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약간 빠른 속도로 걷고 있었다. 갑자기 왼쪽 뒤에서 신발을 찍찍 끄는 소리가 들린다. 인이어 이어폰을 깊숙이 꽂고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도 그 소리가 귀 속에 파고들 정도로 컸다.
몇십 미터를 걷는 동안 그 소리가 일정하게 들린다. 걷는 속도가 나와 비슷한 모양이다. 그 소리를 피하기 위해 십여 미터를 뛰어서 거리를 벌렸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왼쪽 뒤에서 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안 되겠다 싶어 이번에는 걷는 속도를 줄였다. 그러자 그 소리의 주인공이 나의 왼편을 스치며 지나간다. 반팔 티셔츠에 운동복 바지를 입은 2~30대 정도의 여자였다. 팔을 휘저으며 빠르게 걷고 있다. 운동하러 나온 모양이다.
신발을 땅에 끌면서 걷는 모습을 보니 왜 소리가 컸는지 이유를 알겠다. ‘저러다 무릎 나가겠는 걸.’
그리고 지그재그로 걷고 있었다.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이 걸으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다가 돌연 뛰기도 한다. 아까 내가 뛰어서 거리를 일부러 벌렸는데도 다시 소리가 가까워진 이유를 알겠다.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대체로’ 우측보행을 지키며 걷고 있었다. 아무래도 사람이 적지 않은 ‘출근 시간대’라서 우측보행을 지키며 걷는 것이 편하다.
'출근 시간대'에 우측보행을 지키며 걷는 사람들 사이로, 그녀는 '운동삼아' 지그재그로 걷고 있었다. 출근하는 사람들의 '단정한' 무리가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양 떼 무리를 흩어버리는 양치기 개가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