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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홈스테이 생존기 2

호주 시드니 홈스테이 (Sydney Homestay)

by 베짱이 지샘

나는 호주 시드니에 연수를 위해 한 달 동안 홈스테이에 있었다. 나와 같은 코스의 연수생은 모두 17명이었고 연령대는 20대 후반부터 30대, 40대 후반까지 고루 있었다. 영어전공의 중등교사와 영어전담과 영어에 관심이 많고 어느 정도 능력이 되는 초등교사 집단이라서 호스트와의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어쩌면 뉘앙스까지도 눈치챌 수 있어서 호스트가 무슨 의도로 왜 저러는지까지 짐작할 수도 있는 분도 계셨다. 물론 언어가 잘 되지 않더라도 눈치로라도 호스트가 호의적인지 아니면 계산적인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초반에 어려움을 제기했던 나의 홈스테이와 사례 B 홈스테이 외에 중반과 후반으로 갈수록 문제가 되었던 사례들도 생겨났다. 그리고 정말 홈스테이가 안락한 잠자리와 영어능력 향상, 문화 이해에 도움이 되었는지 아니면 눈칫밥에 인종 차별적 대우를 참고 견뎌야 하는 상황이었는지 알고 싶어 연수생들을 대상으로 홈스테이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게 되었다. 나는 이 설문조사를 토대로 4주 차에 홈스테이를 주제로 프레젠테이션도 했다. 그럼 지금부터 설문조사 결과와 여러 연수생들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How was your Homestay?


1. 설문조사 기간: 2016.1.19~1.21

2. 조사방법: 구글 온라인 설문조사

3. 조사대상: trainees of UNSW English teacher's training course 17명

4. 조사 내용: 설문조사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stay로써의 역할, 영어능력 향상, 문화 이해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stay와 관련된 질문으로는 학교와의 거리, 친절도, 위생상태, 홈스테이 제공 음식으로 세분화해서 질문하였다. 그리고 영어공부와 문화 이해에 도움이 되었는지, 다음에 시드니에 머문다면 어디에서 보내고 싶은지, 마지막으로 주관적인 의견을 적도록 했고 나를 포함한 17명이 모두 성실히 답해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본인들의 홈스테이 사진도 보내주셨다. 설문조사에 성실히 참여하고 사진까지 보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5. 설문조사 결과


1) 당신의 홈스테이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학교까지 얼마나 걸리나요?(버스, 트레인, 걸어서)

•15분 내외 –6%(1명)
•30분 내외 – 35%(6명)
•50분 내외– 35%(6명)
•60~90분 – 24%(4명)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도 대부분의 홈스테이가 30분 이상이었고 4명 정도는 너무 먼 거리에 있었다.


2) 홈스테이의 호스트는 친절하고 도움이 있을 때 도와주나요?(픽 드랍, 길안내, 음식 요구시)

•매우 그렇다 –24%(4명)
•그렇다– 41%(7명)
•보통이다 – 29%(5명)
•아니다 – 0%(0명)
•전혀 아니다(무례하고 간섭이 심하다)– 6%(1명)


다행스럽게도 11명의 응답자가 호스트가 전반적으로 친절했다고 했다. 나 역시도 우리 홈스테이는 normal(보통)에 응답했다. 그리고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전혀 아니다 1명이 아닌가 생각된다.


3) 홈스테이 가정의 청결상태는 어느 정도 인가요?(방과 거실, 부엌)

•Very clean(어떠한 벌레도 본 적이 없다) –24%(4명)
•Clean(바퀴벌레를 본 적이 없다) – 18%(3명)
•Normal(바퀴벌레를 주 1회 본 적이 있다) 24%(4명)
•Dirty(바퀴벌레를 주 2~3회 본다) – 29%(5명)

•Very dirty(바퀴벌레를 매일 보기는 하나 비만 피한다는 생각을 잠을 잔다) – 6%(1명)


청결상태를 응답하기가 애매할 것 같아서 바퀴벌레를 기준으로 삼아서 질문하였다. 나의 홈스테이는 dirty에 응답을 했다. 사실 우리 홈스테이도 바퀴벌레가 저녁 늦게 부엌에 불을 켜면 사라지는 바퀴벌레, 식탁 구석에 숨어 있는 바퀴벌레와 함께 저녁을 식사를 한 적도 있다. 그리고 부엌 싱크대를 기어가는 바퀴벌레, 화장실 바퀴벌레, 방에서 자고 있는데 종아리를 습격한 바퀴벌레, 부엌에 여기저기 알을 까고 죽어 있는 것을 저녁에도 보고 다음날 아침에도 호스트가 치우지 않아서 아침까지도 함께 한 적도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심해서 늘 바퀴벌레의 공포와 마주했던 홈스테이도 있다. 여름 시즌에 나오는 벌레라고 흔하게 말할 수 있으나 우리에게는 정말 힘든 존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리고 42퍼센트(7명 정도)는 바퀴벌레를 본 적도 없고 깨끗했다고 하니 이것은 호주 문화 차이가 아니라 호스트의 청결상태와 관리라고 생각한다.


4) 홈스테이의 음식은 어떠한가요?

•Very good(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고 맛이 있어서 저녁이 기다려진다)–24%(4명)

•Good (영양소가 골고루 있고 먹을만하다)– 18%(3명)•Normal (딱히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24%(4명)•Bad (맛은 없지만 살기 위해 먹는다) – 29%(5명)
•Worse(집에서 주는 음식이 싫어 박에서 매일 사 먹는다) – 6%(1명)


나는 홈스테이 음식을 very good으로 응답했다. 할머니의 음식은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서 맛이 있었고 저녁이 기다려졌다. 나름 할머니는 요리책도 많이 가지고 계셨다. 청결만 하다면 더 좋을 텐데.. 그러나 59퍼센트(10명)가 맛있지 않고 때론 그냥 살기 위해 먹거나 정말 입맛이 맞지 않아서 매일 저녁을 해결하고 들어가는 경우였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홈스테이 음식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졌다. 이 또한 문제가 아니었다 생각된다. 홈스테이 비용에는 저녁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그 가격만큼의 저녁식사를 대접받지 못했다.


5) 홈스테이가 호주 문화를 아는데 도움이 되었나요?

•매우 그렇다 –6%(1명)
•그렇다 – 29%(5명)
•보통이다 – 41%(7명)
•아니다 – 18%(3명)
•전혀 아니다 – 6%(1명)

호주 문화를 아는 데 도움이 되었냐는 질문에는 긍정적 대답이 35%, 부정적이 24%으로 문화를 아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결론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기는 하지만 호주 전체 문화를 아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호스트의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에 좌지우지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호주 문화를 아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응답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6) 홈스테이가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었나요?

•매우 그렇다 –6%(1)
•그렇다 – 24%(4)
•보통이다 – 29%(5)
•아니다 – 41%(7)
•전혀 아니다 – 0%(0)

영어공부에는 아니라고 응답한 연수생이 41%이고 그렇다는 30%로 부정적 응답수가 더 많았다.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는 게스트가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외향적인 성격에 호스트와의 시간을 많이 보내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면 영어로 말할 기회가 많아서 도움이 많이 되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호스트와의 저녁식사 시간의 대화 기회가 있을 때 영어로 말할 기회가 있고 아침에 저녁식사를 어떻게 할 것 인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담은 대화를 하기 때문에 귀를 곤두세우고 듣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 정도의 대화는 영어공부를 했던 사람이라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고 보다 깊이 있는 토론이나 대화의 기회는 많이 가지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게스트도 바쁘고 호스트도 바쁘고 만날 기회가 없다면 호스트와의 교류를 통한 영어능력 향상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7) 다음에도 영어연수를 받는다면 어떤 방법으로 받고 싶은 가요?

•기숙사 –76%(13)
•홈스테이 – 12%(2)
•셰어하우스 –12%(2)
•받지 않겠다-0%(0)


대부분의 연수생들이 다음에도 공부할 기회가 생긴다면 기숙사에서 마음 편히 보내고 싶다고 응답했다. 아마도 홈스테이에 대한 전반적인 우리의 마음이 보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8) 호주 홈스테이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적어 주세요(in English, in Korean)

•My homestay host has open mind and try to work professionally.

My homestay host is a little racist. She hasto be banned a homestay host.
•I like my homestay in Sidney. Maybe I am lucky one.
매일 매일 바퀴벌레 공포에 떨어야 했던 점이 가장 힘들었다. 화장실이 한 개이고, 주인 방 옆이라는 점도 무지 불편했으며 무척이나 개인적인 성향은 당황스러운 순간들로 이어졌다. 햇빛이 하나도 들지 않는 집인데 홈스테이 내내 청소를 단 한 번도 하지 않는다. 주인들과 대화 기회가 거의 없어 홈스테이 본연의 의미를 잃었다. 홈스테이를 단순 돈벌이로 하는 호스트들이 많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지금 홈스테이에는 만족하나 다음 홈스테이 기회가 있을 때 이번처럼 되리라 장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평범합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요. 욕실 사용 편하고 시간 규제가 없어서 좋아요. 나머진 그냥 그래요.

•연령대가 비슷해서 이야기를 자주함. 호주 현지 음식보다 호스트 취향에 음식이 좌우되어 먹기 힘듦.

•그냥 홈스테이는 돈벌이입니다.

•시설은 정말 최악인데 사람이 그래도 착해서. 위치는 학교에선 멀지만 시내에서 접근성이 좋아 적응하니 괜찮아요.

•도움이 안 됨. 기숙사에서 현지 랭귀지 파트너가 더 도움될 것 같다.


자유롭고 솔직한 호주 홈스테이에 대한 의견을 주셨고 정말 다양하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은 좋았던 홈스테이와 나빴던 홈스테이의 구체적 예를 좀 더 소개하고자 한다.



사례 C

학교와는 가까운 거리였고 남자 게스트 혼자였다. 다음은 게스트가 연수생 밴드에 올린 글이다.

드디어 홈스테이 아줌마랑 한바탕 했습니다.
집에 가니 아저씨 있길래 오늘 비프랑 포크 먹었다고 그냥 에그 두개 프라이해주면 안 되겠는지 요청했고 토스트 해 먹을거랬습니다.
그랬더니 디너 이즈 레디 하길래 갔더니 자기들 먹을 비프와 계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 먹을 토스트 빵 두개를 구워놨길래 피넛버터 꺼내 바르니 뜬금없이 태도가 나쁘다는 둥 하면서 아줌마가 아저씨한테 말하러 가길래 열 받아서 익스큐즈미 맴 하고 따라갔었죠. 그랬더니 뭐 제가 토스트 해 먹는 거는 뭐 식빵 사이에 계란을 넣어 먹는 거 아니었냐는 둥 자기에게 무례하게 한다둥... 그래 열 받아 제방으로 들어가 버리자 아저씨 다시 부르고..
전 그냥 키친에 제걸 해 먹으러 갔을 뿐이고..
근데 자기에게 설명 없이 뭐 저녁 하는걸 방해했다나.. 결국 문화차인데..
아무것도 아닌걸 태도가 나쁘다는 말에 제가 그랬죠
Thats not a matter of attitude but a matter of culture. We need to understand and accept cultural difference.
결국 좋게 말하며 끝냈지만 아줌마는 좀 더 이해하는 맘을 길러야겠더라고요. 할 말하고 나니 속 시원해요. 여러분도 할 말은 꼭 그렇게 하세요!
다들 파이팅입니다!
앞으로 홈스테이인지 인내심 훈련인지 이런 건 하지 마십시오.
오스트레일리아데이에 불꽃놀이 갔다 이제 왔네요.
그러다 보니 늦게 왔는데 10시 이후로는 씻지 못한답니다. 자기는 텔레비전 크게 틀어놓고 보고 있으면서..
그게 여기 집 규칙이라네요. 감사하네요.
규칙 준수와 인내심 기르는 훈련을 시켜주셔서..
제발 쓸데없는 홈 스테이에 돈 낭비 마시고 기숙 사해서 내년부터 하시는 분들 마음 편히 연수하시도록 부탁합니다.
전 발 냄새 풍기며 자겠습니다..

게스트는 다음날도 씻지도 못하고 나오셨고 화가 나서 그 집 욕실을 3일 동안이나 이용하지 않으며 아침 일찍 나와서 저녁 늦게 들어갔다. 에이전시에 항의했으나 떠나기 4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그냥 참을 수밖에 없으셨다. 떠나는 마지막 날에는 전날부터 호스트가 자기 방문은 잠그고 집에 없었다고 한다. 정다운 인사말이나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 조차도 가질 수 없었다.

사례 D

바퀴벌레와의 한 달을 보낸 홈스테이다. 동거 커플이 하던 홈스테이였고 게스트는 여성이었다. 여기도 연수생 밴드에 올라온 글을 인용한다.

전 지금도 바퀴벌레 공포에 떨며 집에 가고 있어요. 방에 방충망이 없어서 환기도 시킬 수 없고, 현관 방충망도 구멍이 크게 나있으며 방에서 하루에 바퀴벌레가 네 마리 나오고, 집 벽과 현관 앞에서도 매일 바퀴벌레를 봅니다.
화장실이 한 개뿐이고 주인들이 쓰는 안방이 제방 옆이고 문 밑에 큰 틈새들이 있어서 방귀도 맘대로 뀔 수가 없고 주인이 오래도록 씻고 있으면 샤워도 못하며 변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아침 먹으러 부엌에 가면 똥파리 5-6마리가 저를 반겨줘요. 컵과 식기에 앉아있는 파리들을 보면서 저녁을 밖에서 해결합니다.
방은 제가 온 이후로 청소가 한 번도 되지 않았고 바퀴벌레가 나올까 무서워서 제방 쓰레기통도 비울 수가 없어서 가득 차 있어요.
음식은 먹고 싶지도 않지만 쌀을 밥솥에 안칠 때 다량의 소금을 쳐서 소금밥이고 반찬은 소금덩어리입니다. 언제나 1식 1 찬이고요.
개를 좋아해서 상관없다고 표시해서 개가 있는데 왔을 때부터 더러웠는데 지금까지 씻지 않아서 냄새가 지독하며 온집안에 지독한 개 냄새가 납니다. 주인들은 침대에서 개와 함께 잡니다.
휴.. 끝이 없는데요?^^;;
저를 보며 다들 우리 홈스테이는 좋구나~~ 위안 삼으세요ㅎㅎ


사례 E

학교에서 좀 멀어서 트레인으로 에어포트 정거장을 지나 3 정거장을 더 가서 내려야 하는 곳이었다. 부부가 하는 홈스테이인데 집이 좋고 수영장까지 있고 1층은 호스트가 2층은 게스트만 쓰는데 다른 한 명의 게스트는 일본에서 10일 동안 문화체험을 하러 온 일본인 고등학생이 있었다. 2층에 있는 게스트 방도 깨끗하고 별도의 거실과 조리실까지 있어서 좋았다. 거기다 호스트 아저씨가 친절하셔서 주말이 나주중 오후에 차로 시드니 투어도 해주시고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탈 일이 있을 때는 직접 콜택시도 불러 주셨다. 또 가든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기도 했다. 아마도 가장 제대로 된 문화체험을 했던 곳이 아닌가 한다.


사례 F

일전에 최고 홈스테이 호스트로도 뽑혔다고 하는데 음식이 최고였던 곳이다. 할머니 혼자 호스트인데 전직 영어 교수였고 아시아 음식에 관심이 많으셨다. 작은 아파트에 게스트가 혼자였으나 정말 손녀딸처럼 아침저녁으로 맛있는 음식을 챙겨주셨고 저녁 후에는 호스트랑 두 시간가량 프리토킹을 했다고 한다. 마지막 날은 에이전시의 실수로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택시 잡을 때 끝까지 같이 기다리며 택시 드라이버에게 몇 번이나 공항까지 잘 보내주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사례 G

우리 연수생 홈스테이 중 으뜸이었던 곳이다. 학교랑은 트레인으로 30분 거리에 해변가 근처였는데 빌라 형식의 집이었다. 방마다 화장실이 있고 호스트가 첫날 집 주변을 동행하며 소개해 주었고 시트도 일주일마다 갈아주고 음식도 좋았고 호스트가 최선을 다한 친절한 집이었다. 방충망이 있고 깨끗해서 벌레를 본 적도 없고 게스트 방이 총 5개인데 그중 방 3개는 방학이라서 게스트가 자리를 비웠지만 그 방을 지키기 위해 게스트가 홈스테이 한 달 비용의 절반을 내고 keep 해두고 있었다. 모든 홈스테이가 여기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양한 홈스테이를 통해서 호주를 즐거운 추억으로 아니면 잊고 싶은 기억으로 각자의 기억 속에 다른 모습으로 남겨질 것이다. 호주가 어느 정도 인종 차별이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우리의 좋지 않았던 홈스테이의 차별이 인종차별이 아닌지 생각도 하게 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영어 공부하러 오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은 가격이 저렴한 홈스테이를 많이들 선택하는데 이 곳에서 혼자 어려운 일을 겪으면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고 그냥 견디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과연 이런 어려움을 겪으며 영어공부를 하러 와야 하는 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마지막 날 학교에 모여서 우리 연수의 단장님과 부단장님께서 인사말을 했을 때 단장님은 시드니의 홈스테이가 the worst of the world라고 말해서 우리와 스탭들을 당황하게 했고 부단장님은 좋은 말로 우리는 홈스테이에서 'we survived' 했다는 말을 남기시며 단장님의 지나친 표현을 돌려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잘 보냈다는 말로 마무리 지었었다. 그렇다 홈스테이는 우리에게 생존기였던 것이다! 우리 연수생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어려움을 힘들다고 말하면 나중에 뭐 할래?'라고 치부해 버린다면 더 할 말이 없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홈스테이의 불편사항은 적극적으로 말하고 권리를 찾아야 하고 제대로 되지 않는 홈스테이는 에이전시가 관리해서 괜찮은 홈스테이만 남겨서 관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마지막 날 학교 측에서 수업과정과 시설, 스텝의 도움, 홈스테이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였으나 그것은 단지 만족도 조사일 뿐 무기명 조사라서 어떤 홈스테이가 좋았는지 나빴는지 알 수 없고 여전히 인종차별적이거나 시설이 안 좋은 곳, 불친절한 홈스테이가 존재한다. 우리를 힘들게 했던 호스트는 오늘도 게스트를 받고 있겠지.

한국 에이전시도 현지 에이전시에 전적으로 맡길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관리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인 것일까? 개선을 위해 소리를 내서 다음에 호주 시드니에 공부하러 오는 한국 학생들이 보다 즐겁게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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