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과 정보

by 윤타

<죽음이란 무엇인가(셸리 케이건)>를 읽다가, 어떻게 보면 ‘평범한’ 한 문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람에게는 영혼이 있으며 영혼이 몸을 제어한다. 몸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영혼이 바로 그 사람 자체다.'


이원론에 관한 전통적인 설명입니다. 사람이 영혼과 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이원론'은 지역과 문화에 상관없이 가장 보편적인 개념일 것입니다.


이와 달리 '일원론'은 사람은 하나로 이루어진 존재라고 말합니다. '일원론'에는 육체 하나만 있다는 '물리주의적 일원론'과 '의식'만 있다는 '관념적 일원론'이 있습니다.


'의식'은 비물질이라는 점에서는 '영혼'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영혼'과는 전혀 다른 '존재’입니다. '마음'이나 '정신'이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역시 뭔가 좀 다릅니다. '의식'은 비물질이지만 물질적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의식'과 가장 비슷한 단어는 바로 ‘정보’입니다. 0과 1로 조합된 바로 그 디지털 정보를 말합니다.


'관념적 일원론'에서는 우리 주변에 있는 나무, 육체, 물 같은 모든 물질은 인식론적 환상에 불과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관념', 즉 '정보'일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일원론은 물리학에서 말하는 시뮬레이션 이론과 흡사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시뮬레이션이며 우리와 이 세상은 '정보'로서만 존재합니다. 우리가 영혼이라고 여기는 어떤 '것' 역시 '정보’입니다. 정보는 존재합니다. 하지만 물질은 아닙니다.


점점 더 이 '관념적 일원론'에 끌립니다. 못되고 괴이한 인간들로 가득 차 있는 이 세상이 '신(게이머)의 오락'을 위한 시뮬레이션이라고 생각하면 괴이한 인간들의 존재 이유를 그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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