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화 相對化

by 윤타

무라카미 하루키는 다양한 종류의 책(특히 소설)을 샅샅이 읽으면서 시야가 '상대화'된 것이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한다.


책에 묘사된 온갖 다양한 감정을 체험하면서 내 시점뿐만 아니라 나와 조금 떨어진 다른 지점에서 세상과 '나'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을 쉽게 상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책의 가장 큰 순기능일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원래 '상대화' 능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에 소설을 더 많이 찾아서 읽는 것이 아닐까 생각될 때도 있다. 다른 사람의 입장(삶) 같은 것에 애초부터 관심이 없는 이들은 소설을 읽는 것이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


"차가 지나가면 사람이 서야지."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아무리 소설을 읽도록 강요해도 시야가 상대화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런 이들은 본인이 길을 건널 때는 "사람이 지나가면 차가 서야지."라고 말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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