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을 거부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

by 윤타

요즘 어쩌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보고 있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드라마 ‘만달로리안’을 보기 시작하다가 스타워즈 세계관의 설정들이 기억이 잘 나지 않아 오리지널 시리즈를 다시 보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프리퀄, 시퀄, 스핀오프 등을 천천히 찾아보게 되었는데 나름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 다시 보니 ‘공화국’과 ‘제국’의 대립이 주요 사건을 만들어나간다. 좀 거칠게 말하면 공화국은 ‘선’, 제국은 ‘악’이다. 하지만 최근 시리즈 ‘만달로리안’에서는 이 평범한 선악구조가 조금씩 깨진다.


공화국과 제국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세력들이 주된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이들이 꽤 매력적이다. 공화국 역시 제국보다는 낫지만, ‘억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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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겔스는 민주적 공화제 역시 한 계급이 다른 계급을 억압하는 기관으로 보았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실제로 국가는 하나의 계급이 다른 계급을 억압하기 위한 기구일 뿐이며, 더욱이 그 점에서는 민주공화제도 군주제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국가란 기껏해야 계급 지배를 위한 투쟁에 승리한 프롤레타리아트가 물려받게 될 하나의 해악일 뿐으로, 프롤레타리아트들은 그 최악의 측면을 코뮌이 수행한 것과 마찬가지로 즉시 없애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자본주의 사회의 경우에 민주공화제라는 형태로 완성된 민주주의가 있지만, 이러한 민주주의는 자본주의적 착취라는 기초 위에 성립된 것이므로 소수의 유산 계급, 곧 부자들만을 위한 민주주의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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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만달로리안’의 주인공은 ‘길드’에 속해 있으며, 공화국과 제국 모두를 피한다. ‘억압’ 받지 않기 위해서다. 물론 ‘길드’ 역시 주인공을 억압하는 조직일 수도 있다. ‘길드’는 위에 엥겔스가 말한 ‘코뮌’과 비슷하다.


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주인공은 ‘길드’나 ‘만달로어인’이라는 종족 정체성에서도 벗어나는 등 조금씩 더 자유로워지고 있다.


‘만달로리안’의 제작자(존 패브로, 아이언맨 감독이자 배우)는 전혀 이런 의도 없이 만들었을 수도 있지만, 나는 이 드라마가 모든 계급적 억압을 거부하고 자유를 찾아가는 주체적인 한 인간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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