 자고 싶었으나 밤에 너무 추워서 어쩔수 없이 들어가서 잤다고 한다. 벌레는 없었고 딩고의 습격 또한 없었다. 여자들은 좀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나 남자들은 뭐 다들 생생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2박 3일 캠핑을 신청한 팀이 더 많은 것을 보면 진정한 야생의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음을 느끼게 해준다.

리조트에서 만난 우리는 이제 프레져 아일랜드의 보다 깊숙한 곳을 들어가게 되었다. 바닥은 역시나 모래이나 양쪽으로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고 오프로드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길이었다.

그리고 펼쳐진 맥캔지 호수(Lake MaKenzie)는 그야 말로 지상 낙원. 가이드는 우리에게 선크림을 바르지 말라고 했다. 왜냐하면 환경 오염을 생각해서 오일이 호수를 오염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했고 다른 음식들을 들고 가지 않도록 했다. 2일차는 미리 출발부터 수영복으로 입고 갔고 그곳에서는 고요하고 정말 영화나 미야자키하야오 감독의 만화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광경이 펼쳐졌다. 모래사장과 맑은 호수의 만남, 그리고 아름다운 하늘, 듬성듬성 있는 나무들 까지 모든 것이 이상적이었다. 다들 비키니와 편안 모습으로 물에서 물놀이와 모래사장에서 선탠을 즐겼다. 누가봐도 한국사람임을 알만한 우리 셋은 레쉬가드 복장. 왠지 어울리지 않는 우리 모습에 래쉬가드를 벗어 던지고 좀 더 홀가분한 모습으로 그들과 함께 어우러져 물놀이를 즐겼다. 그날 따라 구름이 살짝 해를 가려주어서 춥지도 덥지도 않은 완벽한 날씨를 보여주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순간이었다. 가이드는 충분이 우리에게 쉬거나 즐길 시간을 주었고 그곳의 모든 사람들은 조용한 여유를 즐기는 듯 보였다. 한국 여행객들이라면 포인트만 찍고 돌아서거나 도착하자 마자 몇시까지 놀라는 말을 해주었을 텐데 이곳은 그냥 먼저 즐기는 것을, 자연을 충분히 느낄 시간을 주었다. 1시간 가량의 물놀이를 끝내고 간단히 수건으로 몸을 닦고 수영복위에 그냥 옷을 입고 다음 장소로 떠났다. 그곳에는 샤워장이 마련되지 않고 그냥 조금 넓은 화장실 뿐이었다.

맥캔지 호수

다음 장소는 숲체험(Satinary Forest)을 하러 갔다. 45분정도 되는 숲길을 걸으며 가이드의 이런 저런 설명을 들으며 프레져 아일랜드의 숲을 걸어 가는 것은 또 다른 이색 경험이었다. 유칼리툽스 나무도 보고 작은 둥지도 보고 나무들이 서로 얽혀 있는 모습들을 가이드가 없었다면 지나쳤을 것들을 살펴 보면서 걸어 갔다.

물놀이에 숲 투어까지 마친 우리들은 그곳에서 간단한 간식을 먹고 이제 브리즈번으로 출발. 한국팀은 오후에 다시 시드니로 가야한다고 해서 가이드가 최선을 다해 브리즈번을 돌아가는 길을 달렸고 우리는 같은 팀의 브리즈번 아줌마가 택시까지 불러주어서 공항까지 35불을 주고 1시간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공항까지 가는 길을 걱정했는데 이 또한 우리의 어려움을 같이 공유하고 가장 저렴하면서 최선의 선택을 고민해 주어서 어떻게는 해결되었다. 그리고 이런 순간순간이 재미있다는 생각. 잉글랜드 커플은 이제 멜번에 가서 일을 찾아 볼것이고 호주를 계속 여행다닐 것이라 했고 초는 월요일에 파트타임잡을 위해 갈 것이고 체코에서 온 어엿쁜 여자는 화요일에 다시 체코로 떠난 다고 했다. 캐나다의 개구쟁이 남자는 우리의 사진 속에 즐거운 순간을 남겨 주었다. 호텔걸로 불평만 늘어 놓던 내가 아이엠 오케이를 외치게 해준 섬투어.

정말 호주의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현지인들의 캠핑문화를 즐기고 싶다면 프레져 아일랜드를 추천한다. 그러나 지저분함과 정확하지 않고 불편함을 힘들어 한다면 선뜻 나서지 말기를 바란다. 아니라면 리조트와 대형버스를 이용해서 좀 더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나에게 다시 아일랜드를 갈때 어떤 여행을 선택할 것이냐고 묻는 다면 2박 3일, 섬 곳곳을 캠핑을 하며 즐겨 보는 것도 한 번은 해볼만 하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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