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by 윤타

대학을 같이 다녔던 한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금도 별 다르지는 않지만, 대학생 때 나는 꽤 무지하고 무식하고 멍청했지. 지금보다 더욱 무지하고 무식하고 멍청했던 건, 그때는 내가 무지하고 무식하고 멍청했다는 걸 전혀 몰랐던 거지. 그 당시에 소셜미디어가 없었다는 것이 정말 다행이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무지함과 무식함과 멍청함을 자랑했을 거 아냐.


_

덧.

지금도 여전히, 나도 모르게, 나의 무지와 무식과 멍청함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진다는 것이 큰일이야. (중간일 일지도) 아니, 그저 작은 일이야. 기껏해야 나의 무지와 무식과 멍청함이 알려지는 걸 큰일로 생각한다는 건, 그러니까 나를 중요한 사람으로 스스로 치켜세운다는 것 역시 내가 무지하고 무식하고 멍청하다는 얘기잖아.


_

또. 덧.

단편을 위한 연습 글입니다.

작가의 이전글편향