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이야기 02.

by 윤타

신호를 기다리며 횡단보도에 서 있었다. 건너편 횡단보도 옆에 비둘기 4마리가 무리 지어 바닥을 쪼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온 남자 노인 한 명이 비둘기 무리 옆에 멈춰 섰다. 그리고 갑자기 비둘기들에게 발을 굴렀다. 비둘기들은 깜짝 놀라 도망쳤다. 그는 비둘기가 싫었던 모양이다. 지나가다 비둘기 똥에 맞은 경험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 상황과 조금 거리가 있긴 하지만, 문득 그 모습을 보고 어렸을 때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을 괴롭히던 장면이 떠올랐다.


예전에는 (얼마 전까지도)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를 좋아해서 그런 거라고 말하는 이들이 꽤 있었다. 아직 어려서, 좋아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그런다고도 했다. 하지만 여자아이들에게 ‘짓궂은 장난’ 치는 남자아이들은 자기보다 약한 남자아이들에게도 ‘짓궂은 장난’을 쳤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다 아시다시피 그건 ‘짓궂은 장난’이 아니라, 자기보다 ‘약한’ 존재에게 자신의 존재(힘과 권력)를 과시하고 더 많은 음식을 차지하려는 원시적 본능에서 나온 폭력이다. 그 남자 노인은 여전히 ‘본능적(원시적)’이었던 것 같다. '본능'이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세상이 점점 변하면서 쓸모 없어지는 '본능'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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